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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하고 인사하실래요 ▽

몸 공부의 계기가 될 동의보감 입문서, 『명랑인생 건강교본』

by 북드라망 2022. 7. 14.

몸 공부의 계기가 될 동의보감 입문서, 『명랑인생 건강교본』

 

북에디터스쿨 2기 김유석

 

 

건강정보들이 넘쳐나는 세상이다. 하지만 인터넷 어느 블로그에서, TV 아침 프로에서, 누구누구의 입소문에 따르면 이렇게 이렇게 하면 좋다더라는 식의 정보들을 아무 생각없이 따라한다고 해서 과연 건강한 삶을 살 수 있을까? 나아가 건강하다는 것은 무엇일까? 평생 아프지 않은 것이 건강하다는 걸까? (프롤로그 11~12쪽)

 


몸을 아는 것이란 무엇일까? 건강이란 무엇일까?
「동의보감 매일매일 실전편」이라는 부제를 단 『명랑인생 건강교본』은 『동의보감』에 대한 전문적인 주석 또는 해설서가 아니며, 단순히 건강정보를 모아 놓은 책 또한 아니다. 이 책의 저자는 <연구공간 수유너머>와 <남산강학원>에서 진행한 『동의보감』 세미나의 결과물로서 펴낸 이 책을 ’몸을 아는 것, 세계를 아는 것이란 무엇일까’에 대한 답변이라고 말하면서, 병을 삶의 문제로 접근하여, 건강하게 사는 법에 대해서 조금 경쾌하게, 명랑하게 전달하고자 하였다. 하지만 건강이란 무엇인지, 몸이란 무엇인지에 대한 사유 없이 건강을 단순히 ‘정보’의 차원으로만 받아들이는 것은 경계한다. 저자는 말한다. “건강이란 단순히 어떤 병에도 안 걸리는 것이 아니다. 병을 앓고 그 병을 통해 자신을 알고, 세상을 아는 것, 그리고 새로운 몸으로 다시 태어나는 것!”이라고.


『동의보감』의 목차와 내용에 충실한 현대인들을 위한 건강법
1부 「하루를 건강하게」에서는 아침에 일어나서 밤에 잠자기까지 하루 동안의 시간 흐름에 따라 누구나 따라할 수 있는 건강법들을 소개한다. 아침에 일어날 때 자명종을 사용해서 깨면 안된다고 하면서, 근거로 오행의 이치 금극목의 원리와 족궐음간경이 간에 해당하는 경혈이라는 동의보감 내용을 언급하고, 생각이 많아서 제대로 잠이 들지 못하는 사람이라면 성을 좀 내라고 하면서 감정의 오행 배속과 목극토의 원리를 말하며, 무궁화를 달여서 먹거나 고사리 순채도 좋다고 알려주는 식인데, 누구나 쉽게 읽을 수 있도록 쓰고, 유쾌하게 쓴 것은 이 책의 장점이다.


2부 「우리의 속 사정」에서는 「내경편」의 차례(정’-‘기’-‘신’-‘혈’-‘몽’-…’소변’-‘대변’)에 따라 동의보감의 내용을 현대적으로 풀면서, 한의학의 기조적인 지식 또한 본격적으로 전한다. 통즉불통 불통즉통(通則不痛 不通則痛), 즉 통하면 아프지 않고 통하지 않으면 아프다는 소통과 막힘의 논리를 현대인들의 담음과 관련된 병과 삶의 모습과 연계시키고, 동양 사상의 음양-오행-상생-상극의 기초 원리와 상관론적 사유에 대하여 설명하는 한편, 동양의학이 서양의학의 대체나 보완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는데, 경청할 만한 주장이라고 생각한다.


3부 「우리의 겉 사정」에서는 「외형편」의 차례를 따르는데, 『사기』「편작·창공 열전」에서 말한 고칠 수 없는 여섯 가지 병을 통해 꼭 기억해 둘 지혜는 다음과 같다. 교만하거나 방자하지 않게 병의 원리에 접근하는 것. 몸을 중히 여기고 재물을 아깝게 여기지 않는 것. 입고 먹는 것을 적절히 하는 것. 음과 양의 조화를 이뤄 오장 기의 조화를 이루는 것. 약발이 들지 않을 정도로 몸을 허약하게 만들지 않는 것. 무당에만 의지하는 것이 아니라 의사를 믿는 것. (본문 250~251쪽)

 

자신의 삶을 직접 바꾸고 그 속에서 새로운 세계를 만나는 몸 공부
‘나는 아픈데가 없다’고 장담할 수 있는 사람이 드문 오늘날, 내 몸을 스스로 돌볼 수 있도록 하는 실천적인 방법들을 많이 담고 있으면서도 동양 인문의역학의 기초적인 개념과 원리를 소개하고 있는 이 책을 보다 높이 평가할 수 있는 것은 그간 우리가 갖고 있던 병과 몸에 대한 인식을 바꿀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즉, 몸에 대한 사유야말로 자기의 삶을 성찰하는 기회를 주는 것이자, 우주와 나와의 관계를 재사유하게 하는 공부라는 인식에 이르도록 하는 것인데, 이러한 공부를 통해 저자가 강조하는 것은 자신의 삶을 직접 바꾸고 그 속에서 새로운 세계를 만나는 것!이다. 대한민국 국보 319호이자,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된 유일한 의학서 『동의보감』을 오늘날 다시 읽어야 한다면 가장 먼저 읽어보면 좋을 초급 입문서로서 이 책을 권해 본다. “건강한 삶은 당신 자신의 것이니 양생하라”고 말한 명의, 허준의 메시지에 접속하게 될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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