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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발! 인문의역학! ▽/왕초보 사주명리

먹는 데만 너무 집중하면? 안 생겨요……

by 북드라망 2012. 8. 22.

왕초보 사주명리 - 육친론 2편

오늘은 식신과 상관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식신과 상관은 앞 글자를 따 ‘식상’이라고 부릅니다. 식상은 내가 낳는 기운, 즉 비겁이 생하는 기운입니다. 낳는 기운, 하면 떠오르는 것이 있지요? 네, 바로 ‘말(언어)’입니다. 그래서인지 식상이 발달한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화술이 뛰어납니다. 아마 남다른(!) 표현력 때문이겠지요. ^^

또, 식(食)이 들어가는 만큼 먹을 것과도 관계가 깊습니다. 먹을 복은 타고났다는 말도 아마 여기서 비롯된 것이 아닐까 하는데요~ 그럼 하나씩 파헤쳐보도록 하겠습니다, 팍팍!


식상이 발달하면 맛있는 음식을 먹는 일도 특히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 ^^


식신(食神) VS 상관(傷官)


식신은 나의 일간이 생하는 기운이고, 음양이 같은 경우입니다. 식신은 글자 그대로 ‘밥 귀신’을 의미합니다. 그래서 사주에 식신이 있는 경우 평생 굶고 살 일은 없다고 보는 것이지요.  반대로 식신이 없는 경우는 먹을 복이 없는 편인데요, 맛있는 거 먹으러 갈 때 꼭 빠지는 사람들! 식신 없는지 잘 살펴보세요. ㅎㅎ


식신이 발달한 사람들은 안정적인 성격에 자신을 낮추면서 상대방을 배려해주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의 호감을 얻습니다. 하지만 과다할 경우 자신의 생각을 지나치게 밀고나가거나 (별로 궁금하지 않은) 자신의 이야기를 상대방이 듣건 말건 마구 쏟아내기도 합니다.


상관은 ‘관을 상하게 한다’라는 뜻입니다. “오잉? 여기 ‘관’이 뭘까”하고 궁금하시겠지요? 일단 오늘은 관직, 사회적 관계로 보는 것으로~ ^^* (관에 대한 이야기는 육친론 4편에 더욱 자세하게 다뤄질 예정입니다.) 식신과 상관은 모두 나로부터 나가는 기운이기 때문에 그 성격은 사적(私的)인 방향을 갖게 됩니다. 관은 반대의 벡터, 즉 공적(公的)인 방향을 갖게 되지요. 그래서 상관을 흉한 육친으로 보는 입장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 이름에 갇힐 필요는 없습니다. 상관이 무조건 관을 상하게 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상관이 발달한 사람들은 기획력이 뛰어나고 활동적이며 말하는 능력도 탁월합니다. 식신과 달리 재치있는 말을 잘 하는 편입니다. 하지만 과다해지면 허영심이 강하고, 비밀을 잘 지키지 않고, 자신의 감정을 상대에게 세뇌시키려 하는 등의 단점이 두드러지게 드러나기도 하지요. 베풀고 나서 생색내기를 좋아하는 성향도 있습니다.


식신과 상관 중 어느 쪽이 더 활발하느냐 하면, 상관입니다. 식신은 안정희구인 반면, 상관은 모험도전을 즐기지요. 그래서 새로운 일을 벌인다 하면 상관 쪽이 스케일이 더 큽니다. ^^



식상은 육친으로 여성에게 자식을 의미합니다. (남성에게는 할머니, 장모님입니다. 그런데 이건 잘 안 쓰는 편입니다;;) 대체로 육친론에서 ‘자식운’을 볼 때 여성의 식상을 대운, 세운 등으로 살펴봅니다. 남성에게는 자식이 관성인데요, 아래 그림에서 보면 식신, 상관이 편관, 정관을 극하고 있죠? 여성이 아이를 낳으면 남편과 멀어진다고 하는데요(어디까지나 들은 이야기;;) 그 말이 괜히 나온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육친에서도 이렇게 극 관계에 있으니 말이죠~


식상은 물질적인 것을 의미하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식욕, 성욕에 대한 것도 포함됩니다. 식상이 없으면 먹는 것 자체에 대한 욕망이 별로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며칠 전 고미숙 선생님께 "탐식하면 남자가 안 생긴다~"라는 말씀을 들었는데요, 육친론에 딱 들어맞는 이야기가 아닐 수 없습니다! 여성에게 남성(남친? 남편?)은 관성이기 때문이지요.



오행에 따라 달라요~


식상에 해당하는 오행에 따라 다른 모습이 드러나기도 합니다. 이분에게는 식상이 토(土). 오행 중 가장 중후한 스타일인지라(응?) 수다스러울 것 같은데 오히려 과묵합니다.


식상과다는 본래 말 많고 일 잘 벌이고 시끌벅적한 성격인데, 나는 그중에서도 하필이면 토다라 말이 많기는커녕 오히려 말수가 적은 편이다. 과묵하다는 말을 듣기도 하지만, 흙 밑에 숨겨 둔 게 많은지라 의뭉스럽단 소리를 종종 듣는다. (…) 남들의 비밀을 잘 누설하지 않으니 힘든 이야기 털어놓기 좋은 상대처럼 보이지만, 동시에 제 비밀도 안 털어놓으니 가까워지기 쉽지 않은 아이. 집에서는 학교 얘기 안 하고, 학교에서는 가족 얘기 안 하고, 여자친구들에게는 남자 얘기 안 하고, 남자친구에게는 다른 일상사 얘기 안 하고.


─수경, 『누드 글쓰기』, 「식상과다형 인간의 신체단련과 공부」, 123쪽


식상이 발달하면 구속받는 것을 싫어합니다. 그런데 식상이 부족하면 일을 끝까지 밀고나가는 힘, 끈기가 부족한 경우가 많죠. 남의 말 잘 안 듣고, 하다말다를 반복하는 것! 아… 좀 무섭네요. ^^;;


식상을 제대로 쓰기 위해서는 비겁이 강해야 합니다. 위에서 말씀드렸듯, 식상은 내가 내는 기운이기 때문에 강한 만큼 많이, 오래 낼 수 있는 힘이 있는 이치이죠. 비겁은 약한데 식상만 많은 경우라면? 자신을 드러내는 것에만 몰두해 정작 자신이 뭘 하고 있는지 잘 모르게 되는 상황이 생길 겁니다;; 어쨌거나 식상은 계속 기운을 쓰는 것이기 때문에 내는 기운만 쓰다가는 밖에서는 명랑하고 화려하지만, 집에 오면 헛헛하고 우울해지는 상태가 반복될 수 있습니다.  



식상은 비겁에서 순환의 첫발을 내딛는 시작점이다. 삶이 시작되는 지점에서 가장 필요한 것은 의식주와 말이다. 잘 곳, 입을 거리, 그리고 음식이 있어야 삶이 시작된다. 그리고 말. 산다는 것은 사회적으로 관계를 한다는 것. 그 시작엔 언제나 말이 있다. 활동이나 표현, 혹은 예술도 자기의 영역으로부터 무언가를 내미는 기운과 연계해서 생각하면 된다.


식상이 발달하면 의식주, 특히 먹을 복이 풍족하다. 먹을 복과 활동력이 있는 사람에겐 언제나 행운이 따른다. 그래서 식상 발달과 행운을 연결하기도 한다. 필요할 때 도움을 주는 사람이나 재물을 잘 만날 수 있는 기운이 있는 것이다. (…)


식상이 부족하다는 것은 새로운 길을 개척해야 하는 역경에 처했다는 뜻이다. 길을 나섰으나 잘 닦여진 길이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식상이 부족한 사람의 경우 자신감이 부족하고 활동성이 떨어지는 것, 표현 능력이 부족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안도균, 같은 책, 「사주명리학 개요: 운명의 열쇠를 찾아서」, 51쪽


내가 낸 기운(식상)이 결과물(재성)을 만들고, 그것을 통해 사람들과 관계를 맺고(관성), 이것이 나를 돕는 힘(인성)이 되어 다시 나에게 돌아오는 것. 이것이 육친론의 순환 사이클입니다. 이 순환에서 우리는 이제 한 걸음을 내딛었습니다. 다음 편에서는 식상을 거친 힘으로 맺는 결과물, 재성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다음 주에 만나요~



몸과 삶이 만나는 글, 누드 글쓰기 - 10점
고미숙 외 지음/북드라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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