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는 인문학을 읽는다!
― 『다른 십대의 탄생』 개정판이 출간되었습니다!
“『다른 십대의 탄생』이 출판된 후 시간이 많이 흘렀다. 물론 나도 더 이상 십대가 아니게 되었다. ‘다른 십대’를 자칭할 때는 남들과 다르게 살아도 당당하고 싶다는 개인적인 소망을 담았는데, 정말로 말이 씨가 되었나 보다. 그 후로 내 시간은 나조차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갔다. 몇 년에 한 번씩 새로운 샛길로 빠졌고, 그렇게 중구난방 튀어 다니는 와중에 용케 공부는 계속했다.
(......)
이 길의 시작에 『다른 십대의 탄생』이 있었다. 그 시절의 기록이 개정판으로 다시 빛을 보게 되어서 기쁘다. (무지한 만큼 더 열정적으로 알고자 했던 십대의 무모함은 지금의 나를 낯 뜨겁게 하기도 하고, 거꾸로 반성하게 만들기도 한다!) 나는 그때와 많이 달라졌지만 그것이 큰 문제가 되지는 않을 것이다. 이 책의 초점은 ‘십대’가 아니라 ‘다름’에 있으니까 말이다. 다르다는 것, 당시에는 이 말을 획일성을 강요하는 세상에 맞서는 무기로 사용하려고 했다. 삐딱한 표정으로 이렇게 묻고 다녔다. 다르다는 게 뭐가 문제인가? 그러나 이제 나는 이 말을 스스로에게 먼저 묻는다. 나는 달라질 수 있는가? 변하려는 의지가 있는가? 어떻게 변하고 싶은가? 한 걸음 한 걸음, 밋밋한 일상 속에서 차이를 반복하다 보면 어느새 한 방향으로 길이 만들어진다. 시간은 내가 걸어가는 대로 정직하게 흐르기 때문이다. 내가 8년 전 이 책을 쓰며 꿈꿨던 ‘독립’은 이렇게 한 번의 문턱이 아니라 오랜 여행으로서 다시 나타난다.”(「개정판 머리말」, 『다른 십대의 탄생』 중에서)
『다른 십대의 탄생』 개정판이 나왔습니다!
안녕하세요! 북드라망 독자 여러분!
더위가 그친다는 ‘처서’를 앞두고, 다가올 가을맞이 신간이 나왔습니다! 바로 『리좀 나의 삶 나의 글』, 『뉴욕과 지성』의 저자 김해완 샘의 첫 저작인 『다른 십대의 탄생』 개정판입니다. 지금이야 고등학교를 자퇴하고 새로운 길을 도모하는 청(소)년을 다수라고 할 수는 없어도 드물지 않게 보게 되는데요, 해완샘이 자퇴를 할 때만 해도 무척 드문 일이었답니다. 벌써 10년 전 일이니까요. 저도 해완샘이 주변에서 처음 본 ‘자퇴한 고등학생’이었답니다.^^
아무튼 ‘곰숙쌤’에게 반해서 학교를 그만두고 연구실로 온 십대 소녀는 무엇을 했을까요? 네, 학교공부 입시공부랑 비교할 수 없는 양의 ‘공부’를 했습니다. 물론 공부‘만’할 수는 없었고요, 공동체 주방 당번을 비롯해 아마도 학교를 그만둘 무렵에는 미처 생각할 수 없었던 여러 가지 일을 하고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부딪히고 해야 했습니다. 그렇게 소녀가 학교를 나오고 집을 나와 연구공동체에서 생활하고 공부한 기록이 바로 이 책 『다른 십대의 탄생』이었습니다. 초판은 2011년에 그린비 출판사에서 나왔었고요. 8년의 시간이 흘러 소년는 청년이 되었고 서울의 연구공동체에서 뉴욕으로 건너가더니 지금은 쿠바에서 의학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초판이 나올 때만 해도 누구도 예상할 수 없었던 이 여정을 관통하는 것은 역시 공부입니다. 공부가 내는 길을 따라 새로운 길을 내고 있는 김해완 샘이 앞으로 8년 뒤에는 또 어떤 모습으로 『다른 십대의 탄생』에 새로운 ‘후기’를 덧붙일지 기대됩니다.
“가끔씩 숨을 돌리고 정신을 차리면, 밀려오는 막막함에 마음이 잠겨 들었다. 나는 어디로 가고 있는 걸까? 제대로 가고 있는 걸까? 어디로 가려는 걸까? 그래도 성실하면서 가마득하게 보낸 시간은 한 가지를 가르쳐 주었다. 공부를 한다는 것은 삶의 방향을 찾아가는 여정이라는 것. 그리고 ‘막막함’의 불씨를 꺼뜨리지 않는다면, 그 여정은 실패할지언정 무의미하지는 않으리라는 것.”(「개정판 머리말」, 『다른 십대의 탄생』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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