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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주10

말하는 것의 어려움 - 상식의 역설 상식의 역설 저에게는 말한다는 그 자체가 어려운 것이 아닙니다. 그럼에도 말하기를 망설이는 이유가 있습니다. 하는 말이 유창하고 거침없이 이어지면 화려할 뿐 알맹이가 없어 보입니다. 말이 착실하고 정중하며 빈틈없고 강직하면 도리어 서투르고 산만해 보입니다. 인용을 자주 들면 말이 길어지고, 비슷한 사례들을 열거하여 비교하면 속이 비고 쓸모없어 보입니다. ― 한비자 지음, 구윤숙 풀어 읽음, 『낭송 한비자』, 20쪽 ‘법가’는 중국 춘추전국시대를 종결시킨 진나라가 채택한 이념이었습니다. ‘제자백가’라고 하여 난세를 종식시킬 수많은 생각들이 쏟아져 나왔던 시기에 법가는 가장 먼저 큰 성공을 거둔 사상인 셈이었죠. 한비자는 그러한 법가 사상에 있어서 가장 핵심적인 이론가였습니다. 더불어 한비자는 말을 더듬는 .. 2015. 3. 3.
[남인 백수 2세대 : 혜환 이용휴] ⑤ 목민 정치를 당부하다 친구들에게 전하는 일상의 정치학 1. 글로 하는 정치! 혜환 이용휴는 천상 문장가로 살았지만, 그는 늘 정치적이었고 언제나 정치에 참여하고 있었다. 정계 진출을 꿈꾼 적도 없고, 현실정치에 대해 발언한 적도 없는 혜환을 정치에 참여했다고 말하면 상당히 모순되지만, 그의 글을 읽어 보면 정치적이지 않았던 적은 한 번도 없었다고 말해도 지나치지 않다. 혜환은 자기가 할 수 있는 선에서 최대한 정치에 참여했다. 혜환은 문장가의 입장에서 ‘글로 정치’를 했다. 혜환의 방식은 경세가인 숙부 성호 이익처럼 정치, 사회, 경제 분야에서의 제도 개선이나 행정 개혁을 직접 논의하는 것과는 달랐다. 혜환은 ‘목민(牧民)의 정치학’을 간접적으로 실천했다. 혜환 자신이 목민관으로 재직한 바 없지만, 지방 수령이나 현감을 제수.. 2014. 12. 2.
정치에 대한 두 가지 시선, 강력한 군주 vs 대중의 역능 근대를 넘는 근대의 가능성, 집합적 신체 홉스와 스피노자, 너무나도 닮은 너무나도 다른 앞서 살펴본 홉스와 동시대에 살았던 인물로 그와 대비되는 인물이 있다. 그렇다. 스피노자(1632~1677)다. 당시 유럽은 수많은 전쟁이 끊이지 않았다. 네덜란드의 반스페인 독립전쟁, 독일의 30년 전쟁을 비롯해 수많은 종교적 갈등 분쟁이 이어졌다. 이는 오랜 기간 유지되어온 중세적 질서와 이를 부정하려는 새로운 세력들 간의 충돌이었다. 홉스가 살았던 17세기 영국은 청교도 혁명(1640~1660), 찰스 2세와 제임스 2세의 왕정복고, 그리고 명예혁명(1688)으로 이어지는 격변 속에 있었으며, 스피노자가 살던 네덜란드 역시 공화파를 매국노라고 공격하면서 지도자 비트 형제를 살해하고 왕정복귀(1672)가 이루어지는.. 2013. 5. 8.
심장소리를 멈춰라! 소부혈 심장이 뛰는 병? 조현수(감이당 대중지성) 심계항진, 이런 병증 혹시 들어보셨는가? 마음 심(心), 두근거릴 계(悸), 오를 항(亢), 나아갈 진(進). 쉽게 말하면 그냥 심장이 두근거리는 거다. 맞다. 심장은 원래 두근거린다. 다만 평온한 상태에서 우리는 심장의 두근거림을 느끼지 못한다. 심장은 언제나 뛰고 있지만, 우리가 그것을 지각하는 순간은 극히 일부인 것이다. 반면 조급하거나 초조할 때 심장이 뛰는 속도는 저절로 빨라진다. 그리고 쿵덕거리는 소리가 직접 들리기도 한다. 그럼 우리는 어떨 때 이런 두근거림을 느낄까? 짝사랑하는 사람을 예상치 못한 장소에서 만났을 때, 인터넷하다 난 아무것도 안했는데 갑자기 파바박 펼쳐지는 살색 사이트(?)를 볼 때, 출근길, 이번에 오는 버스 안타면 완전 지각하는.. 2012. 12. 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