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이생추어리13 [돼지 만나러 갑니다] 재개발 구역의 고양이들 1편 - 지구에 살 자격 재개발 구역의 고양이들 1편 - 지구에 살 자격 글_경덕 새벽이생추어리 보듬이(2022~2023). 새벽이생추어리 비보질 활동가. 문탁네트워크 공부방, 인문약방 킨사이다 멤버. 오래 머무르고 많이 이동하는 일상을 실험합니다. 코에 흙을 잔뜩 묻힌 돼지가 보인다. 돼지는 큰 귀를 곧게 세우고 어딘가를 응시한다. 뒤쪽엔 보다 작은 돼지가 보인다. 돼지는 코를 땅에 대고 냄새를 맡고 있다. 루팅을 하려는 건지도 모르겠다. 돼지들 위로 두 명의 고양이가 나란히 앉아 있다. 한 명은 그릇에 얼굴을 묻고 무언가를 먹는다. 그 옆에 있는 고양이는 허리를 세우고 정면을 본다. 눈 한 번 깜빡이지 않고, 뭘 쳐다보냐는 눈빛으로. 봉봉오리님의 『지구에 살 자격』의 표지에는 돼지와 고양이 그림이 있다. .. 2025. 1. 15. [돼지 만나러 갑니다] 난잡함 선언- 새벽이생추어리 돌봄과 글쓰기 ** 에서 발표한 글입니다. 난잡함 선언 - 새벽이생추어리 돌봄과 글쓰기 글_경덕(문탁네트워크) 새벽이생추어리 보듬이(2022. 7~).난잡한 공부가 체질이라 여러 세미나와 워크숍을 유랑한다.올해 문탁네트워크에서 주역, 불교, 돌봄을 키워드로 공부한다. 돌봄care에 연루되고 있다. 매주 돼지를 돌보면서, 돌봄을 주제로 하는 세미나에 참여하면서, 그리고 매월 돌봄 에세이를 연재하면서. 돌봄은 반복된 행위이자, 확장된 실천이었고, 이질적인 존재들과 함께하는 세계 만들기, 읽기와 쓰기였다. 돌봄을 중심으로 과거를 재구성하면 어떤 이야기를 쓸 수 있을까? '돌봄'과 '글쓰기'가 분리되지 않고 상호의존적일 때 어떤 실천으로 이어질까? 인간과 비인간이 함께 만드는 세계에 참여할 때 존재는 어떻게 변형될까.. 2024. 8. 13. [돼지 만나러 갑니다] 삶은 처분될 수 없다 삶은 처분될 수 없다 9월 26일 저녁, 활동가 S는 어느 동물권 단톡방에 이런 메세지를 남겼다. "살처분 관련해서 뭔가를 하고 싶어요." 강원 화천군 양돈농장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발생한 다음 날이었다. 그날 언론에는 100건에 가까운 기사가 쏟아졌다. '강원 화천서 야생맷돼지 ASF 발생…농장 주변 차단방역 총력'(데일리안) '강원 화천 양돈장서 ASF 발생…긴급 살처분 실시'(농민신문) '강원 화천서 아프리카돼지열병 발생…1500여마리 살처분'(news1). 언론에서 전한 내용은 다음과 같았다. "해당 정밀검사에선 하남면 원천리에 소재한 A 발생농장(사육규모 1569마리) 21마리의 검사 시료 중 4마리에서 양성 개체가 발견됐다...(농민신문). 중수본은 “ASF가 확산하지 .. 2024. 7. 9. [돼지 만나러 갑니다] 비질(vigil), 기어코 응시하기 비질(vigil), 기어코 응시하기 글_경덕(문탁네트워크) 새벽이생추어리 보듬이(2022. 7~). 난잡한 공부가 체질이라 여러 세미나와 워크숍을 유랑한다. 올해 문탁네트워크에서 주역, 불교, 돌봄을 키워드로 공부한다. 도축장 가는 길 도축장에 가기로 한 날이었다. 캘린더에는 '비질(vigil)1) 모임, 9:30, 오산역' 이라고 적혀있었다. 월요일 아침, 나는 출근하는 인간들로 꽉 찬 지하철에 탑승했다. 몸을 비집고 들어가 좌석에 앉아있는 사람들 앞에 섰다. 한참을 가야 해서 자리에 앉고 싶었지만 내 앞에 앉은 사람들은 금방 내릴 것 같지 않았다. 그들은 자고 있거나 휴대폰을 보고 있었다. 그런 태연한 모습이 그날따라 유난히 못마땅했다. 벌써부터 피곤하고 짜증이 올라와 눈을 감고 숨을 깊게 쉬었다. .. 2024. 4. 16. 이전 1 2 3 4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