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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초서당35

소화를 돕는 식혜, 임신했을 땐 조심하세요 강력한 목 기운을 담은 맥아 풍미화(감이당 대중지성) 엿기름을 사놓은 지 한달 만에 드디어 식혜를 만들기는 했다. 지난 서당글 말미에 다음 편에서는 식혜를 쓰겠다고 선언하는 바람에 한 사발 얻어먹고 싶어하는 아무개를 생각해서라도 열심히 만들지 않을 수가 없었다. 게다가 식혜 사먹는 재미로 목욕탕에 가는 딸을 떠올리며, 난 정말 공들여 재료를 준비하고 정통 레시피를 준수하며 식혜를 만들었다. 그런데 결론부터 말하자면 실패~. ㅠ.ㅠ 고두밥까지 훌륭하게 되어서 다 좋았는데, 아침에 일어나보니 엿기름 물 위로 밥알이 수백 개가 떠오른 것. 전기 밥솥이 없어서 두툼한 도자기로 만들어진 슬로우 쿠커의 온도를 올려서 따뜻해진 다음에 보온으로 해두고 잤다. 그래도 혹시나 싶어서 다섯 시간도 못자고 일어나서 확인을 했.. 2013. 2. 14.
세상에 거의 모든 물들 물, 저장된 에너지 풍미화(감이당 대중지성) 『동의 보감』「탕액편」에서 가장 먼저 나오는 약재가 바로 물(水)이다. “선천(先天)이 처음 수(水)를 생(生)하였기 때문에 수부(水部)를 가장 앞머리에 두었다. 모두 33종이다.” 33 가지 물의 명칭은 다음과 같다. 흥미로우니 즐감하시라. 정화수(井華水; 새벽에 처음 길은 우물물), 한천수(寒泉水; 찬 샘물), 국화수(菊花水; 국화 밑에서 나는 물), 납설수(臘雪水; 섣달 납향 즈음에 온 눈 목은 물), 춘우수(春雨水; 정월에 처음 내린 빗물), 추로수(秋露水; 가을 이슬물), 동상(冬霜; 겨울철에 내린 서리), 박(雹; 우박), 하빙(夏氷; 여름철의 얼음), 방제수(方諸水; 밝은 달빛에 조개껍질을 두고 받은 물), 반천하수(半天河水; 큰 나무 구멍과 대나.. 2013. 1. 31.
물, 生死의 심연 생명의 물, 죽음의 물 풍미화(감이당 대중지성) 지금은 물을 사먹는 것이 자연스럽지만, 내가 고등학교를 다니던 무렵(벌써 4반세기가 되어가는 구나 ㅜ.ㅠ)만 하더라도 물을 사먹는다는 것은 너무나 부자연스럽고 이상한 짓처럼 생각이 되었다. 물을 왜 사먹어? 물은 수도꼭지 비틀면 나오는 건데…. 대학에 들어가보니 서울 애들은 아무 일도 아니라는 듯이 매점에서 물이 담긴 작은 페트병을 사서 병나발을 불고 다녔다. 학교에 물 먹을 곳이라고는 구내식당 밖에 없으니 각자가 알아서 들고 다니지 않으면 곤란했다. 나는 물을 사먹는다는 행위가 너무나 어색하게 느껴져서 차마 매점에 가서 물 달라는 말이 안 나왔다. 그래서 한 1년은 물을 못 사먹고 보리차를 끓여서 싸서 다녔다. 그런 불편함을 견디면서 1년 동안 다른 애들.. 2013. 1. 17.
파의 대변신, 그것이 알고 싶다! 맵고 뜨겁게 소통한다, 다재다능한 파의 변신 송미경(감이당 대중지성) 흔하디흔한 파가 약이라고? 나는 어려서 지저분한 병들, 예를 들어 다래끼, 볼거리(유행성 이하선염), 생손앓이 등을 심심찮게 앓았다. 요즘은 쉽게 볼 수 없지만 당시는 흔한 병이었다. 얼굴에 생기는 다래끼나 볼거리는 숨길 수 없어 창피했고, 손가락에 생기는 생손앓이(주로 손톱 밑에 생기는 화농성 염증)는 통증이 심했다. 그때 엄마는 파를 찧어 손가락에 붙여주었다. 시간이 지나면 손가락의 열과 파의 향이 합쳐져서 이상한 냄새, 쉰 양파깡 냄새를 풍기곤 했는데 그 지독한 냄새를 견디었던 건 통증이 줄어들고 고름이 없어졌기 때문이었다. 지금이라면 병원에 가서 소염제와 진통제를 처방받겠지만 그 시절에 파만으로도 이 곤란한 상황을 벗어났다. 또.. 2012. 12.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