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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명9

바다를 동경했던 담대한 소년, 최남선의 글과 삶 ‘문명’에 굽힌 지조, 지식인의 숙명인가 신문화운동의 기수, 최남선 1906년 3월, 17세의 최남선(崔南善, 1890~1957)은 일본 와세다대 고등사범부 지리역사과에 입학하기 위해 바다를 건넜다. 초행길은 아니었다. 이태 전인 1904년에도 일본을 다녀간 적이 있었다. 그는 대한제국 황실유학생단의 최연소 유학생이자 반장이었다. 당시 열다섯이었던 소년의 눈에 비친 일본은 이전까지 사람들의 입으로 전해 듣던 과거의 일본이 아니었다. 그곳은 눈부신 신세계였다. 그 신세계의 거리에서 소년은 서점 유리창 너머로 매달 쏟아지는 수십 종의 잡지들에 매혹당했다. 소년에게 그것은 문명의 상징이었다. 두 차례에 걸친, 그리고 남들보다 비교적 일찍 시도된 그의 유학 생활은 모두 짧게 끝이 났다. 도쿄부립 제1중학에서의 .. 2014. 4. 8.
정동길에서 만난 근대 역사의 단편들 정동길에서 '근대성'을 만나다 어느날 문득, 집 근처에 근대에 관련된 건물이 많다는 것을 깨달았다. 서울역사박물관, 정동길, 독립문, 서대문형무소 등등. 그런데 의외로 그 건물에 관심을 가져본 적이 없다는 것도 새삼 알게 되었다. 근대라고 하면 대략 100년전에서 지금까지에 이르는 비교적 가까운 시기인데도 불구하고 말이다. 가끔 1920~30년대에 활동했던 문인이나 예술가의 사진을 보면서 '와~ 지금 사람이라고 해도 믿겠네'라고 생각했다. 그때와 지금이 다르다는 전제가 깔려있던 탓이다. 그런데 기원을 찾아 거슬러 올라가보면, 모던걸과 모던보이들이 활동했던 시기와 지금 삶의 스타일은 큰 차이가 없었다. 왜냐하면, 그들과 우리는 공통의 감각에서 생활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방에서 차를 마시던 모습이 별다방이나.. 2014. 4. 7.
정신줄을 잡고 싶다면? 걸어라! -<인간의 조건>을 보며 안녕하세요. 북블매입니다. 목련도 꽃을 피울 준비가 한창이고, 성격 급한 개나리들은 벌써 꽃이 피었더라구요. 이제야 봄이라는 것이 실감이 납니다. 이상하게 봄이 되면 어디론가 돌아다니고 싶고~ 걸어 다니고 싶은 맘이 들어요. 저...저만 그런가요;; 여튼 그래서~ 금요일 소개 코너를 약간 후리(free)하게 준비해보려고 합니다. 오늘은 제가 즐겨보는 예능 프로그램을 하나 소개합니다. 쨘! 이미 보시는 분들도 있으시겠지만~ 토요일 야심한 밤에 하는 입니다. 은 개그 콘서트에 출연하는 개그맨들이 일주일 동안 합숙하면서 미션을 수행하는 프로그램인데, 지난 미션은 ‘쓰레기 없이 살기’였지요. 이때 화제가 되었던 것은 바로 지렁이! 지렁이가 음식물 쓰레기를 분해한다는 이야기를 들은 양상국이 지렁이를 데려와서 키우.. 2013. 3. 22.
서양 별자리와 동양 별자리, 그 기원은 어떻게 다를까? 동양 별자리 28수 이야기 동양 별자리는 왜 복잡하고 지루한가 2주라는 시간은 대체 어떻게 흐르는 건지, 어느덧 마감이다! 원고는 아무리 해도 제자리걸음이고, 나의 전담 편집자인 류도사는 원고를 팽개치고 휴가를 떠나버렸다. 이 총체적인 난국의 상황에, 왜 나의 손은 키보드 자판이 아니라 마우스로 향하는 것인가? 문득 정신을 차리고 보면 나는 손가락을 까닥거리며 웹툰이나 스포츠 뉴스 따위를 클릭하고 있다. 방금 전에는 네이버의 별자리 점을 클릭하고 있는 날 발견하고 소스라쳤다. 이게 될 말인가! 동양 별자리 연재를 맡은 작자가 원고는 안 쓰고, 서양 별점 타령이라니. 그런데 그 잠깐의 순간에 탄복할만한 일이 벌어졌다. 황소자리, 8월 15일 운세, 거기 이렇게 나와 있었던 것. “요즘의 당신은 도무지 해결.. 2012. 8. 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