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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591

욕망의 그침 - 중산간 그 아이를 만나고 싶지 않다욕망의 그침 - 중산간 아침마다 미국의 단편 소설가, 레이먼드 카버(Raymond Carver, 1938~1988)의 문장을 필사하고 있다. 그의 문장은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의 말과 행동을 묘사하는 데 전부를 할애한다. 소설에 묘사된 말과 행동 외에 인물에 대한 정보는 없다. 단지 지금 일어나고 있는 상황을 세세하게 설명할 뿐이다. 그래서 카바의 문장은 매우 건조하게 느껴진다. 습기를 모두 날려버린 문장. 가을 나무의 바싹 말라버린 이파리들을 보는 듯하다. 그러자 소설을 읽는 나는 왜 그 사람이 그렇게 말하고 행동했을까 유추하게 된다. 그러다 보면 내 방식대로, 내 틀대로 등장인물을 재단한다. 이 사람은 이래서 좋고, 저 사람은 저래서 싫어한다. 등장인물이 상식 밖의 행동이라도.. 2015. 10. 8.
[임신톡톡] 탄생을 거드는 출산의 지혜 탄생을 거드는 출산의 지혜- 『동의보감』이 전하는 출산법② - 구경거리가 된 출산 아기를 낳는 장면을 처음 본 건 TV에서다. 잘 알려진 뮤지컬 배우가 남편과 함께 물이 반쯤 차 있는 욕조에 들어가 산고를 겪고 있었다. 다리를 벌리고 앉은 그녀를 남편이 뒤에서 안고 있었다. 머리가 약간 벗겨진 남편은 산통을 겪고 있는 그녀를 어찌할 줄 몰라 하다가 그녀의 고통을 껴안기라도 한 듯 눈물을 흘렸다. 갑자기 호흡이 빨라진 그녀가 순식간에 아기를 낳았다. 그녀의 벌어진 다리 틈 사이로 아기가 비치자 겨우 몇 초 만에 아기의 전체 모습이 탯줄과 함께 밀려 나왔다. 아기가 나타나자 의료진은 물속에서 아기를 건져 올렸다. 그녀의 얼굴에선 기쁨과 고통이 한데 어우러진 알 수 없는 표정이 떠올랐고, 뒤에 앉아 그녀의 몸.. 2015. 10. 1.
천지가 토해내는 사자후 - 중뢰진 천지가 토해내는 사자후, 중뢰진 조선왕조 500년의 정수가 녹아있는 『조선왕조실록』의 한 장면을 보면서 오늘의 주역 서당을 시작해보자. 여러 신하들이 첫눈을 축하드리려 하니,세종 : “겨울에 천둥과 지진이 있었으니, 첫눈을 어찌 족히 축하하리오.”여러 신하들 : “신들이 첫눈을 축하드리려 하옵되, 상감께서 겨울에 천둥과 지진이 있었다 하여 받지 않으시니, 신들은 상감께옵서 재앙을 만나 두려워하심을 깊이 기뻐하나이다. 생각하옵건대 상감께서 재앙을 만나 이미 두려워하시기로 하늘에서 상서로운 눈을 내리신 것이옵니다.” ─『조선왕조실록』 , 세종 1권, 즉위년(1418 무술 / 명 영락(永樂) 16년) 10월 27일(계묘) 5.. 2015. 9. 24.
[임신톡톡] 가장 안전하고 무리 없는 출산법은? 가장 안전하고 무리 없는 출산법은? - 『동의보감』이 전하는 출산법① - 출산의 지혜는 나라마다 있었다 1492년, 콜롬버스는 산타마리아 호를 몰고 포르투갈 리스본 항을 떠난 지 70일 만에 카리브 해의 바하마 군도에 도착했다. 이 역사적인 항해로 콜롬버스는 아메리카 대륙을 발견했다. 이후 신대륙에는 금과 은을 손에 넣기 위한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졌고 젊은 성직자 라스 카사스(Las Casas, Bartolome de, 1474~1566)도 포함되었다. 그는 신대륙에서 겪은 경험을 바탕으로 『인디언의 역사』라는 책을 남겼다. 이 책에서 그는 인디언은 몸이 날래고 헤엄을 잘 치며 특히 여자들이 뛰어나다고 묘사하고 있다. 혼인법은 존재하지 않는다. 남자나 여자나 다 같이 마음 내키는 대로, 짝을 택하며 비난.. 2015. 9.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