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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쉰19

[이우의다락방] 아Q에게서 내 모습을 보다 아Q에게서 내 모습을 보다 -루쉰, - 1. 자기 합리화 아Q는 속에 있는 생각을 매번 뒤에 가서 내뱉었다. 그래서 아Q를 놀려 대는 자들 거의 전부가 그에게 일종의 정신승리법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뒤 그의 누런 변발을 낚아챌 때는 아예 이렇게 못 박아 두는 것이었다. “아Q, 이건 자식이 애비를 때리는 게 아니라 사람이 짐승을 때리는 거야. 네 입으로 말해봐! 사람이 짐승을 때리는 거라고!” (루쉰, , 루쉰 전집 번역위원회, 그린비, p.113) 처음에 을 다 읽고 나서는 딱히 생각을 하지 않았던 것 같다. 그저 싱거운 줄거리라고 생각했고 사실 내용도 잘 이해가 되지 않았다. 슬퍼야 할 것 같았던 아Q의 죽음도 우습게 느껴졌고 다른 인물들의 행동도 딱히 다가오지 않았다. 내가 살면서 보지 않.. 2022. 5. 11.
[약선생의 도서관] 가라타니 고진 - 코뮤니스트 칸트? 혁명적 칸트! 레드 칸트, 에티카 맑스 가라타니 고진 『트랜스크리틱-칸트와 맑스』 1. 한국에서 잘 알려져 있고, 또 무척이나 많이 읽히고 있지만, 묘하게도 잘 인용하기를 꺼리는 현대 사상가들이 있다면 바로 일본 사상가들이다. 아마 그것은 한국인들이 일본 지식인을 대하는 태도, 그러니까 지성은 선진 서구의 명망 있는 지식인으로부터 이어받아야지, 일본 지식인 따위에게 배우냐는 심리에 기인할 것이다. 한번은 옛 연구실에 일단의 일본 지식인들이 찾아왔다. 국제 워크숍이었는데, 주제는 “인문학에서 현장이란 무엇인가”였다. 그때 참가한 젊은이들 중에는 요즘 한국에서 유명해진 긴 머리의 고쿠분 고이치로(國分功一郎)씨도 있었다(당시에는 살짝 히피족 같은 느낌이 들기도 했다!). 그는 몇몇 철학자로부터 ‘환대’ 개념을 끄집어내어 솜.. 2016. 4. 5.
[임신톡톡] ‘별 탈 없이 무난한 인간’이 우리의 미래이다 ‘별 탈 없이 무난한 인간’이 우리의 미래이다 임신 톡톡을 통해 동의보감 부인 편의 내용을 거의 다루었다. 이제 이번을 포함해서 2번의 연재를 남기고 있다. 나는 임신을 한 적도 그러니까 아이를 낳은 적도 없다. 그런데도 임신 톡톡을 연재해 왔다. 전혀 출산 경험이 없는 사람이 건방지게 임신에 대해 감히 쓸 수 있냐고 물을 수도 있을 것이다. 나도 처음엔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다. 내가 왜 이것을 쓰게 되었는지는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인제 와서 그 이유를 찾은들 무엇 하겠는가. 굳이 말하자면 사주팔자에 비겁이라고 부르는 자매들과 인연이 많아서라고 말하고 싶다. 실제로 난 오 자매 속에서 자랐다. 그런 인연이 동의보감 부인편과의 인연을 닿게 했을 것이다. 그리고 임신 톡톡을 연재하면서 알게 된 것은 동의보감 .. 2016. 3. 17.
국민 소화제, 평위산에서 배우는 정공법 자기기만적 위장술과 정공법 -습사와 평위산- 손자는 “전쟁은 일종의 속임수”라고 했다. 상대의 허를 찌르고 승리하기 위해서는 적을 속여 예상치 못한 방향에서 공격해야 한다. 이 병법은 자기를 다스리는 전략으로도 유용하다. 기존의 자아는 새로운 주체의 형성을 방해하고 기득권을 행사한다. 이때는 기존의 자아가 습관이라는 권력을 행사할 수 없도록 허를 찌르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서 때론 스스로를 속여 내 안의 낡은 권력이 주체를 장악하지 못하도록 새로운 장치를 둬야 할 때가 있다. 도제 식 교육이나 승가 공동체가 그런 장치 중 하나다. 공부를 하거나 도를 깨치기 위해서 스승 밑으로 들어가 온갖 고초를 겪으며 수련 혹은 수행을 하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습성화된 기존의 자아 권력이 강한 제제를 당한다. 공부와 .. 2016. 1. 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