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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린의 걷다보면] 남산을 걷다 남산을 걷다 나는 남산 밑에 자리했던(지금은 안산으로 옮긴)예술대학을 다녔다. 지하철 4호선 명동역에서 퍼시픽호텔이 있는 방향으로 나와서 경사진 골목을 올라가면 강의를 듣던 건물이 있었다. 그 골목을 끝까지 올라가면 남산자락으로 통했다. 하지만 나는 학교를 다닐 때 한 번도 골목 끝까지 올라 남산까지 가본 적이 없었다. 학교에서 집까지 거리가 멀기도 했고, 주말에는 2년 내내 아르바이트를 하느라 학교 집만 오가며 보냈던 것 같다. 10월에 날씨 좋을 때 남산 둘레길을 걷자고 친구들과 약속을 잡았다. 학교를 졸업한지 25년이 흘러갔는데 그 골목은 그대로일지 궁금했다. 10월 15일 일요일, 서울 시청까지 가는 광역버스를 타기 위해 집을 나서는데 뭔지 모르게 설레었다. 약속장소인 덕수궁 앞에서 먼저 와있던 .. 2023. 12. 8.
다시 돌아온 < 2024 인문일력 : 고미숙의 문장들> ! 다시 돌아온 ! 안녕하셔요, 북드라망 독자 여러분들! 지난 번, 텀블벅 진행했던 거 기억하시나요? 여러분들의 후원 및 응원 덕분에 무사히 목표를 달성할 수 있었답니다. 감사합니다. (_ _) 그런데... 이미 세 권을 구매하신 후원자님께서 블로그에 이렇게 남겨주셨더랍니다. "펀딩 또 안하나요? 선물하고 싶은 사람이 넘 많아요." 그래서 준비했습니다! , 이제 교보문고 & 알라딘 & Yes24 에서도 구매하실 수 있답니다! 밖에는 찬바람이 씽씽, 벌써 2024년이 훌쩍 다가왔음을 느낍니다. 주변 분들에게 고전의 지혜가 듬뿍 담긴 고미숙 선생님의 문장들을 선물해보셔요~ 일력은, 서점에 있습니다! ---------------------------------------- 인문 일력(日曆)인 줄 아셨죠? 맞긴 맞.. 2023. 12. 8.
[미야자키하야오-일상의애니미즘] 자기만의 방에서 한 걸음 《마녀 배달부 키키》 ① 공간편 자기만의 방에서 한 걸음 시계 없는 마을과 시계 있는 마을 《마녀 배달부 키키》에는 두 개의 포스터가 있다. 하나는 아래로 바닷가 마을이 펼쳐져 있는 하늘 위를 키키가 부웅 난다. 다른 하나는 어두운 빵집 안에서 키키가 턱을 괴고 유리창 바깥의 풍경을 바라본다. 둘이 한 사람이라고 보기 어려울 정도로 정반대의 분위기다. 이처럼 미야자키 하야오에게 키키는 가벼운 생기와 무거운 고독을 함께 껴안은 인물이다. 그래서 《마녀 배달부 키키》는 확 뚫린 창공과 꽉 닫힌 방이라고 하는 전혀 다른 두 개의 포스터가 필요할 정도로 소녀의 복잡한 수련기가 된다. 미야자키는 이 강도 높은 차이를 고향 마을과 바닷가 도시로, 도시와 숲으로 나누어서 심도 있게 다룬다. 우선 바닷가에 붙은 항구 .. 2023. 12. 7.
[내인생의주역시즌2] 아름다운 것에게 복귀한다 아름다운 것에게 복귀한다 地雷 復 ䷗ 復, 亨. 出入无疾, 朋來无咎, 反復其道, 七日來復. 利有攸往. 복괘는 형통하다. 나가고 들어오는 데에 문제가 없으며 벗들이 와야 허물이 없다. 그 도를 반복하여 7일 만에 돌아와서 회복하니, 나아갈 바를 두는 것이 이롭다. 初九, 不遠復, 无祗悔, 元吉. 멀리 가지 않고 돌아오는 것이니, 후회에 이르지 않아서 크게 길하다. 六二, 休復, 吉. 아름답게 돌아옴이니, 길하다. 六三, 頻復, 厲, 无咎. 자주 돌아옴이니, 위태로우나 허물이 없으리라. 六四, 中行, 獨復. 중도를 행하여서 홀로 돌아온다. 六五, 敦復, 无悔. 돈독하게 돌아옴이니 후회가 없다. 上六, 迷復, 凶, 有災眚. 用行師, 終有大敗, 以其國, 君凶, 至于十年, 不克征. 혼미하게 돌아옴이라 흉하고 하늘.. 2023. 12.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