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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발! 인문의역학! ▽/주역서당71

덜어낼 때에는 정성을 다해서 - 산택손 산택손 덜어낼 때에는 ‘정성’을 다해서 오늘 만날 괘는 산택손(山澤損)이다. ‘損(손)’은 ‘덜다, 줄이다, 감소하다’라는 뜻이 있다. “손해 봤다”라고 할 때의 그 ‘손’이다. 손을 나타내는 ‘扌(수)’와 수효를 나타내는 ‘員(원)’이 합쳐져, 손으로 덜어내는 것을 뜻한다. 상괘는 산이고, 하괘는 연못이다. 즉, 산 아래 연못이 있는 형상인 것. 그렇다면 옛사람들은 이러한 모습을 보고 어떻게 풀이했을까? 연못은 낮고 산은 높은데, 연못이 자신을 덜어내어 산을 높게 하는 것이 ‘손’이다. 그렇다면 『주역』 ‘산택손 괘’에는 어떤 사람들과 어떤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지 살펴보자. 산택손 괘사 損 有孚 元吉 无咎 可貞 利有攸往(손 유부 원길 무구 가정 이유유왕) 曷之用 二簋可用享(갈지용 이궤가용향) 손은 믿음.. 2015. 5. 7.
풀어주고 자유롭게 하라! 그 속에 시간의 춤이 있다 - 뇌수해 뇌수해 풀어주고 자유롭게 하라! 그 속에 시간의 춤이 있다 매달 마지막 주 금요일 두 시. 운기잡스 세미나 회원들은 다큐멘터리 영화를 본다. 커튼을 내리고 작은 창문에는 암막을 둘러쳤다. 저마다 자리를 잡고 편한 자세로 영화를 본다. 등을 기대려는 벽파가 있는가 하면 아예 드러누운 사람도 있다. 영화가 시작되자 여기저기서 한마디씩 한다. “소리가 안 들려. 뭐래?”“귀가 안 좋아. 쯧쯧.”“가만있어 봐. 안 들리잖아.”“나 과자 녹여 먹고 있어.” 오늘 영화는 스피커 소리가 작다. 테스트로 설치할 때만 해도 소리가 들을만했는데 사람이 꽉 차니까 그 사람들이 내는 소리로 나레이터의 목소리가 잘 안 들린다. 갑자기 영화에서 어떤 남자가 기타를 치면서 노래를 부른다.“노래 부르네. 이때 과자 먹어!”까르르 웃.. 2015. 4. 23.
어려움이 새로운 시대를 연다! - 수산건 수산건괘, 어려움이 새로운 시대를 연다! 수산건(水山蹇)은 어려움을 뜻하는 괘이다. 건(蹇)은 ‘절다’인데 파자를 하면 그 뜻이 더 다가온다. 한(寒_얼다)과 족(足_발)이 합해진 것으로 발이 얼어서 걷기 어려운 모습이다. 또한 건은 물(水)과 산(山)이 합해진 것으로 산을 넘고 물을 건너는 어려움을 겪어야 함을 내포한다. ‘어려움’ 하면 괜한 거부감이 드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살면서 어려움을 겪지 않고 살아갈 수 있을까. 다가오는 어려움을 피할 수 없는 게 우리의 현실이 아닌가. 그렇다면 괜한 선입견으로 두려워하기보다는 어려움을 정면 대결하는 법을 터득해야 하지 않을까. 요즘 『몰락 선진국 쿠바가 옳았다』는 책을 읽는 중이다. 쿠바는 미국의 경제 봉쇄 정책으로 사면초가의 어려움에 부딪혔다. 쿠바가 불.. 2015. 4. 9.
어긋난 ‘버튼홀스티치’를 완성하려면? – 화택규 화택규, 어긋난 ‘버튼홀스티치’를 완성하려면? 1983년 어느 봄, 나는 시골의 작은 중학교 교실 책상에 앉아 있었다. 흰 무명천을 책상 위에 올려놓고 좋아하는 녹색 실을 바늘에 꿰어 한 땀 한 땀 정성스럽게 바느질을 하고 있었다. 자신이 이것저것 직접 만들어 보는 ‘가사 시간’, 왁자지껄 떠들어대던 소녀들의 감각기관은 일제히 자신이 수놓고 있는 흰 무명천으로 쏠렸다. 선생님은 책상 사이를 천천히 돌아다니면서 소녀들의 손놀림을 지켜보았다. “선생님, 이렇게 하면 돼요?”여기저기서 선생님을 붙잡고 바느질한 천을 들이밀었다. 소녀들은 우르르 몰려가 선생님의 손놀림을 주시했다. 나는 소녀들을 아랑곳하지 않고 육중한 엉덩이 힘을 내리누르며 그대로 앉아 있었다. 흰 무명천에 녹색 실이 꼬물꼬물 형태를 만들어 가는.. 2015. 3. 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