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예란 약속을 잘 지키는 것
아이가 초등학교 2학년이 되고, 받은 안내문에 이런 글귀가 크게 적혀 있었다.
"우리는 모두 진귀한 보석(미덕)으로 가득 찬 광산입니다."
한 해 동안 아이들 안의 미덕들을 캐고 닦고 성장시키는 것이 2학년의 교육 방향인 듯했다.
그로부터 매주 자기 안의 미덕들을 찾아보고 생각해 보는 연습이 주어졌는데,
지난 주의 미덕은 '명예'였다.
사랑이나 우의, 배려, 인내 등은 비교적 설명하기도 만 7~8세 아이들이 알아듣기도 어렵지는 않은데,
몇 가지 미덕은 아이들의 경험에서 끌어내기가 어렵거나 이해하기 어려운 것들도 있었다.
그 가운데 하나가 '명예'인데, 매주 받는 안내문에 명예는 이렇게 써 있었다.
사전적인 명예의 뜻은 "세상에서 훌륭하다고 인정되는 이름이나 자랑. 또는 그런 존엄이나 품위"이지만,
그런 존엄과 품위는 남들이 어떻게 보든 나와의 약속을 지키는 데서 나온다는 설명이 새삼 와닿았다.
그러고 보니, 어느 때부턴가 '명예'라는 말은 '돈'과 한 묶음으로만 들리지 따로 이야기되는 걸 본 적이 드물게 된 것 같다. 예전에는 자신의 명예를 지킨다는 것에 어떤 자긍심이 있었던 것 같은데 말이다. 우리 삶의 가치 판단의 척도가 단 하나로 수렴되고 있기 때문일까.
아이들만이 아니라, 어른들에게도 자기 안의 '미덕'을 캐내는 일이 어느 시기보다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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