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지금, 이 노래

[지금, 이 노래] 제니(Jennie) - ZEN : 그 누구도 내 혼을, 기품을, 내 신경을 망칠 수 없나니

by 북드라망 2025. 2. 21.

제니(Jennie) - ZEN : 그 누구도 내 혼을, 기품을, 내 신경을 망칠 수 없나니

송우현(문탁네트워크)

 

 

 

근래 블랙핑크의 멤버 로제의 솔로 활동이 큰 인기다. 그중에서도 브루노 마스와 함께 한 ‘APT.’는 한국의 보편적인 거주 공간에 대한 이야기가 신선함으로 작용하면서 전 세계적(특히 미국)에서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나는 로제보다도 같은 그룹의 멤버인 제니에 대해 이야기하려고 한다. 제니는 초창기부터 비주얼, 연기력을 포함한 아이돌적 역량으로 주목받았다. 다만 로제에 비해 음악적 역량은 부족해 보였는데(사실 제니가 부족하다기보다는 로제가 뛰어나다고 하는 게 맞는 표현일 것이다), 그에 따라 나는 무심코 제니는 배우로 활동할 것이라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나 제니의 솔로곡들은 내 편견을 완전히 깨주었다. 그중에서도 ‘ZEN’에서 선보인 강렬한 사운드와 가사, 그리고 비주얼은 내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I ain't what you think about me
(나는 그대가 생각한 내가 아니다)
Cross me, please
(지나가거라, 부디)
I'ma keep it Z, ‘Zen’
(()’을 유지하나니)
...
Nobody gon' move my soul, gon' move my aura, my matter
(그 누구도 내 혼을, 기품을, 내 신경을 망칠 수 없나니)
Nobody gon' move my life, gon' touch my goal, my matter
(그 누구도 내 삶을, 목표를, 내 신경을 건드릴 수 없나니)
Nobody gon', all this power make them scatter
(그 누구도, 이 힘은 저들을 흩트려 놓나니)
No, nobody gon' touch my soul, gon' match my glow, like, I dare you
(그 누구도 내 영혼에, 내 광채에 닿을 수 없나니, 할 테면 해보라)

 

 

제목에서부터 느낄 수 있듯이, 동양풍의 비주얼과 더불어 불교적 깨달음의 이미지를 적극적으로 차용한 모습이다. ‘ZEN()’은 불교의 사유수(思惟修)’에서 비롯되었으며 사유수는 마음을 한 대상에 집중하여 깊이 사유하는 수행법을 뜻한다고 한다. 인도에서 중국을 거쳐 일본어 발음으로 표기된 말이 다시 서구로 수출된 것이다. 깨달음을 향한 이론적인 탐구가 아닌, 마음에 집중하여 직관적으로 깨달음을 관통하는 것. 그것이 의 핵심이다. 제니 또한 다년간의 연예계 활동과 거대한 성공, 그리고 그에 따른 다양한 사건 사고들을 겪어왔을 것이다. 그 속에서 단단해진 자신의 마음과 오로지 그에 집중하여 외부로부터 흔들리지 않는 상태에 도달했다는 것을 표현하는 듯하다. 자칫하면 거창해 보일 수 있는 이런 가사에 진정성을 더해주는 것은 제니의 음악과 비디오를 비롯한 그의 행보에서 정말 선적인 에너지가 느껴진다는 것이다. 거대한 자본과 기대를 등에 업고 수많은 부담감과 참견이 그녀를 괴롭혔을까? 그럼에도 확실히 자신의 중심을 잡았으며, ‘흔들리지 않는다는 선언은 그야말로 힙합이라고 느껴졌다. 3월에 공개될 정규 앨범도 기대가 된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