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으로 여는 지혜의 인드라망, 북드라망 출판사 :: 우치다 타츠루,『하류지향』- 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

우치다 타츠루,『하류지향』 - 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




'진짜 나'가 어딘가에 있다는 식의 판타지는 너무 일반화 되어버려서 이제는 거의 '상식'이 되어버렸다. 그런 상식에 입각해서 보자면 세상에 두 종류의 사람이 있는데 '진짜 나'를 찾은 사람과 '가짜 나'로 살고 있는 사람이다. 말이 안 된다. 나는 그런 구분은 있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 '진짜 나'는 물론이거니와 '가짜 나'도 모두 '나'다. 진짜다. 


사실 '진짜 나' 판타지가 힘을 얻은 이유는 그것이 사람들의 욕망에 부합하기 때문이다. 현실에서 발버둥치고 있는 '비참한 나', '전전긍긍하는 나', '굴욕적인 나', '정의롭지 못한 나', '욕심사나운 나', '못생긴 나', '당당하게 한 마디 하지 못하는 나', 그러니까 쉽게 말해 '내 마음에 안 드는 나'를 가뿐하게 걷어치울 수 있는 명분을 주기 때문이다. 그 모든 것이 사실은 '진짜 나'가 아니었다고 하면 얼마나 편하겠나. 안타깝게도 그 모든 게 '나'다. 사람이 성장하는 건 그 모든 게 '나'라는 걸 깨달을 때다. '진짜 나'를 찾아 떠난 여행에서도 똑같은 일을 반복하고 있는 '나'를 발견하고 깨달으며 성장할 수도 있겠지만, 대개는 그 여행에서 통장잔고만 축내고 오고 만다.


차라리 질문을 바꿔보는 건 어떨까? '저 사람은 정말 어떤 인간인가?', '저 사람은 정말 무엇을 하고 싶은가?' 오히려 이쪽이 '진짜 나'를 찾을 가능성이 더 높다. 내가 남을 어떻게 보는지, 다른 사람이 원하는 걸 어떤 식으로 생각하는지, 그렇게 (자신의) 바깥을 바라보는 '나'를 잘 관찰하는 편이, 내가 진짜 어떤 인간인지를 알아보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거기에 나의 가치체계, 상상력의 한계, 내 욕망의 방향이 고스란히 들어있기 때문이다. 


하류지향 - 10점
우치다 타츠루 지음, 김경옥 옮김/민들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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