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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하고 인사하실래요 ▽/금주의 책

12월 셋째주, 금주의 사고 싶은 책

by 북드라망 2016. 12. 12.

12월 셋째주, 금주의 사고 싶은 책

* 표지 이미지를 클릭하면 책 소개 페이지로 이동합니다.



『책의 맛』,  로제 그르니에 지음, 백선희 옮김, 뮤진트리 



출판사 책소개

여기 프랑스 문단의 살아있는 역사, 로제 그르니에가 바라보는 문학의 세계가 있다. 프루스트.플로베르.나보코프.플래너리 오코너.체호프.보들레르.카프카가 저자의 친구 및 동료 들인 로맹 가리.장 폴 사르트르.클로드 루아, 그리고 멘토인 알베르 카뮈와 함께 행복하게 거니는 곳이다. 50년 가까운 세월 동안 편집자 겸 작가로 활동하며 프랑스 문학의 면모를 일궈낸 로제 그르니에는 그만의 비평방법으로 문학을, 작가들을 보면서 삶의 의미들을 밝혀낸다.


총 아홉 개의 에세이로 이루어져 있다. 각각의 에세이들은 모두 하나의 문제 또는 테마로 시작되어 문학적인 자유연상을 가장한 일종의 논쟁 형태로 탐험된다. 그르니에는 자신이 좋아하는 작가들에게 질문을 던지고 그들의 소설과 에세이들로부터 지혜와 유머를 끌어낸다. 그의 펜 아래 줄지어 불려 나오는 어마어마한 저자와 작품의 무게만으로 충분히 묵직한 책이지만, 소박하고 섬세하고 깊이 있는 노작가의 해박함은 우리로 하여금 즐겁게 '책의 맛'을 느끼게 해준다.

'읽기'는 아무래도 수동적인 과정이 아니다. 항상 그렇지만, '읽기'가 시작되면, 곧장 쓰여진 것과는 다른 텍스트가 출현하게 된다. 그러니까, 읽는 이가 써나가는 텍스트인 셈인데, '맛'이란 쓰여진 텍스트, 써나가는 텍스트, 그 사이에 있는 것이리라. 당연하게도 이런 책은 '맛내기'의 훌륭한 예제가 되겠지.


『제3의 식탁』, 댄 바버 지음, 임현경 옮김, 글항아리 



출판사 책소개

우리의 먹을거리에 대해 지금까지와는 완전히 다른 새로운 관점을 제시한다. 저자 댄 바버는 과거와 현재의 잘못된 식습관을 넘어 미래로 나아가기 위한 ‘제3의 식탁’을 제안한다. 훌륭한 농사와 훌륭한 요리가 만나야 차려질 수 있는 제3의 식탁은 미국의 새로운 식생활 패러다임이 될 것이다. 이 책은 순식간에 전 세계로 퍼져 나간 미국 음식과 농업의 최근 역사를 토대로 우리가 지금까지 어떻게 식탁을 차려왔는지 살핀다. 


예로부터 우리는 커다란 고기 한 덩이와 몇 가지 채소를 곁들인 전형적인 육류 위주 식탁을 차렸다. ‘첫 번째 식탁’이다. ‘두 번째 식탁’은 유기농 육류와 지역에서 재배된 야채를 사용한다. 맛도 좋고 지구에도 더 좋지만 두 번째 식탁의 구성은 첫 번째 식탁의 구성과 정확히 일치한다. 두 번째 식탁 역시 생태의 균형을 뒤흔들며 영양가 있고 맛있는 음식을 서서히 불가능하게 만든다. 그에 대한 답이 바로 ‘제3의 식탁’이다. 

어릴 때 먹던 밥상과 지금의 밥상을 비교해보면, 정말 많은 것이 바뀌었다. 흰 쌀밥은 잡곡밥으로 바뀌고, 여러종류의 김치와 찌게가 간단한 가공식품류로 바뀌었다. 시대의 변천에 따라 식생활도 함께 변해 나간다. 어느 때보다 '먹는 것'에 대한 관심이 높은 지금 슬쩍한번 읽어봐도 좋을 듯 싶다.


『취향의 탄생』, 톰 밴더빌트 지음, 박준형 옮김, 토네이도



출판사 책소개

우리는 하루에도 여러 번 다양한 방법으로 '왜 어떤 것이 다른 것보다 좋은가?'라고 질문을 받는다. 소소하고 평범한 선택이 모여 우리 일상을 지배한다. 별것 아닌 듯하지만 잘못 고르면 불쾌함을 느끼게 되는 문제들이다. 한편 우리가 지닌 기호는 자신이 누구인지를 알려주는 좀더 폭넓고 심오한 취향으로 발전한다. '좋아하는 것'은 자신의 정체성을 파악하고 드러내며, 다른 사람을 이해하는 가장 손쉬운 방법이다.

저자 톰 벤더빌트는 음식, 넷플릭스 영화, 음악, 소셜미디어 활동 등을 장마다 흥미롭게 다루며 '취향 분류학'의 방법론적, 심리학적 본질을 면밀히 알아본다. 복잡하게 얽힌 음식 취향부터 익숙하지 않은 예술품을 볼 때의 불안함, 음원 재생목록과 팝 차트의 복잡하고 역동적인 특성까지 우리의 선호와 의견은 수없이 많은 힘에 의해 끊임없이 만들어진다.

저자는 왕성한 호기심으로 대단히 복잡하고 매력적인 질문들에 대답하기 위해 취향이라는 괴물을 뒤쫓으며 심리학, 마케팅, 신경과학 연구 결과를 증명한다. 우리가 좋아하는 것을 왜 좋아하고, 싫어하는 것을 왜 싫어하며, 선호하는 것이 자신에 대해 무엇을 말해주는지를 깨닫고 이해하도록 도우며, 음식부터 영화, 음악, 좋아하는 색깔에 이르기까지 우리가 선택하는 과정을 탐구하도록 이끌고 있다.
'취향'을 가지고 있는 편이 없는 편보다 낫다고 생각하면서도, 동시에 아예 무취향의 취향을 갖는 다면 그게 더 행복하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여하튼, '취향'은 그야말로 3차 산업혁명의 동력으로 손색이 없다. 개별화된 선호에 따라 개별화된 생산물을 만들고, 이익을 창출해 내고 등등. 여하간에 '취향'을 살펴보지 않고서는 시대의 지배적인 욕망을 읽어낼 수도 없다.

『서울의 기원 경성의 탄생』, 염복규 지음, 이데아 



출판사 책소개

지금 우리가 딛고 있는 서울, 엄밀히 말하면 '현대 서울'은 어디에서 시작되었을까? 놀랍게도 현대 서울은 식민지 시기 경성의 청사진(blue print)과 겹쳐진다. 물론 많은 변화가 있어왔지만 기본 골격과 변화의 방향은 해방 이전, 1910년에서 1945년 동안 설계되어온 바탕에서 기원한다. 당연히 설계자들은 '우리'가 아닌 '일본 제국'이었다. 그렇다면 일제는 경성을 어떻게 만들고자 했을까? 나아가 해방 이후 우리는 식민지 수도 경성에서 벗어나, 혹은 극복하면서 어떻게 현대 서울로 변화시켜 왔을까? 


<서울의 기원 경성의 탄생>은 책 제목에서 은유하듯이 1910년 병합부터 시작된 식민지 수도 '경성의 탄생'과 도시 개발의 과정을 통해 지금에 이르는 현대 '서울의 기원'을 풀어내고자 한다.

그럭저럭 서울생활도 20년 가까이 되어 가는데, 처음에는 이 도시가 그렇게 낯설고, 복잡하여 영 정을 붙이기가 어려웠었다. '서울', 그러니까 '한양'말고 '서울'은 사실상 '근대'와 함께 탄생한 도시가 아닐까 하는 의문을 가진 적이 있었다. 말하자면 도시의 '뼈대'라는 측면에서 말이다. 마침 그런 의문을 해소해줄만한 책이 출간되었다.


『쫓겨난 사람들』, 매튜 데스몬드 지음, 황성원 옮김, 동녘



출판사 책소개

하버드대학교 사회학과 교수 매튜 데스몬드의 현장연구 기록물이다. 저자는 수년 동안 밀워키 지역 도시 빈민들과 함께 살았던 시간을 책으로 옮겼다. 빈곤의 풍경을 마치 세밀화처럼 그려낸 독특한 책으로 평가받으며 미국에서 큰 화제가 되었다. 2017년 앤드류 카네기 메달 최고의 논픽션 부문 최종 후보에 올랐으며, 2016년 아마존 베스트셀러, <뉴욕타임스> ‘올해의 주목 도서 100권’을 비롯해 <워싱턴포스트>, <월스트리트저널>, <퍼블리셔스위클리> 등 저명한 매체에서 뽑은 최고의 책으로 선정되었다.


저자는 도시 빈민층에 해당하는 여덟 가정의 이야기를 통해, 대도시에서 주거 정책이 어떻게 가난과 불평등을 야기하며 또 지속시키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흡사 소설이나 산문시와 같은 느낌을 주기도 하는 책의 분위기는, 머리로만 문제를 인식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책에 등장하는 사람들의 고단한 삶에 공감할 수 있게 한다. 책을 읽는 독자들은 잘 쓰인 리얼리즘 소설과 사회학 연구서 두 권을 동시에 읽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커다란 통계나, 역학조사 같은 것 말고, 구체적인 개인의 이야기를 보편화 하는 책들을 좋아한다. 그런 '취향'에 힘입어 고른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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