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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하고 인사하실래요 ▽

뭐? 꿈은 현실과 반대라구?

by 북드라망 2012. 2. 21.
누가 꿈꾸는 당신이 아름답다 했는가…

편집부 다용도

넌 꿈도 없냐, 지금은 힘들어도 꿈이 있어서 견딜 수 있어, 싫다 싫어 꿈도 사랑도…♬ 아 이건 아니고. 아무튼 꿈. 우리에게 (개인적인 분류법에 따르면) 꿈은 크게 세 가지 종류가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돼지꿈(복권 로또 딱 기다려), 개꿈(일진이 사납네), 그리고 자라나는 꿈나무들이 마땅히 가져야 할 사명감과도 같은 그것……흠흠. 네? 떨어지는 꿈도 있다고요? 키 크시겠네요. 뭐라고요? 죽는 꿈은 어쩌냐고요? 꿈은 반대라잖아요, 오래오래 장수하시겠는데요, 하하……(제가 웃는 게 웃는 게 아니구만요-_-;). 음, 뭐, 꿈이란 게 우리에게 인식되는 건 대체로 이런 식입니다. 예측 혹은 예감을 한다거나 어떤 바람에 대한 근거로 삼는다거나 하는 식이죠. 그런데, 꿈이랑 몸이랑 상관이 있다는 생각, 해보신 적 있나요? 꿈, 그거 무의식의 발현 아닌가? 그럼 정신의 문제 아닌가?라고 하시는 분, 자자, 다음을 보시죳!

혈이 충실한 이라면 꿈을 꾸지 않는다. 자는 것이 깨어 있는 것과 동일한 상태인 것이다. 자면서도 화두를 놓지 않는 ‘몽매일여’(夢寐一如)는 이런 상태를 말하는 것이리라. 이는 단지 비유적인 표현이 아니다. 잠에 들기 전까지 한 생각을 골똘히 하면 깨어날 때도 그 생각이 이어질 것이다. 그렇게 화두를 꿈속까지 들고 가는 것, 이것이 수련을 하는 자세이다. 이와 반대로 혈기가 부족하면 깨어 있어도 자는 상태와 비슷하다. 깨어 있으면서도 꿈과 같은 상태인 비몽사몽(非夢似夢)인 상태! 깨어서도 꿈에 취해 이것이 현실인지 꿈인지 헷갈리는 사람들, 사이버 세계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현실과 구별 못하는 이들은 혈기를 보충하시라.

─김태진 지음, 『명랑인생 건강교본』, 「꿈에 대하여」

『동의보감』의 논리적이고 분석적인 목차에 대해서는 제가 말씀드리긴 좀 그렇고(꼭 몰..몰라서 그런다기보다는... 고미숙 선생님의 명저^^; 『동의보감, 몸과 우주 그리고 삶의 비전을 찾아서』를 보시죳!), 아무튼 『동의보감』 목차상 ‘혈’(血) 다음 편으로 나오는 게 바로 ‘몽’(夢)편입니다. 뭔 상관이냐고요? 어허.. 바로 위에 인용문을 다시 한번 보실까요― “혈이 충실한 이라면 꿈을 꾸지 않는다.” 꿈을 꾸는 것은 우리 몸의 혈과 상관이 있습니다, 있고요. 구체적으로 꿈이란 모두 혼백(魂魄)이 사물에 작용하여 꾸는 것으로, 몸이 사물과 접하면 일이 생기고, 신(神)이 사물과 마주치게 되면 꿈을 꾼다고 말합니다. 이때 사기가 침범하여 혼백이 불안해지면 꿈을 꾸는 것이지요. 왜? 혈기가 적기 때문에. 그리고 혈기가 적은 것은 심(心)의 증상에 속합니다(신神을 저장하는 곳이 심心이고, 자면서도 꿈을 꾸지 않으려면 혈기를 보하여 신을 보전해야 한다는 말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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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너 말이 쉽다? 하실 수 있겠어요. 혈기를 보하라는 게 도당체 뭔 말인가 싶으실 거예요. 그러나 자, 여기서 열을 내지 않으시는 게 제일 중요합니다. 혈에 가장 안 좋은 것은 다름 아닌 열(熱)! 마음대로 되는 게 하나도 없어서 머리에 스팀받으실 때 올라오는 그것, 네 맞습니다. 그 ‘열’입니다. 이 ‘열’은 피를 말립니다.(부모님 피, 많이들 말려 보셨죠?^^;;) 열을 안 내는 게 (불가능할지 모르겠습니다만…껄껄;;) 혈을 보하는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 가능하면 열 내지 마시고, 컴퓨터 모니터 TV화면 보면서 눈의 진액을 고갈시키지 마시고(눈 오래 쓰는 게 피 말리는 데는 제일이라는-_-;) 피로와 작별하시기를. 눈을 쉬게 하고 피가 마르지 않게 평정을 유지하시고 혈의 짝꿍인 기의 순환이 더불어 잘 될 수 있도록 몸과 마음의 소통에 힘쓰시기를. 그리하여 우리 굳이 스님이나 도인이 장래희망이 아니더라도 ‘몽매일여’로 우리 삶의 연구자가 될 수 있기를. 꿈꾸는 자가 아름답니 어쩌니 하는 광고문구를 웃어넘기며 ‘혈’을 충실히 할 것을 다짐하는 여러분이 될 수 있으시기를.

침으로도 오줌으로도 눈으로도 피부로도 콧물로도 모자라 ‘꿈’으로도 건강상태를 체크할 수 있다는 사실은 어찌 보면 놀랄 노자입니다.(Wow!) 우리의 몸을 보는 완전히 새로운 시각 하나를 얻는 것이기도 하고, 나의 것이기도 하지만 그렇다고 나에게 속한 것은 아닌 나의 ‘외부’인 꿈에 대한 앎의 증대이기도 합니다. 어쩐지 좋은 꿈을 꾸었을 때 복권 사는 것 말고, 어쩐지 나쁜 꿈을 꾸었을 때 괜히 인상쓰고 있지 말고, 그 꿈을 통해 나의 몸 상태를 살피고, 나의 감정의 흐름을 보는 연습. 나의 몸과 마음과 꿈이 만나는 바로 그곳에서, 내 꿈(神)과 몸의 상관관계를 탐구할 것을 마음먹는 바로 지금, 건강에 대한 우리의 새로운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명랑인생 건강교본』에서 읽는 꿈과 오장의 상관관계☆

간이 허하면 꿈에 버섯이나 싱싱한 풀이 보이며, 실하면 나무 아래에 엎드려서 일어나지 못하는 꿈을 꾼다. 심이 허하면 꿈에서 불을 끄거나 양(陽)에 속하는 사물이 보이고, 실하면 불타는 꿈을 꾼다. 토(土) 기운이자 소화를 담당하는 비가 허하면 음식이 부족한 꿈을 꾸고, 실하면 담장을 쌓고 지붕을 덮는 꿈을 꾼다. 색으로 보자면 흰색인 금(金) 기운, 폐가 허하면 꿈에 흰 것이 보이거나 사람이 베어져 피가 흥건한 것이 보이고, 실하면 병사들이 싸우는 것이 보인다. 물과 연관된 수 기운인 신이 허하면 꿈에 배가 보이거나 물에 빠진 사람이 보이고, 실하면 물에 빠져 두렵고 무서워하는 꿈을 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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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랑인생 건강교본 - 10점
김태진 지음, 최정준 감수/북드라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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