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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와 상추쌈과 담배와 벌레와 정(情)에 관하여 이옥 함께 읽기 고양이와 상추쌈과 담배와 벌레와 정(情)에 관하여 담배가 맛있을 때 책상에 앉아 글을 읽을 때, 중얼중얼 반나절을 보내노라면 목구멍이 타고 침도 마르는데, 먹을 만한 것이 없다. 글 읽기를 마치고 화로를 당겨 담배를 비벼 넣고, 천천히 한 대 피우면 달기가 엿과 같다. … 길고 긴 겨울밤 첫닭 우는 소리에 깨어 대화할 상대가 없고 할 일도 없을 때, 잠시 부시를 탁 하고 쳐서 튀는 불꽃을 받아 천천히 이불 아래에서 은근히 한 대 피우면 봄기운이 빈 방에 피어난다. … 산길의 허름한 주막에서 병든 노파가 밥을 파는데, 밥은 벌레와 모래가 뒤섞여 있으며 젓갈은 비리고 김치는 시었다. 다만 내 몸, 내 목숨 때문에 할 수 없이 토하고 싶은 것을 참고 억지로 삼키노라면 위장이 멈춰 움직이지 않는.. 2013. 5. 6.
추워야 산다, 소한(小寒) 소한, 추위가 여는 새로운 길 송혜경(감이당 대중지성) 춥다! 27년만의 강추위라는 요즘, 원초적인 이 소리만 무한반복하게 된다. 겨울철이면 남들보다 추위를 더 타는 터라, 나는 한(寒)에 한(限) 맺힌 사람이다.^^;; 눈이 아직 녹지 않은 길을 언 발 동동거리며 걷다가 문득 생각해본다. 도대체 왜 추워야 하는 거지? 추위는 무슨 쓸모가 있는 걸까? 추울 필요가 꼭 있을까? 추위에 대한 짜증에 가까운 이 질문이 어느 틈엔가는 진짜 궁금해져버렸다. 잔털부터 새끼발가락 끝까지 매콤하게 추운 이 절기에 치열하게 고민해볼 수 있는 절묘한 질문이다. 오늘은 이름부터 한(寒)이 서린 소한(小寒)이다. 꼭, 추워야 한다 24절기는 마지막 두 절기인 소한(小寒)과 대한(大寒)으로 긴 여정을 마친다. 맞다. 그 이름에.. 2013. 1. 5.
히스테리엔 약! 영도혈 생각을 바루는 힘, 영도 최정옥(감이당 대중지성) 직원 : 정여사님 나오셨습니까? 정여사 : 어머 소주! 어머 무서워... 어머 트라우마! 요거 요거 바꿔줘. 직원 : 왜 그러신지? 정여사 : 요거 요거 소주, 너무 써. 직원 : 소주는 원래 씁니다. 정여사 : 나도 마셔봤는데! 다른 이유가 있으니까 바꿔달라는 거 아냐? 너무 취해. 취해도 너~무 취해. 바꿔 줘 직원 : 바꿔 드릴수가 없습니다. 정여사 : 뭐? 브라우니 물어! 히스테리, 정체를 밝혀라 전 국민이 다 아는 정여사님이시다. 되지도 않는 트집을 잡아 배 째라고 들이대기가 특기이신 분-‘바.까.줘’. 기분이 자주 변하고 자존심은 엄청 세고 과장하여 자기를 내세우기 좋아하는 것 또한 정여사님 특기. 요즘 정여사 같이 밑도 끝도 없는 블랙 컨슈머.. 2012. 11. 29.
오행의 스텝, 오수혈 오수혈(五輸穴), 미로와 치유의 길 류시성(감이당 연구원) 스물한 살, 허리디스크라는 판정을 받았다. 그로부터 숱한 병원을 들락거리며 투병생활(?)을 시작했다. 허나, 병원문이 닳도록 들락거려도 디스크는 좀처럼 내 몸을 떠날 기미조차 보여주지 않았다. 주변에서는 혀를 찼다. “젊은 나이에...” 그럴수록 나는 더 의사에게 매달렸다. “선생님, 어떻게 해야 나을 수 있나요?” 최첨단의 장비들과 최신 시술들을 이용해 병을 고치겠노라고 호언장담하던 의사는 한 마디 내뱉었다. “아이 돈 노!” 젠장! 나는 곧 한의원을 찾았다. 기적이 일어났느냐고? 아무 일도 벌어지지 않았다. (젠장, 젠장!) 그리하여 지금도 이 고질병을 몸에 달고 산다. 비가 오면 허리가 쑤신다는 할머니 같은 말을 내뱉으면서 말이다. 하지만 .. 2012. 11.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