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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살지기7

강자는 '되는' 것이다, 쾌남쾌녀-되기! 庚金 - 죽지 않아! 강철 같은 마음의 비밀 바위는 무엇하러 오세영 바위는 무엇하러 바위인가? 흙에서 뛰쳐나와 홀로 절벽과 마주 선 바위, 난만하게 핀 꽃들의 향기에도 취하지 않고, 거친 비바람에도 흔들림 없고, 애틋한 물소리에도 격하지 않아 그것을 바위라 하지만 그의 무심은 대체 무엇이 되려 하는가? 면벽천년, 하늘이 되려는가? 묵언만년, 바람이 되려는가? 스스로 길을 막고 절벽과 마주 서서 바위는 흙이기를 거부하지만 보아라, 내 가슴에 자라는 한 포기 난을, 감정처럼 축축히 젖는 이끼를, 환경이 개인에게 영향을 끼치는 것과 개인이 환경을 결국엔 극복해내는 것, 이 가운데에서 어느 쪽이 더 진실에 가까울까(혹은 중요할까)? 그래, 사실은 이 양자택일이 무용한 것이며 현실에서는 ‘개인’과 ‘환경’이 그렇.. 2012. 10. 13.
묘수, 좀생이별들의 결정체 음기작렬! 가을 밤하늘, 본색本色을 드러내다 -가을철 별자리를 찾아서④ 손영달(남산강학원 Q&?) 한로, 완연한 가을 찬 이슬이 내리는 절기 한로(寒露). 결실과 수확의 시기다. 그래선가 평소에도 원체 일복이 많은 나지만 매년 이 즈음이 되면 정말 감당 안 되게 일거리들이 쇄도한다. 작년 이맘때 쯤, 나는 전쟁 같았던 연구실 이사를 마치자마자『갑자서당』의 교정지를 받아들었다. 연구실에 오기 전 조선소에서 땜장이 노릇을 할 때는 한 달에 일을 570시간 씩 했다. 10대 후반엔 코피 터져라 수능 공부 하다말고 고향집에 끌려가 비탈밭 3천 평에 심어 놓은 옥수수를 혼자 다 따기도 했다. 왜 집안마다 속 썩이는 삼촌들 하나씩 있지 않은가. 우리 집안의 풀리지 않는 숙제인 한 삼촌이 밭이란 밭마다 일을 잔뜩 벌.. 2012. 10. 11.
처서, 모기의 입은 쉽게 삐뚤어지지 않는다 처서, 온 누리에 숙살(肅殺)이! 김동철(감이당 대중지성) 처서, 매가 되는 시간 모기도 처서가 지나면 입이 삐뚤어진다는 속담은 요즈음엔 딱히 어울리지 않아 보인다. 처서가 왔음에도 도심 속 모기는 여전히 기세가 수그러들지 않는다. 그만큼 더위가 남아 있다는 이야기렷다. 남은 더위, 즉 잔서(殘暑)의 흔적은 단지 모기뿐만이 아니다. 아직도 여름인양 일상을 잠식하고 있는 열기는 곳곳에 도사리고 있다. 그 열기는 다름 아닌 산만함이다. 열대야가 기승을 부리던 때에는 덥다는 핑계거리라도 있었으나 이제는 다르다. 봄과 여름의 발산하는 기운에서 토(土)의 교량을 건너 가을과 겨울의 수렴하는 기운으로 넘어왔기 때문이다. 전혀 다른 시공간의 장으로 넘어왔음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한여름의 습관대로 살고 있다면 곤란하다.. 2012. 8. 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