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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풍2

못된 심보가 화를 부른다! 마음의 병을 풀어주는 중충혈 구급하라! 중충 귀신(?) 보고 졸도하다 십 년 전 일인 것 같다. 여동생이 결혼하기 전이니까. 오랜만에 일본에서 친구가 와 집 근처에서 만났다. 주말 저녁이라 동생도 자리를 함께했다. 고기를 굽고, 맥주로 건배도 하고, 밀린 얘기로 시간 가는 줄 몰랐다. 한참 떠들고 있는데 옆에 앉은 동생이 화장실에 갔다 온다면서 일어났다. ‘아니, 벌써 물 버리러 간다고? 식당에 들어온 지 얼마 되지도 않은 것 같은데….’ 테이블에는 이미 맥주병이 잔뜩 쌓여 있었다. 동생은 술을 빨리 마시는 스타일이다. 그런데 그날은 술을 너무 빨리 마시는 거였다. 술병이 금세 비었다. “야, 좀 천천히 마셔. 누가 뺏어 먹냐?” 나는 친구와 얘기하는 간간이 동생에게 눈을 흘기면서 이렇게 핀잔을 줬다. 동생은 화장실에 갔다 와서 우.. 2013. 10. 24.
바람을 다스리는 혈, 곡지 친절한 곡지씨 이영희(감이당 대중지성) 채울 길 없는 욕망 그는 중풍에 걸려 오른쪽 반신이 흐느적대고, 제 입안의 침도 잘 수습하지 못한다. 뭐라고 말을 하기는 하는데 잘 알아들을 수 없이 버벌거린다. 나니까 대강 알아듣지 타인하고는 거의 의사소통이 안 된다. 입술을 오므리지 못하니까 나를 ‘복희야’라고 부르고 싶을 때는 입가에 심한 경련이 인다. 나는 그게 불쌍하지 않고 고소하다. 처녀 적 그의 집에서 식모살이 할 때부터 함부로 부르던 이름을, 내가 그렇게 싫어하는데도 그의 마누라가 된 후에도 기분이 좋을 때나 화가 날 때는 연달아 불러대곤 했다. 반신이 무력해진 후에도 속에서 뻗치는 기운은 여전한 듯 말이 잘 안 돼 고함으로 변할 때는 유리창이 다 들들댄다. 원래 기운이 넘치는 장대한 남자였다. 개같.. 2012. 6. 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