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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593

새로운 코너, 개봉박두! 북드라망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늘 신경이 쓰이는 것이 방문자와 댓글이다. 방문자가 조금씩 늘어가는 것도 좋지만, 댓글이 달릴 때는 더욱 기분이 좋다. 블로그에 올리는 글이 독백으로 끝나지 않고, 누군가와 대화를 한다는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으면 누군가에게 말하고 싶은 것처럼, 블로그에 글을 올릴 때에도 늘 들어주는(읽어주는) 사람을 떠올리게 된다. 하지만, 방문자 수에 비해 반응이 적을 때에는 이유를 찾고 싶어 마음이 초조해진다. 글을 읽고 있는 사람이 과연 있을까, 싶은 생각마저 드는 것이다. 댓글도 뜸한 요즘에는 블로그 필자들이 어떻게 하면 신나게 글을 쓸 수 있을까, 이런 생각을 하게 된다. 그림을 고를 때 좀더 신중하게, 좀더 재미있게 고르지만 반응이 없으면 급좌절. 자신이 쓴.. 2012. 10. 5.
일상우주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 己土 - 지루한 오후, 우주선이 필요해 오후 2시, 이따금씩 소곤거리는 전화 소리만 들릴 뿐, 모든 것이 고요하다. 사람들도 오늘까지 해야 할 업무들에 말없이 열중할 뿐이다. 왼쪽 중간 벽에 얼룩을 뒤로하고 휑하니 걸려있는 시계는 아무도 보지 않는 초침을 톡톡 묵묵히 돌리고 있다. 계단 옆 엘리베이터도 위 아래로 두어번 움직이지만, 내리는 사람은 드물다. 청소 아줌마만 쓰레기통을 들고 이리 저리 휩쓸리고 있는 먼지들을 쓸어 담고 있다. 저기 구석에는 누가 흘려났는지, 물이 홍건이 젖어 있다. 30분 전부터 지난해 사업계획 자료만 여러 부 뽑아내고 있는 컬러프린터는 어제 들여온 예쁜 복사기에 전혀 관심을 보이지도 않고, 걱걱, 똑같은 소리만 토해낸다. 누가 이 자료를 뽑아내고 있는지 둘러보아도 아무도 눈짓.. 2012. 9. 24.
가장 지적인 인맥을 쌓는 방법, 『인물톡톡』 마음에 쿵, 하고 내려와 꽂히는 문장을 만날 때마다 우리는 그를 만나고 싶다. 그 인생 속으로 입류(入流)하고 싶어지는 것이다. 그런데 어쩌면, 이런 갈망이야말로 독자 자신의 심혼을 더듬고 자신의 생각을 다듬으려는 욕망의 발로가 아닐까.─채운, 「책머리에」, 『인물 톡톡』, 6쪽 톡톡(talk하면 通한다) 시리즈의 두 번째 책, 『인물 톡톡』이 출간되었습니다. ^^인물 톡톡에서는 간디, 반 고흐, 괴테, 김홍도, 레오나르도 다빈치, 사마천, 셰익스피어, 안데르센, 톨스토이, 프로이트, 플로베르 등등… 55인과의 '소개팅'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셰익스피어의 작품에는 순수 창작이 거의 없다는 게 정설이다. … 지금으로서는 납득하기 어렵지만, 창작물과 비창작물의 구분이 엄격하지 않았던 당시로서는 빈번한 일이었.. 2012. 9. 17.
일단 간다, 모든 곳이 길이기에! 己土 - 평평, 우주의 모든 길 그대에게 가는 모든 길 백무산 그대에게 가는 길은 봄날 꽃길이 아니어도 좋다 그대에게 가는 길은 새하얀 눈길이 아니어도 좋다 여름날 타는 자갈길이어도 좋다 비바람 폭풍 벼랑길이어도 좋다 그대는 하나의 얼굴이 아니다 그대는 그곳에 그렇게 늘 있는 것이 아니다 그대는 일렁이는 바다의 얼굴이다 잔잔한 수면 위 비단길이어도 좋다 고요한 적요의 새벽길이어도 좋다 왁자한 저자거리 진흙길이라도 좋다 나를 통과하는 길이어도 좋다 나를 지우고 가는 길이어도 좋다 나를 베어버리고 가는 길이어도 좋다 꽃을 들고도 가겠다 창검을 들고도 가겠다 피흘리는 무릎 기어서라도 가겠다 모든 길을 열어두겠다 그대에게 가는 길은 하나일 수 없다 길 밖 허공의 길도 마저 열어두겠다 그대는 출렁이는 저 바다의 .. 2012. 9.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