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1/261 [쿠바리포트] 없음이 다름이 되는 법 없음이 다름이 되는 법 데자뷰 좀비가 된 딸 덕분에 어머니는 관광객이 아닌 생활인 모드로 아바나를 경험했다. 열대의 열기로 채색된 아바나 비에하에서 신나게 사진을 찍는 대신, 조용한 주거지에서 집과 시장만 왔다갔다하셨다. 시가와 럼을 기념품으로 사는 대신에 시장에서 씨가 마른 소고기와 해산물의 행방을 쫓으셨다. 이 와중에 우리 사이에서 반복적으로 오고 간 대화는 다음과 같다. “여기는 이런 것도 없니?”“응. 여기는 원래 이래.” 소름이 돋았다. 데자뷰 같은 문답이다. 어머니의 질문은 내가 처음에 쿠바에 왔을 때 가장 많이 던졌던 질문이었다. 있는 것보다 없는 게 더 많은, 텅 비어 있는 마켓 진열대가 이해되지 않았다. 골목 가득히 양파와 고구마만 꺼내놓은 재래시장의 풍경은 내 눈을 의심하게 했다. 물건.. 2021. 1. 26.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