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6/041 [연암을만나다] 검지 않은 까마귀를 만나기 검지 않은 까마귀를 만나기 연암은 무엇을 보아도 괴이하게 생각치 않는 자를 ‘달관’한 자라고 말한다. 세상의 천만 사물 앞에서 그것을 자기가 원래 알던 것과 비교하며 의심스러워한다면 속인이고, 사물 간의 차이를 담담히 보고 여유 있게 ‘응수’한다면 달관한 자다. 속인들은 해오라기에 비해 검은 까마귀가 불길하게 생겼다고 비웃고, 오리와 비교해 학의 긴 다리를 위태롭다고 느끼고, 옛 시를 닮지 않은 시를 기괴하다고 여긴다. 하지만 그 말은 각자 잘 살고 있는 까마귀와 학, 이미 쓰여진 시에게는 어불성설이다. 그렇다, 우리가 종종 생각하듯 모든 존재는 다르게 태어났지만 ‘틀리게’ 태어난 적은 없다. 연암은 여기에서 한 번 더 나아가서 이렇게 묻는다. 까마귀는 정말 검은 색인가? 검은색은 어둡고 불길한 색인가?.. 2020. 6. 4.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