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10/211 얼굴을 지워라! 얼굴을 지워라! “지금이 어느 시대인데 아직도 그런 거에 신경 써요?” ‘한부모 가족’이라는 언표 때문에 힘들다는 내게 오랜만에 만난 지인이 한 말이다. 정말 나는 왜 이러고 있는 것일까. 경제적으로도 어렵지 않고 아이들도 잘 자라주고 있는데 뭐가 문제지? 곰곰이 생각해보니, 나는 저 언표가 힘든 것이 아니라 남편의 부재 그 자체가 힘든 것이었다. 말하자면 그것으로 인해 내 자아가 타격받았다고 생각되어서였다. 나에게는 삶에 대한 환상이 있었다. ‘완벽함, 완전함’ 같은 이데아 말이다. 이것에 맞춰 내 영토를 일구며 살아왔다. 거기에 흠집을 내는 사람들이 싫었고, 그런 사람들과 관계를 맺고 싶지 않았다. 집을 나간 후 깡패가 되어 찾아온 오빠를 만나지 않았던 것도, 아토피가 심한 아이를 귀찮아하고 미워했던.. 2019. 10. 21.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