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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리나멘8

요동을 부추기는 만남의 장_ “공부하는 청년들, 만나다 말하다” 2023년 10월 26일 북토크 후기 요동을 부추기는 만남의 장 _ “공부하는 청년들, 만나다 말하다” 2023년 10월 26일 북토크 후기 최수정(인문공간 세종) 평소 한적했던 정동길 양쪽으로 노란 천막들이 길게 늘어서 있었다. 가을을 맞아 작은 장이 섰다. 지하철역 입구부터 내가 가는 길을 따라 나란히 정렬한 노란 물결이 곧 있을 만남을 더욱 설레게 했다. 알록달록 물들기 시작하는 나뭇잎 아래 노란 천막과 인파가 어울려 허공에서 천천히 떨어지는 낙엽처럼 흔들려 보였다. 그들 사이로 바쁘게 발걸음을 옮겼다. 마음과 걸음이 서로를 부추기고 앞서거니 뒤서거니 내달렸다. 북드라망 출판사의 세 권의 책 『청년, 연암을 만나다』, 『청년, 루크레티우스를 만나다』, 『청년, 천 개의 고원을 만나다』의 네 명의 청년 저자, 이윤하, 남다영, 성민호, .. 2023. 11. 3.
『청년, 루크레티우스를 만나다』 리뷰 ⑨ 우주를 믿는다면 두렵지 않다! 『청년, 루크레티우스를 만나다』 리뷰 ⑨ 우주를 믿는다면 두렵지 않다! 정건화(규문, 『청년, 니체를 만나다』 저자) 이 책을 가로지르는 키워드 중 하나는 ‘두려움’이다. 책의 저자이자 나의 친구인 민호는 “내 안의 형체 없는 두려움을 어떻게든 이해해볼 수 있을까 하는 바람”(264쪽)을 붙잡고 루크레티우스에 관한 글을 써내려갔다고 한다. 두려움이라. 민호는 무엇이 두려웠던 걸까? 두려움이란 무엇일까? 두려움이라고 말하고 보니, 우리 삶의 많은 부분이 두려움에 의해 지배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두려움의 층위는 참으로 다양하다. 안락한 보금자리를 보장받지 못할까봐 두렵고, 사람들의 인정을 받지 못할까 두렵고, 사고나 질병이나 노화로 몸이 이전과 같지 않을까봐 두렵고, 소중한 사람들이 내 곁을 떠날까봐 두.. 2023. 7. 14.
『청년, 루크레티우스와 만나다』 리뷰 ① “마주침”은 영원하다―루크레티우스의 원자론이 선사한 새로운 삶 에서 활동하는 성민호 샘의 『청년, 루크레티우스를 만나다』는 편집자인 저에게 특별히 인상적인 책 가운데 하나입니다. 그 이유는 이 책의 초고인 글과 지금 책으로 나온 모습이 굉장히 달라졌기 때문입니다. 초고에서 조금 더 나아가는 것이 특히 초보 필자에게 얼마나 힘든 일인지 잘 알기 때문에, 이렇게 한땀 한땀 공들여 나아간 원고를 건넨 민호샘을 편집자로서 응원하고 싶었습니다. 어떻게 응원하면 다음 글까지 내처 달릴 수 있을까, 생각하며 친구들과 함께하는 응원이 역시 최고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공동체 네트워크의 청년샘들에게 함께해 주시겠냐고 물었고, 기꺼이 함께하겠다는 답변을 모두 열 분에게 받았습니다. 열 명의 리뷰어 가운데 두 분은 장년 분들입니다. 특히 강민혁 선생님은 정말 바쁜 와중에도 기꺼이 .. 2023. 7. 4.
[청년루크레티우스를만나다] 기쁨이어라, 삶이여, 죽음이여! 기쁨이어라, 삶이여, 죽음이여! 죽음 충동과 마주하며 쭈뼛거리는 친구들 틈에 있다가 금방 나오긴 했지만, 그 이후로 마음 한 쪽 구석에서 톱니바퀴 하나가 계속 돌아간다. 이렇게 젊은이들뿐인 장례식이라니. 당연히 ‘왜’에 대한 답을 구할 수도, 감히 그 심경을 온전히 이해할 수도 없을 테다. 그런데도 자꾸만 비슷한 물음으로 되돌아오게 된다. 대체 그에게는 세상이 어떻게 체험되었을까? 어떤 색 어떤 톤으로 비춰졌고 무엇이 그토록 견디기 어려웠을까? 반대로, 어떻게 그 동안은 사는 쪽을 택해왔던 걸까? 대답이 나올 리 없는 이 의문들이 한참을 물결치고 나서야 비로소 초점이 좀 움직이기 시작했다. 지금까지는 전혀 문제가 아니었던 것들이 눈에 들어왔다. 그런데 나는, 그리고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죽지 않고 살아가.. 2022. 11.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