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15 [북-포토로그] 물든다는 것, 물들 수 있다는 것 물든다는 것, 물들 수 있다는 것 고질적으로 편두통을 앓았었다. 편두통으로 응급실에 갈 정도의 상태도 몇 번이나 있었는데, 그러다 더 이상 병원에 가지 않게 된 결정적인 계기가 있었으니, 바로 민족의학연구원에서 펴낸 『손 주물러 병 고치기』 책을 만난 다음부터이다. 이 책에 나와 있는 두통 때의 혈자리를 지압볼펜 등으로 꾹꾹 누르면 확실히 어느 정도 두통이 경감되고 견딜 만해졌다. 그다음으로 편두통을 확실히 진압(?)하게 된 계기는 T침을 만나게 되면서이다. 지압볼펜이나 봉으로 누르는 것보다 T침의 효과는 훨씬 강력했다! T침을 만나기 전에 신기하게도 임신과 출산을 겪으며 편두통 횟수가 완전히 줄었고(임신한 이후 2년간은 아예 두통이 없었다+_+), 그 이후 T침을 만나 이제 편두통이 두렵지 않게 .. 2024. 12. 24. [아스퍼거는 귀여워] 감자 팬클럽 감자 팬클럽 그 날은 평범한 오후였다. 감자가 한 50일쯤이었을까. 분유 냄새가 폴폴 나는 뽀시래기 시절, 남편은 출근하고 나는 감자랑 하루 종일 붙어있으면서 젖을 먹이고, 기저귀를 갈고를 반복하고 있었다. 거실 소파 위에 앉아 다리 위에 아이를 끼워놓고는, 좌우로 살랑살랑 흔들었다. 배부른 아이는 나른하게 누워있고, 모처럼의 평화로운 분위기. 그때 감자는 내 눈을 정확하게 바라보며 방긋 웃었다. 등줄기부터 짜르르 행복감이 느껴졌다. “아…. 이게 행복이구나” 감자를 낳고 밤낮으로 잠도 못 자고, 회복이 늦어서 제대로 앉지도 서지도 못했던 나날들이었다. 내 배에서 나왔지만, 처음에는 실감이 안 났고, 나중에는 정신이 없었고, 씻지도 먹지도 못해 사랑스러움을 느낄 새도 없었다. 하지만 그 날 처음 눈이 .. 2024. 11. 5. [아스퍼거는 귀여워] 감자의 똥 연대기 감자의 똥 연대기 감자는 정말, 정말정말정말 오줌, 똥을 못 가렸다. 만 3살이 지나, 한국 나이로 5살이 되었는데도, 기저귀를 못 뗐으니 말 다 했지. (네이버에 쳐보니 ‘기저귀를 떼는 시기는 18개월에서 24개월이 적당하다.’라고 쓰여있다) 발육이 남다른 감자에게 맞는 기저귀 사이즈가 더 이상 없어서, 더 큰 기저귀를 찾으려면 성인용으로 가야 할 판이였다. 이걸 어찌해야 하나 고민하던 중, 어린이집을 가게 되었다. 사람들이 말하길 일단 벗기고 팬티를 입혀 놓으면 자신도 축축한 것을 알게 되어서 자연스럽게 떼게 된다나? 그 말을 믿고 덜컥 어린이집 적응과 배변 훈련을 동시에 해버리자는 안일한 생각을 해버렸다. 어린이집 적응도 힘든 마당에 배변 훈련까지 더해지니 그야말로 혼돈의 카오스. 나도 울고, 감.. 2024. 10. 16. [아스퍼거는 귀여워] 아이가 태어나던 날 아이가 태어나던 날 아이는 제주도에서 태어났다. 진통이 시작된 건 토요일. 39주 차인 만삭의 임산부가 절물휴양림으로 산책을 나갈 참이었다. 그 당시 젤 좋아했던 양념 돼지고기를 구워 먹고, 휴양림 주차장에 주차하는 순간 딱 느낌이 왔다. ‘오늘이다! 오늘 나온다!’ 뭔가 세상 처음 느껴보는 진통인데도 오늘인 거 같다는 느낌이 빡 드는 순간이었다. 다니던 산부인과에 전화해 진통 정도를 이야기하자, “그 정도로 아파서는 아이가 나오지 않는다.”는 말을 들었다. 좀 더 기다려보고 진통이 규칙적으로 오기 시작하면 병원에 들르란다. 나랑 남편은 그 길로 차를 돌려서 집으로 향했다. 어디서 주워들은 것은 있어서 아기를 낳으면 한동안은 차가운 것은 못 먹는다는 말이 생각났다. 평소에는 좋아하지도 않으면서 나는 빠.. 2024. 8. 12. 이전 1 2 3 4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