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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12

[아스퍼거는 귀여워] 아이가 태어나던 날 아이가 태어나던 날  아이는 제주도에서 태어났다. 진통이 시작된 건 토요일. 39주 차인 만삭의 임산부가 절물휴양림으로 산책을 나갈 참이었다. 그 당시 젤 좋아했던 양념 돼지고기를 구워 먹고, 휴양림 주차장에 주차하는 순간 딱 느낌이 왔다. ‘오늘이다! 오늘 나온다!’ 뭔가 세상 처음 느껴보는 진통인데도 오늘인 거 같다는 느낌이 빡 드는 순간이었다. 다니던 산부인과에 전화해 진통 정도를 이야기하자, “그 정도로 아파서는 아이가 나오지 않는다.”는 말을 들었다. 좀 더 기다려보고 진통이 규칙적으로 오기 시작하면 병원에 들르란다. 나랑 남편은 그 길로 차를 돌려서 집으로 향했다. 어디서 주워들은 것은 있어서 아기를 낳으면 한동안은 차가운 것은 못 먹는다는 말이 생각났다. 평소에는 좋아하지도 않으면서 나는 빠.. 2024. 8. 12.
[북-포토로그] 살기 좋은 곳은 어떤 곳일까 살기 좋은 곳은 어떤 곳일까 여기, 지금 살고 있는 ‘아파트’에 이사 온 지도 3년째가 되어간다. 그동안 이사를 꽤 많이 다녔는데 2017년 남편과의 동거를 시작으로 이곳에 오기까지 총 4번의 이사를 했기 때문이다. 남산 아래 돈가스 골목 옆에 있던 작은 원룸, 첫 아이를 낳으며 살게 된 수유리 다세대 주택, 돈암동 신축 빌라, 그리고 현재 경기도 남부의 한 아파트다. 아파트에 살면서 느끼는 건 참 편리하다는 거다. 특히 아이를 키우면서 많이 느낀다. 1층에만 나가도(차도를 건너지 않아도, 다른 단지에 원정가지 않아도) 있는 놀이터와 한참 놀다가 화장실에 가고 싶으면 바로 집에 올라올 수 있는 것, 또 집 현관 앞에 유모차를 세워둘 수 있다는 것(유모차 또한 비, 눈을 피해 안전하게 둘 곳이 있고), 쓰.. 2024. 6. 20.
[북-포토로그] (강제로) 아이와 함께하는 산책 (강제로) 아이와 함께하는 산책 저는 요즘 점심을 먹은 후 강제 산책(?)을 나섭니다. 그 이유는 자꾸 엄마를 찾는 딸 아이 때문입니다. 아이가 10개월쯤 되었을 때 일도 해야 하고 집안일도 해야 하는데 도저히 시간이 나질 않아 ‘아이 돌봄 서비스’를 신청했습니다. 아이 돌봄 서비스는 돌봄 선생님께서 일정 시간 집으로 와주셔서 말 그대로 아이를 돌보아 주시는 서비스죠. 다행히 선생님이 금방 구해졌고 곧 저만의 시간을 갖게 될 거라는 기대에 들떠있었습니다. 하지만 웬걸요. 둘째 아이는 첫째 아이와 다르게 더더 엄마를 찾아서 제가 방에 갈 때마다 따라 들어오고 엄마가 안보이면 울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오후 2시쯤, 아이가 산책을 가는 동안에도 따라나서게 되었답니다. 처음에는 산책하는 이 시간이 조금 아까웠습.. 2024. 3. 26.
[아이가왔다2] 옴마! 음마! 엄마? 옴마! 음마! 엄마? 15개월이 된 도겸이는 말귀를 꽤 잘 알아듣는다. 동시에 의사도 명확해지고, 주장(=고집)도 점점 세지고 있다. 처음 얘가 뭘 좀 알아가는구나, 하고 느낀 건 바나나 단어 카드를 들고 베란다로 뛰어가서 “(아주 거센 어조로) 음마! 엄마!”를 외쳤을 때였다. 자신이 원하는 게 뭔지(물론 지나가다가 우연히 카드를 발견하고 곧 원하는 게 된 것 같긴 했지만...), 그걸 어떻게 얻어낼 수 있는지, 자신이 원하는 게 어디에 있는지까지 명확히 알고 있었다. 그 뒤로는 더 아이의 의사를 묻기 시작했던 것 같다. “도겸아, 밖에 나갈래? (1~2초) 집에 있을래?”, “딸기 줄까? (1~2초) 바나나 줄까?” 두 가지 정도의 선택지로 물으면, 아이는 명확하게 대답한다. 밖에 나가고 싶을 때는 .. 2024. 1. 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