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산만2

적을 알고 나를 아는 양생이 필요해! 신경쇠약과 천왕보심단 나와 시대를 함께 진단하라 – 신경쇠약 시대와 천왕보심단 - 박태원의 소설 〈소설가 구보씨의 일일〉은 식민지 시대인 1930년대의 작품이다. 주인공인 소설가 구보는 어느 날 특별한 목적 없이 서울 거리를 배회한다. 천변, 다방, 백화점, 버스, 대합실 등은 그의 의식이 흘러가는 무대가 되며, 거기서 구보는 관객 없는 객석을 향해 자아분열적인 독백을 내뱉는다. 어디를 갈까 생각해보다가 그가 갈 곳은 한 군데도 없다는 것을 깨닫고는 격렬한 두통을 느낀다. 그는 이를 신경쇠약이 틀림없다고 스스로 단언한다. 식민지 치하의 파행적 근대 안에서 길을 찾을 수 없었던 당시 지식인의 우울한 고뇌를 보는 것 같다. 그러나 구보의 배회 혹은 방황을 해방 후의 전환기, 심지어 지금의 서울이라는 무대 위로 옮겨 놓아도 그렇게.. 2015. 12. 1.
심기가 불편하십니까? 그럼 소충혈을! 소충(少衝), 심기(心氣)를 다스리다 류시성(감이당 연구원) 심기(心氣)가 불편하다. 심기가 언짢다. 심기가 상한다. 아마도 많이들 애용하시는 말일 게다. 기분이 나쁠 때, 뭔가 수틀릴 때, 갈굼을 심하게 당할 때. 입에서 저 말들이 술술술 튀어나온다. 그런데 좀 궁금한 게 있다. 왜 기분이 나빠졌을 때 심기(心氣)에 문제가 생겼다고 표현하는 것일까. 말 그대로 심(心)의 기운(氣)이 상하면 우리 몸에선 어떤 일들이 벌어지는 것이기에 저런 표현들을 쓰는 것일까. 오늘은 이 이야기로 시작해보자. 심기(心氣)가 불편해! 일단 심기가 상하면 어찌 되는지부터 살펴보자. “심기(心氣)는 혀에 통하니, 심이 화(和)하면 혀가 능히 오미(五味)를 구별할 수 있다.”(『황제내경』,「영추」, ) 그럼 심기가 상하면? 그.. 2013. 1.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