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을 깔끔하게 정리해버린
'낭송의 밤'
‘낭랑하게 낭송하라!’. 그래서 했습니다. ★낭송 오디션★을 말이죠. 2014년의 마지막을 하얗게 불태워버린 낭송의 열기가 지금도 생생하게 살아나는 느낌입니다. ^^ 그 현장을 영상에 담았습니다.
낭송의 다양한 모습들을 보실 수 있는데요, 다만 한가지 드릴 말씀은 낭송의 변신은 무죄, 아니 무한대라는 겁니다. 나도 올해는 낭송을 좀 해볼까 했는데, 꼭 저렇게 의상에 소품까지 다 갖춰서 해야 하는 건가, 걱정 아닌 걱정을 하실 분들을 위해 드리는 말씀입니다. 낭송은 혼자서도 얼마든지 할 수 있고, 그럴 때는 조용히 자신의 목소리에 집중해서 귀를 여시면 됩니다. 당연히 의상도, 연출도 필요없겠지요. 물론 저희처럼 송년회 같은 자리나, 가족 모임, 회사 회식, 학교 엠티 등등의 자리에서는 얼마든지 어떤 형태로든 통통 튀는 낭송을 즐기실 수 있습니다!
자 그럼 가볼까요?? ^^
아, 낭송 오디션은 수상작을 먼저 그 다음에는 발표 순서로 보여드리겠습니다^^ (스크롤 압박이 있을지도 몰라요)
첫번째 팀은 트리플 甲, 낭송 구절은 『춘향가』 중 「춘향의 수청 거부」입니다.
낭송 오디션 1등상을 받은 팀입니다. 뭔가 익숙하신 분들이죠? 지난 <낭송Q시리즈> 출간 기념 저자 강연회때 낭송 시범을 보여주신 바로 그분들이십니다. 한껏 박력있어지고, 낭랑해진 낭송소리가 낭송의 표본(!!)이라고 불려도 손색이 없달까요. 직접 들어보세요!
두번째 팀은 곰가족, 낭송 구절은 『춘향가』 중 「집장가」입니다.
어머니, 누나, 동생 이렇게 2대가 함께 출전한 유일한 '가족'팀이었습니다. 춘향이 곤장을 맞으면서도 따박따박 말대답(?)을 하는 부분인 「집장가」를 낭송해주셨지요. 함께 공부하는 참 훈훈한 가족이지요.
세번째 팀은 두박씨, 낭송 구절은 『낭송 아함경』 중 「두번째 독화살을 맞지 않는 법」입니다.
1등과 2등이 모두 판소리인 『춘향가』를 낭송해주셨었는데, 3등상은 『아함경』 중 일부를 낭송해주셨죠. 불경도 이렇게 재미나게 낭송할 수 있답니다. 마지막즈음 한번 더 반복되는 부분인 "탐욕, 화, 어리석음에 묶이지 않고, 태어남, 늙음, 병듦, 죽음과 근심, 슬픔, 번민, 괴로움에 묶이지 않는다"라는 부분이 상당리 리드미컬해서 정말 노래처럼 들린답니다. 탐욕, 화, 어리석음에 묶이지 않고~ ye~
네번째 팀은 리틀해인네, 낭송 구절은 『낭송 논어/맹자』 중 논어,「공부만 한 것이 없다」입니다.
"배우고 때에 맞게 익히면 기쁘지 않겠는가" 정말 유명한 구절이죠. 이 구절을 아이들의 목소리로 들으니 감회가 새롭달까요? 이 어린이들이 모여서 이 구절들을 외우고, 함께 낭송해보며 연습했을 것을 생각하니 왠지 제가 다 뿌듯하기도 했습니다.
다섯번째 팀은 제제 형제팀, 낭송 구절은 『논어』 의 여러 구절들을 선별하셨습니다.
제제 형제팀은 '제'자 돌림의 형제입니다. 리틀해인네팀에 이어 낭송하는 바람에 관객분들을 연달아 귀여움의 홍수에서 허덕이게 했지요(영상을 보시면 관객들의 호응이 상당하다는걸 알 수 있으실겁니다). 논어의 여러 구절들을 선별해서 낭송했는데, 상당히 많은 구절을 또박또박 잘 낭송해주었지요.
여섯번째 팀은 희희낙락팀, 낭송 구절은 『낭송 동의보감-내경편』 중「칠정이 지나치면 병이 든다」입니다.
인문서당 강원에서 함께 공부하는 학인 분들께서 '희희낙락'이라는 팀을 짜서 함께 나오셔서 특별상을 받으셨습니다. 적절한 소품과 분장이 돋보이는 낭송이었습니다. 물론 학인들의 연기도 아주 훌륭했구요. '기쁨과 즐거움이 지나치면 폐와 백魄이 상하고, 백이 상하면 광병이 된다'는데요. 다행이 이 낭송을 보고 미친사람은 없었답니다.^^;
소개드릴 일곱번째 낭송은 박용순 선생님, 낭송 구절은 『열하일기』 중 「호질(虎叱)」, 「범의 꾸중」입니다.
호질은 『열하일기』에 실려있는 독특하고 재미난 여러 이야기 중 하나이지요. 박용순선생님은 호질의 거의 전문을 낭독해주셨습니다. 소개는 일곱번째에 해드리지만, 실제로는 가장 먼저 낭송해주셨고, 낭송 오디션에 출전자가 아니라 시범공연이셨지요. 많이 긴장하셨을텐데도 끝가지 낭랑하게 낭송해주셨습니다. (멋지십니다-_-b)
여덟번째 팀은 지기 보이즈, 낭송 구절은 『낭송 열하일기』중 「유리창에서 지기를 기다리며」 등입니다.
희희낙락에 이어 인문서당 강원에서 함께 공부하는 학인들이십니다. 「유리창에서 지기(知己)를 기다리며」와 「눈이란 과연 믿을 만한 것일까?」 두 부분을 낭송해주셨지요. 知己 Boys팀이 낭송을 하러 나왔을때 몇몇 관객분들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한번 더 보고 앉으셨지요. 관객들의 집중도가 마치 아이돌 공연을 보는 것 같았답니다.(^^)
아홉번째 낭송자는 안정미 선생님, 낭송 구절은 『열하일기』 중 「일야구도하기((一夜九渡河記)」, 「하룻밤에 아홉 번 강을 건너다」입니다.
낭송 오디션 출전자 중 유일한 솔로였습니다.(박용순 선생님은 시범이셨지요) 게다가 「하룻밤에 아홉 번 강을 건너다」 전문을 낭송해주셨습니다!! 본인은 상금때문에 나오셨다고 하셨지만, 스스로 뿌듯하고 즐거우셨으리라 싶습니다^^
아홉번째 청계 마을카페팀, 『열하일기』 중 「도강록(渡江錄)」, 「길은 이것과 저것 사이에 있다!」를 낭송해주셨습니다.
과천 근처, 청계 마을카페에서 함께 공부하시는 두 학인께서 함께 낭송하셨습니다. 두분 모두 인상이 편안하고 좋으셨지요. 긴장하신 모습이 역력했지만, 차분히 끝까지 함께 낭송해주셨어요. 수고하셨습니다^^
누나는 『열하일기』를, 동생은 『논어』의 여러 구절들을 선별해서 낭송해주셨습니다. 동생이 낭송한 부분은 『낭송 논어/맹자』중 「자공, 절차탁마의 길을 묻다」, 「어떻게 공부해야 하는가」등이었지요. 긴장했을텐데도 끝까지 낭랑하게 잘 낭송하셨어요. 남매 모두 목소리가 낭랑해서, 끝까지 집중력있게 들을 수 있었습니다.
열한번째, 해인네팀은 『낭송 열하일기』 중 「길은 이것과 저것 사이에 있다!」를 낭송해주셨습니다.
위에 네번째 소개해드린 리틀해인네의 어른(?)팀입니다. 무려 청주에서 올라오셨다고 합니다. 차분하고 또박또박, 이것이 낭송의 기본이지요. 수고하셨습니다~!
열두번째 火 많은 남매팀은 『낭송 논어/맹자』 중 「군자불기(君子不器)」를 낭송해주셨습니다.
유난히 남매가 함께 출전한 팀들이 많았는데요, 이 火 많은 남매도 그렇지요. 이 남매는 시크한 듯 무심한 것이 특징인 팀입니다. 저절로 화이팅이 나오는 팀이었지요(이 말의 의미는 영상을 보시면 알 수 있답니다, 특히 후반부요^^)
열세번째 소개해드릴 대장부 밴드는 『맹자』중 일부를 낭송해주셨습니다.
무려 12명, 슈퍼주니어보다 고작 1명이 적은 대장부 밴드이셨습니다. 가장 많은 참여인원입니다. 보시다시피 드레스 코드를 맞춰서 나오셨는데요, 양말도 맞춰 신고 오셨었답니다. 아마도 낭송 구절 중 "곰발바닥을 선택"하기 때문이 아닐까 싶은데요, 영상엔 나오지 않지만 나란히 선 빨간 양말이 퍽 귀여웠답니다.
요것이 바로 맞춰 신으신 양말
소개해드릴 열다섯번째 팀, 파지사유 낭송카페는『낭송 춘향가』 중 「사랑가」를 낭송해주셨습니다.
이제 『춘향가』가 시작됩니다. 파지사유 낭송카페팀은 문탁 네트워크에서 함께 공부하시는 분들이랍니다. "아니아니, 그것도 나는 싫소" 구절을 낭송하실때 어쩐지 웃음을 감출 수 없는 낭송이었지요.
열 여섯번째 팀은 병신합수, 『낭송 전습록』 중 「참된 자기를 위하라」 등을 낭송해주셨습니다.
병신합수팀은 감이당에서 함께 공부하는 분들입니다.『전습록』 중 "소혜와 양명의 대화"를 골라 낭송해주셨습니다. 대장부팀에 이어 드레스코드도 맞춰 주셨지요. 병화와 신금이 합해 찰랑찰랑한 물이 된듯, 낭랑하게 낭송해주셨습니다.
열 일곱번째 소개해드릴 대구 구인회는 『낭송 열자』 중 두 구절을 낭송해주셨습니다.
대구 구인회는 『낭송 열자』 중 「성인(聖人)과 악인(惡人) 사이, 명예와 불명예 사이」, 「다른 삶, 그러나 같은 죽음」을 낭송해주셨지요. '요와 순처럼 훌륭한 임금일지라도 죽으면 썩어 뼈만 남으며, 살아서는 걸과 주처럼 포악한 임금일지라도 죽으면 썩어 뼈만 남는다. 썩어 뼈만 남는 것은 똑같으니 누가 그 다름을 알겠는가? 그러니 지금 살아 있음을 즐거워할 뿐, 죽은 뒤를 생각할 겨를이 어디 있겠는가?' 『낭송 열자』를 들으며 곱씹은 씨앗문장입니다.
열 여덟번째 소개해드릴 권순정과 아이들팀은 『낭송 열자』 중 「진정한 배움은 근원으로 돌아가는 것」을 낭송해주셨습니다.
중학교 3학년 학생들과 선생님으로 구성된 낭송팀이었습니다. 낭송 구절에 맞춰 양머리를 하고 나왔지요. mc 말씀처럼 '길에서 마주치면 참 무서운 중학생을 낭송 오디션에 보니 왠지 반갑고 귀여웠'습니다. 학생답게(??) 낭송 말미에 낭송한 구절의 의의까지 곁들여주었답니다^^
열 아홉번째, 마지막으로 소개해드릴 팀은 광명 인문학 밴드로, 『낭송 동의보감-내경편』 중 「사계절의 리듬에 맞춰라」를 낭송해주셨습니다.
마지막 팀이라 바싹 긴장을 하고 나오셨는데, 갑자기 불이 꺼지는 바람에 관객이 한바탕 웃고 시작했지요. 2014년을 마무리하는 시기에 각 계절에 호응하는 양생법을 낭송해주셨으니 2015년을 이에 맞춰 준비해나가면 좋겠다 싶습니다. 그러고보니 상당히 유익한 구절을 낭송해주셨네요^^ 마치 듀엣곡을 부르듯이 시선을 마주쳐가며 다정하게 낭송해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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