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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드라망 이야기 ▽/북드라망의 책들

『510일: 2007~2008년 이랜드홈에버 여성노동자들의 저항과 연대』가 출간되었습니다!

by 북드라망 2020. 11. 11.

‘아줌마 점원’이 아닌 ‘여성노동자’가 있음을 알렸던 510일의 시간!

『510일: 2007~2008년 이랜드홈에버 여성노동자들의 저항과 연대』가 출간되었습니다!



안녕하세요! 북드라망 독자님들.


이번에는 지난 4월에 출간했던 김애령 선생님의 철학책 『듣기의 윤리』에 이어 오랜만에 ‘봄날의박씨’에서 새 책이 나왔습니다. <카트>라는 영화와 <송곳>이라는 만화+드라마 등을 통해 익숙한 분들이 많으실 텐데요, 바로 2007~2008년 510일 동안 파업을 하며 ‘마트에도 사람이 있다’는 걸 널리 알렸던 이랜드홈에버 여성노동자들의 이야기를 담은 책 『510일』(전2권)입니다.  


『510일』(전 2권)은 벌써 10여 년의 시간이 흘러 과거의 일이 되어 버린 이랜드홈에버 여성노동자들의 파업을, 역사로 다시 쓰기 위한 작업이었습니다. 노동자들의 자기역사쓰기와 구술사를 통해 역사와 사회에 ‘묻힌’ 노동자들의 목소리를 찾아 세상과 소통할 수 있도록 힘써 온 유경순 선생님께서 510일 파업을 끝까지 함께한 이들을 만나 구술을 받으셨고, 이를 바탕으로 이랜드홈에버 노동조합의 역사를 기록하셨습니다.

 

이 책의 특별함 또 한 가지는 추천사입니다. 저희 책에서는 ‘추천사’를 받는 일이 드문데요, 이번 책에는 510일 동안 깊이 연대해 주신 분들과 또 이 이야기를 영화로 만들어 주신 분들 등 함께 책 이야기를 나누고 싶은 분들께 특별히 추천사를 청했습니다. 바쁜 시간 중에도 짬을 내어 기꺼이 써주신 네 분께 감사드립니다.


영화 <카트>를 연출하신 부지영 감독님의 추천사 일부입니다.


여성노동자들 몇 분께 “이런 싸움을 다시 할 수 있겠어요?”라고 물었을 때, 어떤 분도 선뜻 대답하지 못하셨습니다. 회사와 공권력의 압박과 회유와 폭력으로 인한 상처가 너무 컸기 때문일 거라고 짐작했습니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며 깨달았습니다. 생애 처음으로 부당함에 저항하여 내 목소리를 냈던 싸움이었습니다. 오롯이 내 삶의 주인이었던 시간이었기에 상처만큼이나 자부심도 컸던 싸움이었습니다. 인생이 투쟁 전과 투쟁 후로 나뉘어 다시는 투쟁 전의 나로 돌아갈 수 없는 싸움이었습니다. 그 싸움의 주인공들에게 그 질문은 바보 같은 질문이었습니다. 510일의 시간 동안, 절망과 허탈과 무력감 속에서도 당당하던 노동자의 자존심과 빛나던 연대의 진면목을 확인하며 자주 코끝이 찡하고 관자놀이가 뻐근했습니다. _ 부지영(영화감독, <카트> 연출)


이 책 『510일』에는 당시 510일의 파업을 끝까지 함께했던 조합원 분들의 목소리가 실려 있는데요, 특히 가장 마지막에 실린 11장은 구술자들의 목소리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11장을 보면 참여하신 분들의 상처만큼이나 컸던 자부심을 생생하게 엿볼 수 있습니다.


 

마트에 물건이 아니라 사람이 있음을 보여 준 510일.

태어나 가장 길었던 시간.

가장 많이 울었던 510일.

가장 많이 웃고 가장 사람다운 사람들과 함께했던 510일.

찬 바닥에 박스를 깔고 자고 반찬 없는 식은 밥을 먹으면서 가장 당당하게 가장 인간답게 살았던 510일.

투쟁은 끝났어도 역사는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우리가 노동자라는 이름으로 살아가는 한은.

_ 김진숙(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



한진중공업 마지막 해고자로, 현재 복직투쟁 중인 가운데 김진숙 지도위원께서 연대의 마음으로 추천사를 보내주셨고, 또 심상정 의원님과 김소연 전 기륭전자 분회장님께서도 추천사를 기꺼이 써 주셨습니다.


510일은 세월 속에 흩어져 버린 것이 아니라, 우리 여성노동자들의 마음속에 무한한 긍지로 새겨져 있다는 사실을 책장을 넘기며 확인했습니다. 관리자의 부당한 지시에도 그저 “네”라고 답하고, 이름이 아닌 ‘무슨 아줌마’로 불리며 사측의 억압에 쉽게 움츠러들던 ‘점원’은 사라졌습니다. 그 자리에 “우리는 아주 당당해!”, “이건 아니지 않느냐?”라고 말하며, 함께 싸우지 않은 비정규직 노동자도 “우리 대신 고생해 준 동료들”이라고 품을 수 있는 존엄과 연대의 마음을 갖춘 ‘노동자’가 생겨났습니다. _ 심상정(정의당 국회의원)


이랜드홈에버 여성노동자들의 투쟁과 연대 이야기가 생생하게 담긴 『510일』의 출간은 우리의 눈물과 땀과 희망이 어떻게 자라고 익어 우리의 삶을 바꾸는지를 확인하는 또 하나의 역사적 증거입니다. 힘겨웠지만 빛나는 우리의 투쟁의 시간은 과거의 유물이 아니라, 비정규직 없는 일터, 노동자가 현장에서 주인 주체가 되는 시간을 누리는 힘찬 응원입니다. _ 김소연(비정규 노동자의 집 ‘꿀잠’ 운영위원장, 전 기륭전자 분회장) 


특히 이 책 1권에 실린 2007년 홈에버 월드컵점 점거 당시의 이야기를 읽다 보면 계산대 사이사이에 박스를 깔고 누워 함께 싸 온 음식을 나누며 동료애를 나누는 모습, 경찰과 구사대가 위협하는 상황에 마음 졸이는 모습, 연대하러 와준 분들과 이야기하며 힘내는 모습 등에서 저도 모르게 같이 웃고 마음 졸이고 힘을 내게 되더라고요. 함께하는 설렘과 자부심은 물론 510일 파업의 상처와 눈물까지 고스란히 담고 있는 『510일』은, 서점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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