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과 다재다능의 별자리, 쌍둥이자리
(5.21-6.21)
스파르타의 왕비 레다에게는 두 아들이 있었습니다. 폴리데우케스는 제우스의 아들이었고, 카스토르는 인간의 아들이었습니다. 두 아이는 알에서 쌍둥이로 태어났는데 둘 다 스파르타의 영웅이 되었고, 사이가 좋아 늘 함께 붙어 다녔습니다. 그러다가 카스토르가 죽자 슬픔에 젖은 폴리데우케스가 자신도 죽게 해 달라고 제우스에게 간청을 합니다. 그래서 제우스는 이들을 지옥과 올림포스를 하루씩 번갈아 오가게 하였고, 밤하늘에 별이 되어 영원히 함께 하게 하였습니다. 이것이 바로 쌍둥이자리입니다.
학습과 통합
신의 아이와 사람의 아이, 두 존재가 하나로 연결되어 있는 기호 를 가지고 있는 쌍둥이자리는 14세에서 21세의 에너지로 중2부터 성년이 될 때까지의 청소년의 에너지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들은 다양한 정보와 지식을 습득하고 자신만의 생각과 질문을 만들면서 사람들과 대화하고 교류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가늘고 긴 손가락으로 작고 스마트한 휴대폰을 두드리며 수많은 정보와 지식을 마음껏 넘나들고 세계의 사람들과 소통하는 모습은 쌍둥이자리 에너지를 집약적으로 보여줍니다.
이들은 언어 능력이 뛰어나서 외국어도 쉽게 배우고, 박학다식하여 걸어 다니는 백과사전이라고 불립니다. 한꺼번에 여러 가지 것들을 섭렵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고, 배운 것을 분류, 분석하는 논리적 사고에 뛰어나며, 마치 실로 구슬을 꿰듯 서로 다른 분야의 것들을 하나로 통합해 냅니다.
책 읽고, 말하고, 글 쓰는 것을 좋아하고, 뛰어난 화술과 재기발랄한 언변, 날카로운 지성으로 사람들을 설득하는 데 탁월하며, SNS를 즐깁니다. 작가, 기자, 방송인에 어울리고, 영업직에도 재능이 있어서 누구든 쌍둥이자리의 제안을 물리치기는 쉽지 않습니다. 일상에서도 전화통화를 하면서 요리도 하고, 아이도 보고, 그림까지 동시에 그릴 수 있는 사람들입니다. 손재주가 뛰어나며, 재능도 다양하고, 취미도 여러 개, 직업도 여러 개를 가진 경우가 많습니다.
작게 찬다는 ‘소만’(양력 5월 21일 무렵)부터 ’망종‘을 지나 ’하지‘(양력 6월 22일 무렵) 전날까지, 쌍둥이자리는 보리를 수확하고, 모내기를 하는 가장 바쁜 시기에 태어났습니다. 따라서 두 가지 일을 동시에 할 수 있는 빠르고 민첩한 에너지를 가지고 있고, 공기처럼 가볍고 발랄하게 동에 번쩍 서에 번쩍하는 것이지요.
반복적이고 판에 박힌 일을 끔찍이 싫어하고, 오늘의 견해가 내일엔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을 본능적으로 알기에 특정한 견해에 얽매이는 것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돈이든 지식이든 모으기보다는 쓰고 나누며 소통하는 것을 더 좋아하고, 회식도 1차, 2차를 계속 같은 사람들과 하기보다는 어느새 다른 그룹의 모임에 가 있습니다.
그렇다면 쌍둥이자리에게 ‘소통’이란 무엇일까요? 그 많은 정보들은 어떻게 통합하고, 두 존재는 어떻게 통합되어 가는 걸까요?
듣기와 말하기 : 능동적 수용과 진심의 피드백
쌍둥이자리는 두 방향성의 교류와 빠른 속도를 특징으로 가지고 있습니다. 이들은 호기심으로 무장하고, 팩트를 알고 싶어 하고, 다양한 것들에 관심을 갖습니다. ‘관심’의 라틴어 어원에는 ‘그 사이에 들어가 있다’ 또는 ‘거기에 있다’라는 의미가 있습니다. 따라서 관심을 갖는다는 것은 나와 다른 새롭고 낯선 것과 접속할 때, 단순히 기록하고 기억하는 것이 아니라 능동적으로 거기에 들어가 존재한다는 것입니다.
능동적으로 들어간다는 것은 이미 내 존재가 있다는 것인데, 존재는 쌍둥이자리 이전의 양자리, 황소자리의 화두였습니다. 따라서 황소자리를 통과한 존재는 이제 쌍둥이자리에서 타자를 능동적으로 수용하고, 자신만의 사유과정을 거치게 되는데 이것을 ‘경청’이라고 말합니다. 경청이란 상대가 말하는 것의 내용뿐만이 아니라 정서와 정신까지 듣는 것을 말하고, 자신이 이해한 내용을 피드백 하는 것까지를 말합니다.
그래서 ‘듣기’는 단순한 지식의 습득을 넘어 충격, 자극, 영감으로 확장됩니다. 그것은 존재의 내면을 혼란에 빠뜨리거나 강화시키면서 새로운 것을 토해내게 하지요. 타자에 대한 반응이며 대응이며 생산인 것입니다. 그것은 말과 글, 몸과 기운을 통해 ‘말하기’로 타자에게 전달됩니다.
‘상대가 원하는 말을 하지 않고 진심을 말하는 것이야말로 사람에 대한 진정한 존중의 표시’라고 피아니스트 세이모어 번스타인은 말합니다. 타인의 말을 경청한 후 상대가 원하는 것을 그대로 주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신체를 거쳐 생산된 새로운 것을 말하는 것, 그 창조의 흐름을 만들어 내는 것이 진심을 담아 내는 과정인 것입니다.
그렇게 능동적 수용과 진심의 피드백, 듣기와 말하기를 통해 두 개의 방향성, 두 개의 신체는 하나로 통합됩니다. 소통 행위는 그 자체로 살아있는 과정입니다. 생기가 넘칩니다. 그리고 그 과정을 통해 소통한 서로는 새로운 존재로 변신합니다.
깨어서 소통하기
‘커뮤니케이션은 설명서를 보며 학습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눈앞에서 실제로 사람이 어떻게 경의를 표하고, 어떻게 거리를 두고, 어떻게 묻고, 어떻게 제의를 거절하는지 실제로 체험하는 수밖에 없’다고 일본의 철학자 우치다 타츠루는 말합니다.
사실, 경청과 진심의 소통을 원한다 해도, 그 순간에 충실한 듣기와 말하기를 한다는 것이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닙니다. 끊임없는 비판과 의심으로 상대를 분석하거나, 다음에 할 말을 준비하느라 타인의 말을 제대로 듣지 못하기도 합니다. 공허한 대화와 주고받음은 차라리 혼자 있는 것을 원하게 하고, 소통할 수 없다는 고립감으로 아프게 하지요. 하지만 그 모든 경험은 또다시 소통의 욕구를 만드는 씨앗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타인과의 말하기는 자신과의 대화의 변형입니다. 오랜 시간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고, 순간에 깨어있는 훈련이 되어있을 때 자신에게 충실한 말하기를 할 수 있지요. 그리고 그것이 타인과의 소통의 밑거름이 됩니다.
쌍둥이자리는 이성적 소통에 능숙하지만 빠른 에너지가 지나치면 침착하지 못하고, 긴장하고 있다는 느낌을 줍니다. 또한 다양한 것을 추구하기에 자칫 수박 겉핥기식이 되거나 건성으로 파악하게 되고, 쓸데없는 정보에 관심을 빼앗겨 산만해질 수 있습니다. 인내심이 없고, 변덕스럽다는 느낌도 줄 수 있지요.
그래서 대화를 할 때 자주 멈추고, 자신의 몸과 느낌에 주의를 기울이며 이완하는 것이 좋습니다. 시간을 멈춤으로써 흐름의 공간을 만드는 것이지요.
쌍둥이자리는 지능이 발달한 민감한 체질로 아주 건강한 편은 아닙니다. 머리를 많이 쓰기에 맑은 공기를 마셔주는 것이 좋고, 여러 가지 일을 한꺼번에 하기에 피로가 쌓이기 쉬우니 적절한 휴식이 중요합니다. 특히 팔과 어깨 부위의 스트레칭을 자주 해주면 좋고, 허파, 호흡기, 신경계 질환, 기침, 감기에 걸리기 쉬우니 잘 관리해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의학을 전공했지만 혁명가로 살았고, 게릴라 매복상태에서도 노자를 읽고 시를 썼던 체 게바라, 자신의 이상을 전 세계에 전달했던 존 에프 케네디, 진지함과 코미디를 넘나드는 조니 뎁, 나이를 먹어서도 젊고 모던하며 젊은이들과 편하게 지낼 수 있는 배우 윤여정, 이들은 모두 쌍둥이자리입니다.
인간관계에서 가장 어려운 것 중 하나가 말로 소통하는 것입니다. 내 마음을 전달하고 타인의 마음을 듣는다는 것이 생각만큼 쉽지가 않습니다. 쌍둥이자리를 통해 소통에 대해 잠시 생각해보면서, 우리 모두가 불완전한 존재라는 것을 이해하고, 듣는 마음을 먼저 내보면 어떨까요? 그리고 천천히 자신의 마음을 말로 전달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생기 있고 발랄하게.
★ 그림 박희진. 별들 사이로 난 길을 동행하고 있습니다. 즐겁게 그림 그리면서요.
★ 글 김재의. 친구들과 함께 경계를 넘나들며 사는 것을 좋아하고, 그 여정을 글과 영화로 담아내고 있습니다.
*김재의 선생님의 글은 '인문여행네트워크 여유당'에서도 보실 수 있습니다. 여행에 관심 있으신 분, 김재의 선생님에 대해 관심이 있으신 분은 여유당에 들러봐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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