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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요와불교산책7

[요요와 불교산책] 수행은 고행이 아니다 수행은 고행이 아니다 아, 우리는 아주 안락하게 산다. 원한 품은 자들 속에 원한 없이, 원한을 품은 사람들 사이에서 우리는 원한을 여읜 자로 살아간다. 아, 우리는 아주 안락하게 산다. 우리의 것이라고는 결코 없어도, 광음천 세계의 천신들처럼, 기쁨을 음식으로 삼아 지내리라.(『법구경』 197, 200) 고행을 멈추다 보리수 아래에서 위대한 깨달음을 얻기 전 붓다는 어떻게 수행했을까? 붓다의 수행에 대한 가장 큰 오해 중 하나가 엄청난 고통스런 수행의 결과 깨달음에 이르렀다는 것이다. 먹지도 않고 잠을 자지도 않고 피가 마르고 살이 마르는 고행을 해야지만 깨달음에 이를 수 있다면, 우리 같은 평범한 중생에게 깨달음이란 언감생심 꿈도 꿀 수 없는 일이 된다. 그러나 이미 말했듯이 이것은 오해다. 간다라 .. 2023. 11. 28.
[요요와 불교산책] 자아는 없다, 무아의 가르침 자아는 없다, 무아의 가르침 수행승들이여, 무상하고 괴롭고 변화하는 것을 ‘이것은 나의 것이고 이것은 나이며 이것은 나의 자아이다’라고 하는 것은 옳은가? 세존이시여, 그렇지 않습니다.(『쌍윳따니까야』, 22:59 『무아의 특징경』) 이십여 년 전쯤 명상 수행에 입문했다. 남편의 사업 실패로 인해 경제적으로도 심적으로도 위기가 닥친 때였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사춘기에 접어든 아이의 반항과 일탈이 시작되었다. 남편과 아이로 인해 마주하게 된 두 가지 사태 모두 내가 논리적으로 이해하거나 윤리적으로 용납할 수 있는 범위를 벗어나 있었다. 감당하기 버거운 상황 앞에서 마음은 온통 원망, 자책, 분노, 부끄러움, 모욕감으로 가득찼다. 자의식 과잉은 몸과 마음을 다치게 했다. 괴로움에서 벗어나고 싶어서 명상을.. 2023. 1. 13.
[요요와불교산책] 존재하는 모든 것들은 행복하라 존재하는 모든 것들은 행복하라 존재하는 모든 것들은 행복하라. 성냄 때문에, 또는 미움 때문에 서로의 고통을 바라서는 안 된다. 위로 아래로, 옆으로, 장애없이, 원한없이, 증오없이, 온 세상에 대하여 한량없는 자애의 마음을 닦아야 한다.((『숫타니파타』 『자애경』) 무량수전 배흘림기둥에 기대어 서서 영주 부석사를 좋아한다. 산 중턱에 세워진 부석사는 일주문에서 법당에 이르기까지 계단식 구조로 되어 있다. 마지막 계단을 올라 안양루를 통과하면 그때 무량수전이 눈앞에 모습을 드러낸다. 부석사에는 무량수전만이 아니라 떠 있는 돌, 부석(浮石)이 있다. 그 돌과 함께 당나라 여인 선묘의 의상대사를 향한 절절한 사랑의 이야기도 전해지고 있다. 그러나 내가 부석사를 좋아하는 이유는 천년의 사랑 때문도 아니고, 역.. 2022. 12. 28.
[요요와불교산책] 나는 세상과 싸우지 않는다 나는 세상과 싸우지 않는다 나는 세상과 싸우지 않는다. 세상이 나와 싸운다. 진리를 설하는 자는 세상의 누구와도 싸우지 않는다.(『쌍윳따니까야』 22:94) 바람이 움직이는가 깃발이 움직이는가 깊은 산에 있는 사찰은 본당에 이르기까지 여러 개의 문을 거쳐야 하는 경우가 많다. 그 문들 중 첫 번째 문이 일주문(一柱門)이다. 기둥 하나로 지붕을 받치고 있기 때문에 일주문이라고 한다. 일주문의 현판에는 보통 산 이름과 절 이름이 쓰여 있다. 그런데 역사가 오랜 절에 가보면 일주문에 앞서 사찰의 존재를 알리는 돌기둥이 있다. 바로 당간지주(幢竿支柱)다. 본래는 두 개의 돌기둥 사이에 높이 솟은 당간이 세워져 있었다. 당간이란 당(幢)이라고도 하고 번(幡)이라고도 하는 깃발을 거는 기둥이다. 당간지주의 용도는 .. 2022. 12. 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