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칭2 『녹색 자본론』 리뷰 _ ‘숲’에서 모노의 목소리를 듣다 『녹색 자본론』 리뷰 _ ‘숲’에서 모노의 목소리를 듣다 박규창(고전비평공간 규문)1. 곤경에 처한 예술과 사상 2001년 9월 11일 뉴욕 맨해튼에 있는 세계무역센터에 두 대의 항공기가 충돌했다. 이슬람 원리주의 조직 알 카에다의 소행이었다. 그로부터 5일 뒤 9월 16일, 독일의 작곡가 카를하인츠 슈토크하우젠은 기자회견에서 9‧11 테러를 두고 “최고의 예술작품”이라고 말해 큰 논란을 일으켰다. 그는 다음날부터 예정되었던 공연 계획이 줄줄이 취소되었고, 사실상 사회적 공간에서 추방당했다. 나카자와 신이치는 이 사건을 다르게 기록했다. 《녹색 자본론》의 세 번째 글 〈슈토크하우젠 사건―안전영역에 포섭된 예술의 시련〉이 그것이다. 그가 보기에, 슈토크하우젠은 9‧11 테러를 지지한 것도, 극찬한 것도 .. 2025. 8. 6. 『녹색 자본론』 리뷰 _ ‘대칭성 사회’의 일원이 될 결심 『녹색 자본론』 리뷰 _ ‘대칭성 사회’의 일원이 될 결심 성민호(고전비평 공간 규문)“포르도는 끝장났다.” 지난 달, 이란의 지하 핵시설을 완전히 파괴한 후 트럼프는 선언했다. 하메네이는 은둔했고 사실상 항복했다는 뉴스가 퍼졌다. 중동 최강국이자 이슬람 세계의 기둥인 이란이 무력하게 무너졌다. 서구적 ‘국제질서’가 다시 승리를 거뒀다. 전면전으로 번지지 않아 다행이라는 안도감이 드는 한편, 일종의 망연함이 가슴에 남았다. 이 슬픔의 정체는 무엇일까? 고조된 전운이 해소되고, ‘무법적’ 핵개발이 억제되고, 어쨌든 다시 ‘평화’가 도래했는데 왜 나는 이리도 울적한 걸까?우선적인 이유는 이란이라는 나라에 대한 개인적 친밀감 때문일 것이다. 7년 전 나는 규문의 친구들과 한 달 간 이란을 여행했다. ‘소-생 .. 2025. 8. 5.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