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11/081 성(聖)가정으로부터 탈주하라 성(聖)가정으로부터 탈주하라 결혼 전부터 난 가정에 대한 나름의 롤모델이 있었다. 바로 가톨릭에서 말하는 ‘성(聖)가정’. 근엄하지만 사랑이 넘치는 하느님 아버지, 온화하고 희생적인 성모마리아, 그런 아버지와 어머니의 보살핌으로 구원받는 자식들. 이렇게 구성된 가족 삼각형이 내가 꿈꿔오던 이상적인 가정의 이미지였다. 그래서 결혼할 때 직장부터 그만두라는 시아버지의 일방적인 통보도 별 말 없이 따를 수 있었다. 시댁 어른들에게 복종하고 남편과 아이들을 열심히 케어하는 게 나의 역할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렇게 스스로를 억압하면서 또 한편으론 원하는 가정을 만들고 지키기 위해 나의 기준을 다른 사람들에게 강요했다. 불교신자였던 시어머니를 가톨릭으로 개종시키고 남편에게는 가장으로서의 책임감을, 아이들에게는.. 2019. 11. 8.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