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회 북드라망 리뷰 대회 ― ‘북꼼 리뷰대회’ 선정작 발표! 두둥!
안녕하세요. 북드라망 독자님들.
북드라망의 가을 리뷰대회인 ‘북꼼 리뷰대회’가 지난 10월 31일 무사히 마감되었습니다. 이번에는 지난 봄의 리뷰대회가 한뼘 정도의 짧은 분량을 쓰는 것이었다면, 이번 가을의 리뷰대회는 무려 200자 원고지로는 38~40매, A4 용지로는 5장 정도 분량의 장편 리뷰대회였습니다. 아무래도 분량이 부담이 된 탓인지 지난 봄보다 참여작이 적었는데요, 총23편의 응모작이 있었습니다. 이 긴 분량을 쓰는 일이 쉽지 않은데, 참여해 주신 여러 독자님들께 다시 한번 머리 숙여 인사드립니다. (_ _)
이번에도 네 분의 심사위원들께서 응모작들을 꼼꼼히 읽으셨고요, 총 9편의 선정작이 탄생했습니다. 지난 번에도 다소 그런 경향이 있었으나, 이번에는 더욱더 점수 차이가 크지 않았습니다. 선정되지 못한 분들도 아쉬워 마시고, 내년 봄에 다시 한번 ‘한뼘 리뷰대회’에 참여해 주세요.
심사위원을 소개해 드리기 전에 심사 과정을 말씀드리면, 우선 이번부터 저희 리뷰대회도 ‘블라인드’ 심사를 도입하여, 심사위원들은 응모자의 이름을 볼 수 없게 채점하였습니다. 그리고, 지난 봄 대회 때 참여하여 1등 점수를 받으셨으나 선정에서는 제외된 분이 계셨는데요, 바로 규문의 정건화 선생님입니다. 저희 북드라망에서 『청년, 니체를 만나다』를 출간하신 필자 선생님이시지요. 단행본 한 권을 혼자 집필하신 필자의 경우, 선정작에서는 제외하기로 한 내규에 따라 정건화 선생님은 선정되지 않았었습니다.
이번 가을에도 필자 선생님이 응모한 경우가 있는데요, 저희 여러 사람이 함께 쓴 저작의 필자인 경우에는 짧은 글 한 편을 쓰신 경우도 많고 다양한 경우가 있어서, 선정작에 포함시켰습니다.
가을 리뷰대회 심사위원은 청년 쿵푸 백수들의 왁자한 공부공동체 ‘남산강학원’의 신근영 선생님, 인문공간 세종의 오선민 선생님, 그리고 출판사 북튜브의 박순기 편집인과 『세미나책』의 정승연 저자입니다. 심사소감 직접 들어보시죠.
신근영(남산강학원)
책을 읽는다는 것. 그것은 하나의 세계와의 이별이자, 다른 세계로의 진입입니다. ‘나’라는 한 개인을 넘어, 나를 둘러싼 익숙한 시공간을 넘어, 삶의 드넓은 지평으로 나아가는 것. 그 지평 위에서 우리는 삶의 지도를 그릴 수 있을 겁니다. 하여 우리는 읽습니다.
이 읽기의 기록이 어느 날 제게 왔습니다. 23편의 리뷰들, 서로 다른 질감의 세계들이 말이죠. 그러니 읽어야 했습니다. 리뷰를 심사한다는 것은 제게 심사 이전에 하나의 읽기였습니다. 어떤 글들은 거칠어서 진입이 어려웠고, 어떤 글들은 번다해서 흐름을 따라가기가 수월치 않았습니다. 물론 마음을 끌어당기는 글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마음을 틔워주는 그런 세계를 만날 수는 없었습니다.
그럼에도 저는 느꼈습니다. 어떻게든 자신의 좁은 경계를 뚫고 나오려는 힘들을. 모든 글들에 담긴 그 분투들을. 그리고 다시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우리는 영원히 저 넓디넓은 지평으로 나가지 못할지도 모른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곤 그저 끊임없이 분투하는 것, 그렇게 매번 실패하는 것. 그것이 전부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게 뭐 어떻단 말인가. 매번 다른 실패를 할 수만 있다면, 자신만이 할 수 있는 그런 실패를 할 수 있다면, 이 또한 멋지지 않은가. 결코 분투를 멈추지 않는다는 것이야말로 자유로운 삶이 아닌가. 그러니 또다시 읽을 수밖에. 또다시 쓸 수밖에.
요 근래 저는 공부의 방향을 새롭게 잡고 있는 중입니다. 차라리 또 하나의 실패를 준비 중이라고 해야 할까요^^ 리뷰대회에 참가하신 분들도 자신만의 또 다른 분투를 이어가시길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오선민(인문공간 세종)
멸종 위기의 북극곰을 살리기 위한 첫걸음은 글쓰기에 있다!
감동적인 북꼼 리뷰 대회가 끝났습니다. 삶의 방향을 바꾸는 것이 어째서 지구를 덜 뜨겁게 하는 일인지, 그것은 왜 글쓰기를 통해서 최고의 수준에 이르게 되는지, 이번 23편의 북꼼 리뷰 참가작들을 읽으면서 알 수 있었습니다. ‘낭송Q 시리즈’의 고전들을 해석한 이번 리뷰 대부분은 거창한 새 욕망에 몰두하기보다는 억지스러운 인정욕망, 변명 많은 게으름, 미래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 등, 이기적으로 치닫던 내 욕심을 집중적으로 문제 삼고 있었습니다. 욕망의 방향을 바꾸기란 내가 쥐고 있던 것들을 낯설게 보려는 노력인 것입니다.
제출된 작품들은 원래의 욕망에 길들어 있던 눈을 바꾸기 위해 고전의 구석구석을 읽고 또 읽고 있었습니다. 힘들게 쓴 8천자의 리뷰는 분명 쓰신 선생님들에게는 새 안경이 되었을 것입니다. ‘나’만 보이던 일상이 함께 마감과 분량을 맞추고 있는 남들, 나아가 장자와 열자, 손오공과 흥보, 춘향까지도 마음에 들어오는 시간으로 바뀌지 않으셨을까요? 심사를 하면서 고전은 절박하게 질문을 던지는 자에게 무궁무진한 가르침을 준다는 것을, 읽고 쓰기는 겸손한 마음을 길러준다는 것을 다시 배웠습니다. 글 쓰시느라 고생하셨습니다. 북극곰을 살려 주셔서 고마워요! ^^
박순기(북튜브 편집인)
“지혜와 자비는 둘이 아니다!” 고전 평론가 고미숙 선생님의 신간 『몸에서 자연으로, 마음에서 우주로』(2021년 11월 25일 출간 예정, 예약판매중입니다^^)에 나오는 문장입니다. ‘2021년 가을 북꼼 리뷰대회’에 참석하신 분들도 모두, 책을 읽고 글을 쓰고 욕망의 방향을 바꾸는 ‘지혜의 길’이 곧 지구의 온도를 낮추고 북극곰을 살리는 ‘자비의 길’임을 깨달으신 분들이겠지요. 이렇게 지혜와 자비의 힘을 모아 많은 분들이 리뷰대회에 응모해 주셨습니다.
『주자어류』, 『장자』, 『열자』, 『흥보전』, 『서유기』, 『금강경』…. 쉽지 않은 고전들과 씨름하며 무려 8천 자나 되는, 결코 짧지 않은 리뷰를 쓰신 응모자들께 경의를 표합니다. 짧지 않은 분량이지만, 그렇다고 생각을 마음껏 펼치기에는 한정된 8천 자라는 분량 안에서, 많은 응모자가 고전과 대결하고, 자기 자신의 한계와 대결하고, 혹은 안으로 파고들어 강고한 자의식과 대결을 펼치는 모습을 보여주셨습니다. 언뜻 도돌이표 속에 갇혀 헤매다가도 고전의 힘에 기대어 한 발 돌파하고 나아가는 모습은 또한 장관이었습니다. 앞으로도 이번 리뷰대회에 응모해 주신 모든 분들이(물론 응모하지 않은 이들도) 평생 고전과 함께하시기를, 그래서 인생의 어느 지점에서 도돌이표를 만나더라도 과감히 돌파할 수 있는 지혜의 힘을 증득하시기를 기원합니다.
정승연(『세미나책』 저자)
‘리뷰대회’가 벌써(!), 두번째입니다. 제가 무려 ‘심사’를 하게 된 것도 두번째고요. 여전히 그게 낯설기는 합니다만, 처음보다는 한결 낫습니다. 글쓰기도 아마 그럴 겁니다. 쓰고, 쓰고 또 써도 매번 쓸 때마다 새롭게 어렵기는 하지만, 그 감각이 점점 익숙해집니다. 그리고 그게 글쓰기의 묘미이기도 하고요. 여러분들이 보내주신 글들을 하나하나에서 그 낯섦과 익숙함, 어려움들을 보았습니다. 그리고 읽어가면서, 읽어주신 책들을 다시 펴고, 워드프로세서를 켜고 싶은 기분이 들기도 했고요. ‘리뷰’가 가진 힘이 대단하죠! 제가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꾸준히 자신의 글쓰기 감각을 유지해 가시기를 바랍니다. ‘익숙함’을 얻는 건 어렵지만 다시 낯설어지는 데는 한두 달밖에 걸리지 않습니다. 어떤 때는 일부러 낯설어져야 할 때도 있기는 하지만, 일단 익숙해져야 그게 내 삶이 되는 것 아니겠습니까. 어느 날 길(道)에서 각자 쓴 글을 들고 다시 만나면 좋겠습니다.
이제 가장 중요한 선정작 발표에 들어갑니다.
총 상금 150만원이 걸린 이번 ‘북꼼 리뷰대회’의 선정작은 다음과 같습니다.
** 선정되신 분들에게는 따로 상금 수령 및 선정작 공개와 관련한 메일을 드리겠습니다.
1등(상금 50만원 1명) : 남*영(리뷰도서 『낭송 흥보전』, 「품음, 흥보의 생존법」) 2등(상금 20만원 3명) : 강*옥(리뷰도서 『낭송 흥보전』, 「지금 어떤 씨앗을 뿌리고 있는가?」) 곽*남(리뷰도서 『낭송 장자』, 「놀이와 일을 넘어서는 생(生)의 즐거움」) 조*영(리뷰도서 『낭송 열자』, 「자연스러운 변화를 받아들여라 : 어느 쾌락주의자의 ‘좋은 삶’을 위한 조언」) 3등(상금 8만원 5명) : 이*희(리뷰도서 『낭송 이옥』, 「나의 글, 인생 문제 풀이집」) 안*나(리뷰도서 『낭송 열하일기』, 「도전은 <낭송 열하일기>를 싣고」) 구*원(리뷰도서 『낭송 장자』, 「『낭송 장자』 : 각자의 완성을 위하여」) 이*헌(리뷰도서 『낭송 서유기』, 「부딪힘을 사랑하라」) 이*선(리뷰도서 『낭송 흥보전』, 「충만함이 복을 불러오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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