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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발! 인문의역학! ▽/게릴라 만세력

널 알고 난 뒤, 내 삶이 달라졌어

by 북드라망 2012. 3. 23.
‘게릴라 만세력’을 앞두고……(저만 쓸 건 아니지만 어쨌든 몌미의 변)

편집부 몌미

명리학을 공부한 후로 저에게 생긴 새로운 습관 하나. 이상하게 뭔가 풀리지 않는다든가, 기분이 나쁘고 급기야 뭔가가 하나 터진다든가 하면 만세력을 펼쳐보게 된다는 것입니다. 회사 책상 앞에는 작은 사주만세력이 손만 뻗으면 닿는 곳에, 제 아이폰에는 만세력 어플이 다운되어 있어 언제 어디서든 하루의 일진을 확인해 볼 수가 있는데요. 이런 습관을 들이게 된 결정적인 사건이 작년 제게 일어났습니다.
 
그러니까 때는 신묘년 을미월의 병자일. 당시 서울 마포구의 낮 최고기온은 33도. 엄청 무더운 낮이 지나가고 사건은 밤에 일어났습니다. 저는 그날 남산에서 <동의보감> 강의를 듣고 집으로 돌아왔는데 의당 집에 있어야 할 남편이 아직 들어오지 않았었던 것이었던 것입니다. 소재 파악을 위해 전화를 했더니 남편의 혀는 만수산(우리 북드라망 만수언니는 아니고요;;) 드렁칡마냥 꼬여 있는 상태. 네 이놈~! 네 감히 <동의보감> 강의를 듣는 자의 지아비에다 병화 일간에 오화를 두 개나 붙이고 있는 놈이 그토록 술을 먹어 화기를 돋우다니 네 지금 제정신인 게냐! 저는 불같이 화를 냈고 저의 화가 아이폰을 타고 남편에게로 전해지자 남편의 아이폰은 사망. 피가 거꾸로 솟을 판이었지만 더러운 것이 정이라 올 시간이 지난 남편을 기다리기 위해 밖으로 나갔더니 남편은 현관 앞에 고이 접혀져 있는 상태;;; 저는 남편을 흔들어 깨웠으나 저희 남편은 반실신 상태. 그런데... 저희의 상황을 거의 생중계로 지켜보았을 1층 아저씨가 자신의 아내에게 바깥의 소동에 대해 이래저래 이야기하는 것을 듣게 된 남편은 갑자기 귀가 번쩍&쫑긋하더니 벌떡 일어나 1층 아저씨에게 나오라고 시비(--‘’). 급기야 그집 창문에다 쓰레기를 던지며 난동 아닌 난동. 저는 남편을 말리랴 그 집 창문에다 대고 죄송하다고 연신 절을 해대랴 정신없는 와중에 괴력을 발휘하여 남편의 허리춤을 붙잡고 1층과 멀리 떨어진 담벼락으로 끌고 가서 남편을 진정시키고 있었는데 지옥은 그것으로 끝나지 아니하고 저 멀리서 붉은 빛이 번쩍번쩍. 경찰아저씨 두 명이 오시더니 저에게 괜찮냐고 물으며(흑), 관계는 어떻게 되냐고(모르고 싶은 사람이요, 흑) 하는데 “이놈 잡아가세요” 할 수도 없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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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아저씨를 보내고 어찌저찌하여 남편을 4층인 집까지 겨우 끌고 올라오자 남편은 그 자리에서 바로 떡실신. 온 집안에 술냄새를 풍기며 자고 있는 남편을 보고 있는데 단순히 화가 난다고만은 할 수 없는 8개월차 새댁의 그 복잡한 심경을 누가 알겠어요, 흑. 그런데 순간 그런 생각이 나더라구요. 가만있어 보자. 오늘 뭐랬지? 아, 병자일! 수수께끼는 모두 풀렸어! 범인은 네놈 병자였구나! 화는 난다만 니가 니 불을 이기질 못했으니 너도 어쩔 수가 없었겠구나, 용서는 못해도 이해는 해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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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에서 말씀 드린 대로 병화에 겁재인 오화를 두 개나 달고 있는 제 남자. 그러나 이 불을 제어할 관성이 없는 제 남자. 그런데 이날 불이 아주 제대로 붙고 말았습니다. 본인이 병화에 병자일에 마침 그 뜨겁던 날의 외근과 술, 이 불을 제어해 주었어야 할 병자일의 자수는 하필 상사와의 마찰로 나타나서 불을 끄기는커녕 불을 더 키웠고 또 저에게 관성인 제 남편은 저를 제대로 극해 주었고 그리고 병화가 인성인 저는 그날 정말 제대로 부부생활을 공부하게 되었다는 병자일에 관한 사무치는 이야기가 저희 부부 사이에 두고두고 회자되고 있답니다.  

병자일이었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더라면 저흰 어쩌면 지금쯤 「미워도 다시 한번」에 출연하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어쨌든 중요한 건 명리학을 공부하고 일진을 헤아리게 되니 나의 하루뿐 아니라 너의 하루까지도 함께 생각할 수 있는 능력이 저에게 조금은 생겼다라고 말을 할 수가 없지 아니 하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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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세력은 미신 아닌가?라고 생각하실 수 있지만~ 아닙니다. 동양에서는 천간과 지지의 60갑자를 시간의 단위로 사용했습니다. 사주명리를 공부한다는 것은 시공간이 어떻게 나와 관계를 맺고 있는지, 그 흐름을 읽는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


그래서 저희 북드라망이 새롭게 준비한 코너가 바로 게릴라 만세력입니다. 어느 날 갑자기 튀어나와 오늘은 어떤 날인지, 혹은 오늘 어떤 일이 있었는지, 오늘의 일주를 가진 사람은 누가 있는지, 오늘 나에게는 어떤 기운이 들어오는지 등등 ‘오늘 하루’에 대한 참 알찬 이야기들을 해 보려구요. 참고로 오늘은 계미(癸未)일 인데요, 다음에 저희가 만나 계미일에 대해 이야기해 보려면 적어도 60초 후, 아니 60일 후에나 다시 만나게 되겠네요. 좌우간 그것이 60일 후가 될지, 120일 후가 될지는 아직 아무도 모릅니다. 다음번엔 어떤 날에 찾아오게 될지도 아직은 모르고요. 아무튼 날이면 날마다 오는 것이 아닌 게릴라 만세력! 기다려 주셔요. 곧 옵니다!

<북드라망 블로그를 방문하시는 고마우신 분들 중 혹 계실지도 모르는 각종 수험생분들을 위한 토막상식 하나>

오늘은 계미일, 어제는 임오일이었습니다. 그럼 여기서 문제. 다음 중 임오군란이 일어난 해는?
① 1880 ② 1881 ③ 1882 ④ 1883 ⑤1884

국사와 상식의 귀재가 있으시다면 금방 맞히시겠지만 일반인은 찍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럴 땐 배운 사람(응?)답게 천간을 활용해 보세요. 자, 올해는 간지로 무슨 년(제가 쓰니까 괜히;;)이었지요? 북드라망 오시는 분들은 아마 다 아시겠지요. 임진년입니다. 혹시 눈치 채셨나요? 아직이시라면 올해는 2012년입니다. 그럼 아시겠나요? 아직도...시라면 어쨌든 정답은 ③번 1882년입니다. 천간은 열 개로 이루어져 있어서 십진법에 딱 맞아떨어지게 되는데요. 그래서 갑을병정....순으로 볼 때 연도는 끝자리가 4, 5, 6, 7....로 끝나게 됩니다. 연간이 ‘임’이라면 그 해는 2로 끝나는 해입니다. 임오군란 1882년 임진왜란 1592년, 그러니까 조선이 건국된 1392년도 아마 임0년이겠지요(정답은 임신년입니다^^). 전 친절하니까 몇 개만 더 예를 들어 드리고 여기서 뿅하겠사와요. 기회 되시면 잘들 쓰시고(전 교정볼 때 일단 요걸로 먼저 따져 봐요 ㅋ) 다음에 봬염~!

갑(4) : 갑신정변(1884), 동학농민운동(갑오농민운동, 1894)
을(5) : 을미사변(1895), 을사조약(1905)
병(6) : 병인양요(1866), 병자호란(1636)
정(7) : 정유재란(1597), 정미의병(1907)
무(8) : 무오사화(1498)
기(9) : 기묘사화(1519), 기미년 3.1운동(1919)
경(0) : 경술국치(1910)
신(1) : 신유박해(1801), 신해혁명(1911)
임(2) : 진주민란(임술농민봉기, 1862)
계(3) : 계유정난(1453)
작은 사주만세력 (큰확대경 포함) - 10점
동학사 편집부 엮음/동학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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