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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발! 인문의역학! ▽/24절기 이야기

우리가 절기를 알아야 하는 이유

by 북드라망 2012. 2. 3.
절기, 태양을 따라가는 24걸음
─새로운 스텝, 새로운 일상!


송혜경(감이당 대중지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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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12달 365일
, 우리는 시간을 토막 내어 사는데 익숙하다. 그리고 이렇게 구성된 달력을 기준으로 삶을 디자인한다. 우리의 머릿속엔 3, 4, 5월은 봄이고 6, 7, 8월은 여름이며 9, 10, 11월은 가을이고 12, 1, 2월은 겨울이다. 그런데 혹시! 이 인식에 균열이 있음을 느끼고 계시는지? 다들 한 번쯤은 계절에 맞춘 옷차림이 날씨와 맞지 않아 불편했던 적이 있었을 것이다. 작년만 해도 5월에는 제법 더워 반팔 옷을 꺼내 입어야 했고 9월은 가을이라기보다 여름에 가까웠으며 12월은 생각보다 그렇게 춥지 않았다. 매년 이상하다 싶으면서도 우리는 달력과 인식과 날씨의 엇박자 속에서 살아간다. 그런데 ‘인생은 타이밍’이라는 말처럼 때를 안다는 것 자체가 커다란 자산이다. 인생의 ‘때’를 알려주는 마법의 달력이 있으면 좋으련만. 고백했을 때 차이지 않는 날, 갑자기 용돈이 팍팍 들어오는 날 등등.

만약, 내 방에 걸린 달력 말고 다른 달력으로 살아본다면? 뭐 어차피 지금 쓰는 달력 또한 누군가 만든 거니까 말이다. 사실 우리가 쓰는 달력은 1582년 교황 그레고리우스 13세가 부활절을 위해 그 전에 내려오던 달력을 고쳐 만든 것이다. 11일이라는 시간을 없애면서까지! 게다가 7월 July와 8월 August는 각각 로마의 황제 율리우스 시저와 아우구스투스가 자신들의 생일을 기념해 사심 가득 담아 새로운 달(月)을 추가했다고 한다. 허걱! 알면 알수록 ‘누덕누덕’이다.

방에 걸린 달력을 다시 들추어 보자. 곧 그 안에 또 다른 달력이 있다는 걸 알게 된다. 입춘, 우수, 경칩, 춘분, 청명……. 이것이 바로 절기력이다. 절기력은 태양이 지나가는 길(황도)을 24등분해서 그 자리마다 이름표를 붙인 것이다. 그런데 그 이름들을 보면 바로 ‘때’를 알려주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즉 밭을 갈고 씨를 뿌리고 농작물을 가꾸고 수확할 때를 알려주는 것. 옛날이야 농업이 중했으니 절기에 대한 메타포는 당연히 농사일이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24절기는 태양의 운행에 따라 발생하는 계절의 변화를 포착하기 위한 개념이다. 가장 기본이 되는 절기는 동지, 하지, 춘분, 추분이다.


그렇다면 21세기, 도시에서 살고 있는 우리가 수확하고 싶은 것은 무엇인가? 그게 무엇이건 24절기의 스텝을 밟아 가다보면, 언제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게 되고 반드시 결과물을 ‘건져 올리게’ 된다는 것이다. 왠지 절기력으로 산다면 한 해 그저 나이만 먹어가는 것이 아닌 질적으로 알차게 사는 삶을 살게 될 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 태양이 가는 길을 24등분한 달력을 따라, 한 스텝씩 차분히 리듬을 익히는 2012년을 보내시는 건 어떨는지!(^^)





※ 절기 이야기를 시작하며

절기로는 입춘을 한 해의 시작으로 봅니다. 북드라망에서도 그런 의미로 우리가 왜 절기에 대해 생각해야 하는지, 왜 절기를 안다는 것이 우리에게 중요한 것인지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앞으로는 절기 시간에 맞춰 해당 절기에 해당하는 글이 올라올 예정입니다. 각 절기마다 우리 몸 속에 잠들어 있는 자연(!)과 소통할 수 있는 계기가 되면 좋겠습니다.

임진년(壬辰年)의 입춘은 2012년 2월 4일 19시 12분입니다. 입춘에 관한 자세한 내용은 절입 시간에 맞춰 포스팅됩니다. 그럼, 임진년에 뵙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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