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8 [북-포토로그] 나의 아버지 나의 아버지 여러분은 눈물을 쏙 빼놓기로 유명했던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를 보셨나요? 저는 풀영상은 보지 못하고 짧은 영상(쇼츠)으로만 보았는데요, 3대에 걸친 이야기의 흐름과 또 배우들의 연기가 워낙 훌륭해서 거의 모든 영상을 찾아봤더랍니다. 그래서 그냥 정주행 했다고 해도 무방할 정도(?)로 알고있죠. 그런데 말입니다, 드라마를 재미있게 보긴 했는데 약간은 불편한 부분이 있었답니다. 드라마에서 관식이와 애순이는 자식을 애지중지 키우는데요, 특히 아빠인 관식이 딸인 금명이를 어찌나 아끼던지 (제가 보기에) 매번 잘 해주면서도 미안해하더라고요. 아마도 제게는 이런 “아버지”가 계시지 않아서 그런지도 모르겠습니다. 저희 아버지는 흠… 관식이와는 매우 다른 결을 지니셨는데요, 학씨처럼 본인의 욕망(?)을.. 2025. 4. 16. [기린의 걷다보면] 아버지의 걷기 아버지의 걷기 영화 를 보았다. 노년의 주인공은 도쿄 시내 중심가에 있는 공중 화장실 청소부다. 영화가 시작되면 새벽녘 이웃집 할머니의 빗질 소리에 잠자리에서 눈을 뜨는 주인공이 나온다. 이부자리를 개키고 세수를 하고 수염을 다듬고 윗방에 키우는 식물들에게 물을 준다. 그러고는 작업복을 입고 문 앞에 정리해둔 소지품을 챙기고는 문밖으로 나선다. 집 앞 자판기에서 캔커피 하나를 뽑아 차에 오른다. 차 안에 보관해둔 낡은 테이프들 중에서 하나를 택해 틀어 놓고 캔커피를 마신다. 시동을 걸고 집을 나서서 하루의 일과를 시작한다. 자신이 맡은 구역을 돌며 화장실 청소를 하는 동안 같이 일하는 젊은 동료의 수다에도 별다른 반응이 없다. 그저 빙그레 웃을 뿐. 변기를 닦고 세면대의 물기를 털어내고 휴지통을 처리하는.. 2024. 12. 10. ‘평범한 아버지’라는 이름의 상(相) ‘평범한 아버지’라는 이름의 상(相) 이렇게 즉비(卽非)는 이름이나 개념을 좇아가지 않는 순간을 말한다. 나도 감이당에서 인문학 공부를 통해 ‘즉비’의 순간을 경험했던 적이 있다. 과거에 나는 ‘잉꼬부부로 토끼 같은 자식들을 가지면 행복한 가정’을 이룬 것이고 이 목표에 도달하는 것이 진정한 행복이라는 상(相)을 가지고 있었다. 물론 목표로한 가정의 형태가 완성되었을 때 꿈을 이루었다고 생각해 행복하기도 했다. 문제는 이 견해가 진정한 삶의 목표라고 생각했다가 이혼으로 잉꼬부부가 해체되자 무척 괴로웠다는 점이다. 그런데 인문학 공부를 통해 ‘행복하고 단란한 4인 가정’이 자본주의가 발달하면서 우리의 뇌에 심어진 일종의 이미지임을 알게 되었다. ‘부부와 아이들이 함께하는 가정의 모습은 실체가 아니라 이미지.. 2022. 11. 29. [임신톡톡] ‘별 탈 없이 무난한 인간’이 우리의 미래이다 ‘별 탈 없이 무난한 인간’이 우리의 미래이다 임신 톡톡을 통해 동의보감 부인 편의 내용을 거의 다루었다. 이제 이번을 포함해서 2번의 연재를 남기고 있다. 나는 임신을 한 적도 그러니까 아이를 낳은 적도 없다. 그런데도 임신 톡톡을 연재해 왔다. 전혀 출산 경험이 없는 사람이 건방지게 임신에 대해 감히 쓸 수 있냐고 물을 수도 있을 것이다. 나도 처음엔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다. 내가 왜 이것을 쓰게 되었는지는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인제 와서 그 이유를 찾은들 무엇 하겠는가. 굳이 말하자면 사주팔자에 비겁이라고 부르는 자매들과 인연이 많아서라고 말하고 싶다. 실제로 난 오 자매 속에서 자랐다. 그런 인연이 동의보감 부인편과의 인연을 닿게 했을 것이다. 그리고 임신 톡톡을 연재하면서 알게 된 것은 동의보감 .. 2016. 3. 17. 이전 1 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