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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222

일상의 독재 마르틴 하이데거의 『존재와 시간』 일상의 독재마르틴 하이데거의 『존재와 시간』 금연시대인 요즘, 몇몇 회사는 옥상이나 베란다층에 흡연실을 만들어 놓았다. 나는 담배를 피우지 않지만, 팀원들과 차 한 잔하며 이야기도 나눌 겸 아주 가끔 따라간다. 참 묘하게도 사무실 의자에 앉아서는 나오지 않던 정보가 담배와 함께 하는 대화에선 좀 더 빈번하게 등장한다. 그러나 그런 대화 속에도 우리가 보통 나누는 잡담들의 주제에서 크게 벗어나는 것은 아니다. 곧 돌아올 승진 시즌을 앞두고 승진 인원 편성은 어떻게 될 것이며, 또 이번 승진 기준은 어떻게 구성될지, 또 저쪽 부서 이 아무개는 업무처리 스타일이 왜 그러느냐는 둥, 혹시 조그만 정보라도 나올라치면 아주 깊이 빠져 듣게 된다. 퇴근하여 돌아온 집에서도 마찬가지다. 집사람이나 아이와 대화를 나눈다.. 2016. 12. 20.
12월 넷째주, 금주의 사고 싶은 책 12월 넷째주, 금주의 사고 싶은 책* 표지 이미지를 클릭하면 책 소개 페이지로 이동합니다. 『도깨비, 잃어버린 우리의 신』, 김종대 지음, 인문서원 출판사 책소개기존의 도깨비 이야기는 충효와 우애라는 교훈의 전달자로 작용하며, 피지배층(하층민) 사이에서는 현실의 궁핍에서 벗어나기 위한 장치로 이용되었다. 말하자면 도깨비는 “사회적으로 억압을 받아왔던 계층의 현실적인 불만을 대리만족시켜 줄 수 있는 존재”로 여겨졌던 것이다. 그러나 최근 방영된 한 드라마에는 ‘모던한’ 도깨비가 등장한다. 여기에는 메밀꽃, 푸른 불꽃, 도깨비터 등, 도깨비를 연상시키는 단어들을 등장시킴으로써 그동안 잊혔던 도깨비라는 존재를 현대로 불러낸다. 농경시대의 충과 효의 이데올로기 전달자였던 도깨비가 21세기 도심에서 현대인들의 .. 2016. 12. 19.
『친절한 강의 중용』 - 거리끼기라도 할 테다 거리끼기라도 할 테다 얼마 전 경기도 용인으로 이사를 했다. 그 말인즉, 나는 이제 빨간 광역버스를 타고 출퇴근을 하게 됐다는 뜻이다. 주변의 걱정(어떤 것인지는 다들 짐작하실 터)에도 불구하고 나는 원래 아무 생각이 없기에 정말 아무 생각이 없었다(응?). 내가 너무나 원해서 하게 된 이사는 아니지만, 세상에는 많은 장거리 통근자들이 있는데 내가 그중 하나가 된들 그게 무슨 대수랴. 그리고 광역버스라니, 난 이제 아침저녁으로 버스에서 잘 수 있다! 내가 가진 최고의 장점이자 단점은 졸리면 어떤 상황에서든 졸 수 있고, 잘 수 있다는 것이다(잔다는 건 거의 기절 상태;;). 난 버스나 전철에서 서서도 졸 수 있다. 무릎이 꺾여서 부끄럽기도 하지만 그렇다고 졸음을 굳이 참지 않는다. 졸리면 조는 거다. 그.. 2016. 12. 16.
공자의 정치학③ - “기쁘게 하라” 공자의 정치학③ - "기쁘게 하라" 공자는 정치에 대해 묻는 애공에게 치국지도(治國之道)의 9개 원칙과 효과, 그리고 그것을 실천하는 방법을 제시한다. 우선 구경(九經)과 그 효과를 살펴보자. 천하와 국가를 다스리는 데는 아홉 가지 변치 않는 도리(九經)가 있습니다. 수신(修身), 존현(尊賢), 친친(親親), 경대신(敬大臣), 체군신(體群臣), 자서민(子庶民), 래백공(來百工), 유원인(柔遠人), 회제후(懷諸候)입니다. (凡爲天下國家 有九經曰 修身也 尊賢也 親親也 敬大臣也 體群臣也 子庶民也 來百工也 柔遠人也 懷諸候也)수신(修身)하면 도(道)가 바로 섭니다. 존현(尊賢)하면 의혹됨이 없습니다. 친친(親親)하면 일가친척이 원망하지 않습니다. 경대신(敬大臣)하면 나라 일에 혼란이 생기지 않습니다. 체군신(體群.. 2016. 12.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