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으로 여는 지혜의 인드라망, 북드라망 출판사 :: [불교가좋다] 깨달음이 있기 전에 질문이 있었나니

깨달음이 있기 전에 질문이 있었나니

    

  

질문 1 : 요즘 대당서역기나 이븐바투타 같은 여행기를 읽고 있는데요. 그런 책을 보면 즉각적인 깨달음이 많이 나와요. 그게 항상 궁금했어요. 우리는 책을 매일 읽으면서 ‘아, 정말 그렇지’ 하면서 읽지만, 읽어도 깨달음이 잘 안 오는데 어떻게 하면 좀 깨닫고 그럴 수 있을까요? 


스님 : 그 사람들은 즉각적으로 그냥 어느 순간 일어나는 게 아니고, 출발하기 전에 뭔가 질문을 가지고 떠나는 거예요. 그러니까 순례를 떠나기 전에 뭔가 오게 되면 자신을 바꿀 수 있는 통로가 있는 상태인 거죠. 그러면 이제 떠납니다. 근데 전혀 예기치 않은 상황이 오면 보통 사람들은 당황스러워 하지만 그들은 뭔가 탁 다른 통로로 사건을 보는 시각이 되도록 평소에 질문을 많이 하고 있었던 거죠. 질문을 많이 했기 때문에 그렇게 깨달음의 길로 갈 수 있기도 한 것이고요

 

일동 : 아, 그렇군요.

 

스님 : 예를 들어 아이슈타인이 시공간에 대한 새로운 이야기를 한 게 26살 때부터 한 게 아니예요. 그전에 17살 때부터 죽 질문을 해온 것이랍니다. 자기한테. 왜냐하면 그 때 당시에 밝혀진 빛의 속도와 시간의 속도에 대한 개념이 해결이 안된 채 자신에게 질문으로 온 거예요. 그 후로 10년 동안 모든 일의 밑바탕에 그 질문이 깔려 있었다고 합니다. 

 그러다가 그 논문을 쓰기 일주일 전에, 갑자기 기존에 가지고 있던 시공간에 대한 개념을 바꿉니다. 왜냐하면 그전에는 시공간은 절대 불변한 거라고 생각해 왔거든요. 근데 시공간이 변한다는 생각이 탁 내부에서 올라오면서 일주일 만에 특수상대성 이론이라는 논문을 쓰기 시작합니다. 20세기를 뒤흔드는 시간과 공간에 대한 전혀 다른 개념을 밝힌 건데 그 질문을 17살 때 자신에게 한 거죠.  



질문 2 : 저는 나이가 70이 넘어서 그런지 책보다는 TV가 좋아요(일동 웃음). 감이당에서 공부 한 이후로 책을 보려 해도 눈도 감기고 그래요. 그런데 읽기보다 선생님들이 얘기해 주는 게 쉽게 이해되는데 꼭 책을 읽어야 하나요? 그냥 들어서 하는 공부와 읽어서 하는 공부와 다른가요?



스님 : 네, 다릅니다. 굉장히 다릅니다. 요즘 뇌세포의 활성화 사진 찍는 거 아시지요? 책을 읽는 것은 뇌세포 전체의 활성도가 굉장히 뛰어납니다. TV를 보거나 라디오를 들으면 뇌세포의 부분적인 활성도가 뛰어납니다. 그러나 책을 읽으면 몸 안을 전부 움직이고, 뇌의 전체 부위가 활성화됩니다. 


마치 가공식품을 먹는 것처럼 가공된 것이 많은 정보와 지식을 주면 활성화가 잘 되지 않죠. 하지만 책 읽는 것 같은 활동은 뇌세포 전 부위가 굉장히 활성화되고, 이러면 치매에 걸리지 않을 확률이 높죠. 

나이가 들면 눈도 침침하고 기억력도 잘 안돌아가지만, 주의를 기울여서 천천히 읽으면 굉장히 활성도가 뛰어나게 됩니다. 결국 정보를 취득해서 뭘 만드는 데는 TV나 라디오보다 책이 훨씬 낫다는 얘기죠. 

 

질문자 : 그런데도 정말 하기 싫거든요. 어쩌죠? (웃음)

 

스님 : 그렇죠 하기 싫죠. 하기 싫지만 그래도 신체가 잘 돌아갈 때 뇌가 운동을 하게 해야죠. 30분이나 1시간이라도. 그렇게 뇌 활성화 작업을 할 때, 이렇게 뇌 운동량이 많아질 때, 나중에 좀 수월하게 되죠. 나이 들어가는 분일수록 머리 쓰는 일을 많이 해야 합니다. 

 

질문자 : 네, 잘 알겠는데요. 이제까지 감이당 1년 동안 책을 꽤 많이 읽었거든요. 그런데 어저께 신근영 선생께도 혼났어요. 책을 설렁설렁 읽는다고. 근데 저는 설렁설렁 읽는 게 아니고 몇 문장 읽으면 뒤에 가서 다 까먹고 새로 읽는 것과 마찬가지가 돼요. 줄도 헷갈리고. 그건 어떻게 하면 되지요?

 

스님 : 그렇게 되지요. 금방 읽고 까먹고....그런데도 불구하고 읽으면 활성화가 되는 겁니다. 내가 정리가 되지 않는 것과 안에서 지금 운동하는 것은 달라요.

그리고 뇌의 활성도를 높이는 것 중 하나가 손운동을 하는 것이에요. 그냥 하기 심심하면 도자기 만드는 찰흙 있지요? 그걸 가지고 주물럭주물럭 하면서 모양을 만들면 굉장히 신체가 안정될 뿐 만 아니라 뇌 훈련이 돼요. 제 1뇌가 머리, 제 2뇌가 위장, 제 3뇌가 손 이러니까 손운동 많이 하세요. 

 


질문자 : 그렇지요. 텔레비전 보는 시간을 줄여가야 되는데, 늙어가니까 연속극도 많이 보게 돼요. 어제 이야기도 궁금하고, 내일 이야기도 궁금하고...(일동 웃음)

 

스님 : 네. 안 볼 수는 없지요. 그런데 그 시간을 줄여가야지요. 그러니까 내가 좀 지나치게 TV를 본다고 생각되면 정해놓은 프로그램을 보고, 그 시간이 딱 되면 딱 끄고, 동네 한 바퀴를 돌아오고, 또 돌아와서 내가 정해놓은 프로그램이 있으면 또 보고, 끝나면 또 끄고 나갔다오고, 그런 훈련을 해야돼요. 안 나가잖아요? 그러면 절대 못 끕니다. 계속 리모콘을 돌려가면서 봅니다. 그렇게 될 수밖에 없습니다. 텔레비전을 이길 사람, 거의 없습니다. 

 

질문자 : 네네, 맞습니다. 계속 보고 있지요. (일동 웃음)

 

스님 : 네, 옛날엔 우리들끼리 서로 네가 잘 났니, 내가 잘 났니 하며 살았잖아요? 그런데 요즘은 잘난 사람은 전 세계에서 잘난 사람입니다. 한국의 한류가 아니라 전 세계의 한류이죠. 그런데 그 사람들이 우리를 빨아들이는 게 아주 강력합니다. 우리를 몰입하게 하는 최첨단 기술을 그 사람들은 가지고 있는 거지요. 그 몰입도를 만들어내지 못하면 그 프로는 바로바로 사라지는 거죠.  그런데 문제는 그런 걸 자꾸 보면 우리 삶은 성에 안차게 돼 있어요. 그게 참 문제지요.   


정리_해성(목요 감이당 대중지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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