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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가 좋다

[정화스님 멘토링] 불안은 병이 아니다

by 북드라망 2017. 5. 12.

불안은 병이 아니다

 

 

1. 불안한 마음을 어떻게 해야 할까요?

질문 : 저는 기억도 잘 못하면서 해야 할 일을 꼼꼼하게 적어놓지도 않아 실수가 많았습니다. 특히 연구실에서는 많은 사람들과 다양한 활동을 하다 보니 그런 것들이 더 잘 보였습니다. 그래서 수첩에 적으면서 확인했습니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계속 불안한 마음이 드는 겁니다. 뭔가를 하고 있으면서도 계속 또 ‘뭔가 놓치고 있는 게 없나’ 이러면서 몸이 경직되고 긴장이 됩니다. 공부를 하기 전보다 훨씬 긴장이 되는 겁니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이 뭐라고 하면 “내가 도대체 왜 이럴까” 자책합니다.



스님 : 불안은 마음의 상태가 아닙니다. 그것은 몸의 부조화 상태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하지만 병은 아닙니다. 태어나기를 비위가 약하게 태어난 겁니다. 비위가 약한 사람들은 문을 잠그고 나와도 3~4번씩 확인을 합니다. 


비위가 약한 사람들은 배가 자주 아픕니다. 이럴 때는 설탕물만 타서 마셔도 머리가 아프지 않습니다. 흔히 설탕이 나쁘다고 알고 있지만 너무 과하지 않으면 문제가 안 됩니다. 너무 많이 운동을 하거나 머리가 띵하고 아플 때 커피 두봉지를 끓여서 먹으면 배가 편안해지고 머리가 아프지 않습니다. 이런 사람들은 음식을 먹을 때 신 음식은 피해야합니다. 전혀 먹지 않는 것은 어렵겠지만, 혹시라도 그동안 많이 섭취했다면 줄여야 합니다. 팥이 들어간 음식도 좋지 않습니다. 대신 천연음식 중에 단 맛이 나는 음식을 섭취하십시오. 노랑색이나 주황색 음식을 섭취하면 더욱 좋습니다. 옷을 입을 때도 파란색보다는 붉은 계열이 훨씬 안정적입니다. 보다시피 생각은 마음이 만들어 내는 것이 아닙니다. 몸이 어떤 상태에 있느냐에 따라서 생각이 달라집니다.

 

불안하고 초조한 마음이 들 때, 혹시 내가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는건 아닐까 걱정하느라 더 불안해지는 경우가 있었다. 하지만 스님은 그건 태어날 때부터 치우쳐져 태어난 몸의 기운 때문이라고 말씀하셨다. 누구나 강한 부분이 있으면 약한 고리가 있다는 뜻이다. 불안을 쉽게 느끼는 것은 비위가 약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스님이 내려주신 해결 방법은 위에서 말한바와 같다. 입으로 들어가는 것, 눈으로 보는 것 등을 살펴라. 즉 몸을 살피고, 몸으로 들어가는 것을 조심하라는 뜻이다. 


생각을 조절하는 신경세포의 70%가 위장을 중심으로 퍼져있다. 그런데 불안해하거나 자주 긴장을 하게 되면 위가 기능을 멈춰버리게 된다. 그래서 비위는 더욱 안 좋아지게 된다. 타고난 비위도 약한데 너무 잘 하려는 욕심을 부리다보면 비위가 더 안 좋아지는 악순환이 반복될 수 있다. 이럴 때는 다른 사람들이 뭐라고 하던 ‘내 책임으로 모조리 끌어안지 않는 훈련을 하라’고 하셨다. 그러면서 스님은 스스로 ‘내 실수 때문에 상대방이 화를 낼 수도 있다. 하지만 화를 내는 것은 내 책임은 아니다.’라는 말을 하라고 하셨다. 단! 속으로만 생각해야지 화내고 있는 사람에게 가서 말하면 절대 안 된다. 상대방의 비위를 상하게 할 수 있다.(^^)

 

 

2. 백수로 살아도 될까요?

질문 : 저는 36살 백수입니다. 현재 부모님에게 얹혀살고 있습니다. 나이가 40살이 다 되가니까 독립을 해야겠는데 직장생활이 잘 안 맞습니다. 게다가 공부를 하니까 재미도 있고 해서 아르바이트를 해볼까 합니다. 하지만 부모님이 실망하실 것 같아서 걱정입니다. 부모님은 제가 직장에 들어가서 남들 보기 괜찮은 일을 했으면 하십니다. 


 

스님 : 자식의 행동이 100% 부모 마음에 드는 것은 근본적으로 불가능합니다. 부모는 물론 그런 요구를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꼭 그런 자식이 되려고 노력할 필요는 없습니다. 근본적으로 익혀온 것이 다르기 때문에 부모가 원하는 딸이 되기도 어렵지만 혹시 그런 딸이 된다고 해도 잘 살았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부모님이 서운해 한다면 그건 부모의 생각이 잘 못된 겁니다.


하지만 집에 얹혀사는 것은 본인의 잘못입니다. 가능하면 집에서 빨리 나오십시오. 작은 방이라도 얻어서 나오시고 적게 일하고 살 수 있는 방법을 선택하십시오. 그러면서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하고 살면 됩니다. 백수라고 해서 자랑할 것도 아니지만 그걸로 번뇌할 것도 아닙니다. 

 

 

3. 술, 담배를 꼭 끊어야하나요?

질문 : 저는 술, 담배를 참 좋아합니다. 그런데 이걸 꼭 끊어야 할까요?



스님 : 신체는 술, 담배를 별로 원하지 않는데 그것이 좋은 것, 위로를 주는 것이라는 잘못된 생각이 내면화 되어 있습니다. 생각의 통로가 강하게 만들어져 있어서 그것을 계속 추구하고 있는 겁니다. 그래서 끊으려고 하면 금단현상이 일어날 겁니다. 사고를 바꿔야 술, 담배를 끊을 수 있습니다. 식생활이나 주거환경이 잘 갖추어져 있어서 담배를 피워도 오래살기는 합니다. 하지만 내 몸도 싫어하고, 주변 사람들도 싫어하는 일을 계속 했으니까 다른 문제가 생기겠죠?


특히 어린아이들과 사는 부모는 각성해야 합니다. 아이들은 술, 담배 냄새를 싫어합니다. 하지만 아이들은 같이 살 수 밖에 없습니다. 이 때 부모에 대한 싫은 감정이 쌓이고, 그것은 다른 곳에서 터집니다. 부부사이도 이와 마찬가집니다. 나한테는 위로가 되지만 관계 속에서는 그것이 단초가 돼서 더 강한 상처가 올 수 있는 행위입니다. 그래서 술, 담배에 대한 관점을 바꿔서 그것은 내가 지향할 것이 아니라는 사고를 확실히 해야 합니다. 그래야 별로 거부감 없이 습관을 바꿀 수 있습니다. 억지로 끊겠다고 결심한다고 해서 되는 것이 아닙니다. 


술, 담배를 끊을 수 있는 첫 번째 훈련은 명상입니다. 생각은 행동과 연결되어 있습니다. 생각을 바꿔서 행동을 변화시킬 수 있는 방법입니다. 내 몸도 좋아하는데 주변 사람들도 좋아하는 구체적인 이미지를 그리십시오. 담배나 술 생각이 나면 그 이미지가 떠오르는 훈련을 하는 겁니다. 이렇게 하면 좋은 것을 지향하는 사고가 생깁니다. 

 

술, 담배를 끊고 싶지 않은 선생님의 의도가 보이는 질문이다. 그런데 스님은 단호하게 말씀하셨다. 지금 몸이 교란돼서 술, 담배가 위로가 된다고 생각하지만, 절대 그렇지 않다는 사실을 콕 짚어주셨다. 몸은 원하지 않는데 습관 때문에 하고 있는 일은 뭐가 있을까? 늦잠자기? 늦게 자기? 나 역시 명상을 통해 생각의 통로를 바꿔봐야겠다. '몸의 습관을 바꾸려면 생각을 바꿔야 한다. 생각을 바꾸려면 몸을 단련 시켜야 한다.’ 즉 ‘생각이 곧 몸이고 몸이 곧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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