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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희52

꽉 막힌 몸과 마음에 길을 뚫어주는 혈자리 - 지구혈 지구, 몸의 길을 내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길 내기 우리 집의 연례행사 중 최악의 행사는 단연 김장이다. 2박 3일 동안 200포기에 가까운 배추를 다듬어 절이고 씻고 양념하는 일이 녹록치 않기 때문이다. 작년에는 조카들 시험기간을 피하느라 12월 중순경에 김장을 했다. 날씨는 매섭게 추운데 시간을 못 맞춰서 절인 배추를 새벽에 씻어야 했다. 아니나 다를까? 모두들 집에 돌아가서 감기몸살을 앓았다. 올해는 무슨 일이 있어도 추워지기 전에 김장을 하자고 단단히 별렀다. 11월 말, 여섯 가족이 막내 여동생 집에 모였다. 날씨는 따뜻했다. 하지만 우리는 털 달린 장화, 기모고무장갑, 워머, 비닐 앞치마까지 모두 챙겨 입고 만반의 준비를 했다. 그런데 웬걸? 배추와 무를 알아보러간 제부가 감감무소식이었다. 부.. 2013. 12. 19.
귀울림에 좋은 혈자리, 액문혈 액문, 원기충전 팍팍!! 이모, 우리 차 교통사고 났어요! 지난 달 말, 동생에게 교통사고가 났다. 중부고속도로를 100km로 달리고 있는데 차선 변경을 하려던 뒤차가 그대로 동생차를 들이박았다. 차는 충격으로 360도 회전, 중앙분리대를 들이박고 갓길에 가까스로 멈춰 섰다. 차는 처참하게 일그러졌다. 앞뒤 범퍼는 모두 찌그러지거나 어디론가 날아가 버렸고, 운전석 앞 유리창이 깨지고 조수석 유리창도 박살이 난 상태였다. 결국 차는 보험사의 결정에 따라 폐차를 시킬 수밖에 없었다. 차가 이 지경인데 사람은? 동생은 멀쩡했다. 조수석에 앉아있던 4살 먹은 조카의 왼쪽 이마가 살짝 찢어진 것 외에는. 조카의 이마에서 처음에는 피가 꽤 났던지 입고 있던 외투에 피가 좀 묻어 있었다. 하지만 내가 병원에 도착했을.. 2013. 11. 21.
못된 심보가 화를 부른다! 마음의 병을 풀어주는 중충혈 구급하라! 중충 귀신(?) 보고 졸도하다 십 년 전 일인 것 같다. 여동생이 결혼하기 전이니까. 오랜만에 일본에서 친구가 와 집 근처에서 만났다. 주말 저녁이라 동생도 자리를 함께했다. 고기를 굽고, 맥주로 건배도 하고, 밀린 얘기로 시간 가는 줄 몰랐다. 한참 떠들고 있는데 옆에 앉은 동생이 화장실에 갔다 온다면서 일어났다. ‘아니, 벌써 물 버리러 간다고? 식당에 들어온 지 얼마 되지도 않은 것 같은데….’ 테이블에는 이미 맥주병이 잔뜩 쌓여 있었다. 동생은 술을 빨리 마시는 스타일이다. 그런데 그날은 술을 너무 빨리 마시는 거였다. 술병이 금세 비었다. “야, 좀 천천히 마셔. 누가 뺏어 먹냐?” 나는 친구와 얘기하는 간간이 동생에게 눈을 흘기면서 이렇게 핀잔을 줬다. 동생은 화장실에 갔다 와서 우.. 2013. 10. 24.
뜨거운 피를 가진 청춘, 열심(熱心)히 사는 당신에게 꼭 필요한 곡택혈 심(心)의 불을 끄는 소방수, 곡택 코피 나고 싶은 아이 툭하면 코피를 흘리는 외동아들이 있었다. 나이 마흔 넘어 얻은 금지옥엽이었다. 몸이 약해 그런 거지 싶어 여섯 딸들 눈을 피해 고기를 사 먹였다. 그런데 녀석은 어미 속도 모르고 자랑삼아 누나들에게 떠벌렸다. “누나! 나 오늘 갈비 먹었다. 엄마가 코피 흘린다고 사줬어.” 딸은 어미를 찾았지만 어미는 그 눈을 피해 뒤꼍으로 숨었다. 며칠 뒤 학교에서 돌아온 딸은 솜방망이를 넣은 코를 가리키며 말했다. “엄마! 나도 코피 나. 이것 봐!” 딸은 솜방망이를 꺼내 보여주었다. 코피가 조금 묻어 있었지만 언제 흘렸는지 피는 말라 있었다. 코피에 얽힌 어린 시절 일화다. 그때 나는 코피 나기를 간절히 바랬다. 갈비도 먹고 싶었지만 그보다 엄마의 관심을 받고.. 2013. 8.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