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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혜경26

소서, 음탕(?)하게 놀아보자 소서, 음의 벡터를 따르라 송혜경(감이당 대중지성) 한 남자가 머리 위 태양을 이고 걸어가고 있다. 땀은 비 오듯 하고 목은 갈증으로 쩍쩍 갈라지고 눈의 초점은 풀려간다. 피부는 시커멓게 익어버렸다. 애써 그늘을, 물을 구하려하지만, 이글거리는 태양만이 정수리 위에서 그를 노려보고 있을 뿐. 이 상황을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글자가 ‘더울 서(暑)’다. ‘날 일(日)’과 ‘놈 자(者)’. 글자 안에 더위를 피할 수 있는 다른 뭔가는 없다. 그런데 갑자기 비구름이 몰려들더니 비가 후두둑 떨어진다. 아! 이 남자 살았다. 그래, 아직 큰 더위는 아니다. 그리하여 이 시기 절기 이름은 소서(小暑). 그런데 아까 그 장면을 ‘다시 보기’ 해보자. 이상하다. 이 무시무시한 더위에 예상치도 못하게 웬 비구름이 몰려온 .. 2012. 7. 7.
망종, 씨앗이 되는 법 망종, ‘리환궁’으로의 초대 송혜경(감이당 대중지성) 리환궁, 정점의 다른 이름 핫! 시작부터 만만치 않다. 리환궁(泥丸宮)? 듣도 보도 못했다. ‘궁’자가 들어가니 경복궁, 창경궁 같은 궁궐이라고만 짐작할 뿐. 장하다. 1/3은 맞춘 거다.^^ ‘리환’이라는 말은 산스크리트어의 니르바나 즉 열반을 의미한다. 유불도 삼교에서 ‘하늘의 중심’이라고 말할 정도로 매우 중요하기에 옥황상제님의 처소라고 말한다. 그 궁전은 약초들이 빽빽하게 널려 자라고 있고 사람의 발자취가 닿지 않은 평탄한 공간이 높다랗게 걸려있는 아름다운 풍경이라고. 헌데 단청 입힌 궁궐의 내부는 텅 비었고 그 안에는 지극히 신령한 신(神)이 끊임없이 모여든다고 한다.* 이렇게 기묘하고 썰렁한 궁궐이라니. 불로장생이 목표인 도교에서는 리환궁에.. 2012. 6. 5.
호미로 여름을 캐다, 입하(立夏) 입하, 무엇을 남기고 무엇을 버릴 것인가? 송혜경(감이당 대중지성) 아무래도 언어와 날씨의 관계는 묘하다. ‘해품달’의 훤이와 연우처럼 처음엔 별 사이 아닌 줄 알았다가 파면 팔수록 끈적했던 과거가 드러나는 것처럼 말이다. 무슨 뚱딴지같은 소리냐구? 계절의 입구인 입춘, 입하, 입추, 입동을 차례로 발음해보자. 먼저 입춘. ‘춘’하면서 앞으로 향하는 윗입술과 그 사이로 비집고 나가는 숨은 하나로 모여 뻗어 나가는 木기운과 닮았다. 그리고 입하. ‘하’라고 발음할 때 입을 한껏 벌려 몸통에 있는 뜨거운 숨을 퍼뜨린다. 파김치라도 먹었다면 발음을 삼가자. 火기운이다. 다음은 입추. ‘추’라는 발음부터가 벌써 추워진다.^^;; 입술을 오므리며 내는 소리는 낮게 떨어진다. 추수와 낙엽의 이미지가 그려지는 金기운.. 2012. 5. 5.
지금은 '활짝 필 때' - 청명 청명淸明에는 청춘이어라! 송혜경(감이당 대중지성) 입춘의 춘春이 사람을 홀렸다. 그 때부터 우리는 목 빼고 꽃을 기다려왔다. 봄은 곧 꽃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아직 꽃들은 만족스럽게 피어나지 않고 있다. 봄이 왔으나 온 것 같지 않으니 더 목마를 따름. 꽃망울만 쳐다보고 기다림에 지쳐갈 때쯤, 갈증을 해결해 줄 절기가 왔으니! 바로 청명淸明이다. 맑을 청淸, 밝을 명明. 이름 그대로 청명은 1년 중 물이 가장 맑을 때이자 하늘도 맑고 날씨도 좋은 그야말로 봄다운 절기이다. 하! 그래서인가? 하늘하늘한 쉬폰 자락을 휘날리며 도시락 들고 피크닉 가고 싶은 봄 처녀의 마음이 요동친다. 게다가 온 천지가 화사한 꽃들로 만개해있으니 세상천지가 셀카의 배경이로다! 꽃 피기 위한 필요충분조건 왜 청명에 이르러야 봄다.. 2012. 4.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