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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주10

괜찮은 척, 하기싫은 척은 그만! 지금 시작하라! Step By Step 「1440년 - 매끄러운 공간과 홈이 패인 공간」은 열네 번째 고원으로, 『천 개의 고원』의 결론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들뢰즈와 가타리는 드라마틱하게(?!) 전개해왔던 여태까지의 방식을 내려놓고, 차분하게 몇 가지 모델들을 골라 ‘매끄러운 공간’과 ‘홈 패인 공간’이라는 개념쌍을 설명한다. 낯선 개념이지만 금방 이해할 수 있다. 지금까지 계속 반복되어 온 논의구도 그대로니까 말이다. 유목민이 달려가는 사막의 매끄러운 공간, 구획되고 경계 지어진 홈 패인 공간, 그리고 이 두 종류의 공간이 언제나 중첩되고 혼합되면서 펼쳐지는 우리들의 현실. 고원과 고원을 연결하는 이 매력적인 개념들은 추상과 현실 사이에 걸쳐 있다. 이번 글에서는 이 개념들과 함께 우리가 살아가는 공간에 대해서 .. 2012. 7. 17.
인디 청춘들이여, 무기를 들자! 인디 프로젝트 -도시 속 전쟁기계- 김해완(남산강학원 Q&?) 15개의 고원 중에서 10개의 고원을 넘어도 분량상으로는 아직 반밖에 안 왔다. 『천 개의 고원』은 뒤쪽으로 가면 갈수록 러닝타임이 늘어나기 때문에 체력을 단단히 준비해야 한다. 열두 번째 고원은 그 중에서도 제일 넓고 광활한 고원이다. 유목민들의 사막, 속도와 질주와 ‘-되기’의 시공간, 「1227년 - 유목론 또는 전쟁기계」. 유목민 - 역사가 포착하지 못한 자들 도주선에서 중요한 건 ‘계속 하는 것’이라고 저번에 이야기했다. 하지만 실제로 행해보면 이것처럼 머리털 빠지는 일도 없다. 아차, 하는 사이에 우리의 욕망은 고착화된 영토와 익숙한 코드를 따라 흘러가버리고 도주선은 지층으로 회귀해버리기 일쑤다. 그런데 세상에는 이 ‘탈-’ 운동을.. 2012. 7. 3.
바로 지금이 그대에게 유일한 순간 말할 수 있는 비밀 -시간과 선- 김해완(남산강학원 q&?) 線 - 철학자가 그리는 세계지도 이번 챕터에서 들뢰즈와 가타리는 정말로 지도를 그려 보려고 한다. 線. 선이란 무엇인가? 왜 하필 선인가? 하지만 이런 식의 질문은 좋지 않다. 『천 개의 고원』에서 등장하는 개념들은 그 자체로는 아무것도 ‘의미하지’ 않기 때문이다. 세상이 움직이는 바로 그 순간에 개념도, 같이 작동하게 되는 법이다. 이 “추상적인 선”을 통과해, 우리는 현재 배치 속에서 유효한 의미라는 건 어떻게 작동하고 있는지, 또한 아무것도 보증하지 않는 이 세상에서 어떻게 ‘의미’라는 게 태어날 수 있는지를 보게 된다. 이 선들이 아무 것도 의미하지 않는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이것은 지도제작의 문제이다. …… 선들은 ‘기관 없는 몸체.. 2012. 6. 19.
시시하지 않은 삶, 근사함을 뛰어 넘는 삶 설거지, 청소, 빨래의 길道 - 기관 없는 신체와 욕망 - 김해완(남산강학원 Q&?) 기관 없는 신체(CsO) 들뢰즈와 가타리의 유명한 개념 중에 ‘기관 없는 신체’라는 것이 있다. (Corps sans Organe, 줄여서 CsO다) 험악한 네이밍 센스 때문에 이 개념은 많은 오해를 불러왔다. 이제는 몸에 붙은 기관까지 뽑아 버릴라고? 실제로 이 고원에서는 몸을 찢고 뜯고 꿰매는 마조히스트 이야기가 나온다. 그러나 오해하지 말자. 이 고원은 도발적이지 않고 오히려 아주 신중한 고원이다. 저자들이 겨냥하는 것은 마조히즘이 아니라 그들의 신체 위에서 흘러 다니는, ‘탈기관화 하려는 욕망’이므로. 한번 이렇게 물어보자. 내 몸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어디일까? 뇌? 심장? 척추? 아니면 잘 빠진 S라인 가슴.. 2012. 5. 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