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이영희52

욕망의 그침 - 중산간 그 아이를 만나고 싶지 않다욕망의 그침 - 중산간 아침마다 미국의 단편 소설가, 레이먼드 카버(Raymond Carver, 1938~1988)의 문장을 필사하고 있다. 그의 문장은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의 말과 행동을 묘사하는 데 전부를 할애한다. 소설에 묘사된 말과 행동 외에 인물에 대한 정보는 없다. 단지 지금 일어나고 있는 상황을 세세하게 설명할 뿐이다. 그래서 카바의 문장은 매우 건조하게 느껴진다. 습기를 모두 날려버린 문장. 가을 나무의 바싹 말라버린 이파리들을 보는 듯하다. 그러자 소설을 읽는 나는 왜 그 사람이 그렇게 말하고 행동했을까 유추하게 된다. 그러다 보면 내 방식대로, 내 틀대로 등장인물을 재단한다. 이 사람은 이래서 좋고, 저 사람은 저래서 싫어한다. 등장인물이 상식 밖의 행동이라도.. 2015. 10. 8.
[임신톡톡] 탄생을 거드는 출산의 지혜 탄생을 거드는 출산의 지혜- 『동의보감』이 전하는 출산법② - 구경거리가 된 출산 아기를 낳는 장면을 처음 본 건 TV에서다. 잘 알려진 뮤지컬 배우가 남편과 함께 물이 반쯤 차 있는 욕조에 들어가 산고를 겪고 있었다. 다리를 벌리고 앉은 그녀를 남편이 뒤에서 안고 있었다. 머리가 약간 벗겨진 남편은 산통을 겪고 있는 그녀를 어찌할 줄 몰라 하다가 그녀의 고통을 껴안기라도 한 듯 눈물을 흘렸다. 갑자기 호흡이 빨라진 그녀가 순식간에 아기를 낳았다. 그녀의 벌어진 다리 틈 사이로 아기가 비치자 겨우 몇 초 만에 아기의 전체 모습이 탯줄과 함께 밀려 나왔다. 아기가 나타나자 의료진은 물속에서 아기를 건져 올렸다. 그녀의 얼굴에선 기쁨과 고통이 한데 어우러진 알 수 없는 표정이 떠올랐고, 뒤에 앉아 그녀의 몸.. 2015. 10. 1.
[임신톡톡] 가장 안전하고 무리 없는 출산법은? 가장 안전하고 무리 없는 출산법은? - 『동의보감』이 전하는 출산법① - 출산의 지혜는 나라마다 있었다 1492년, 콜롬버스는 산타마리아 호를 몰고 포르투갈 리스본 항을 떠난 지 70일 만에 카리브 해의 바하마 군도에 도착했다. 이 역사적인 항해로 콜롬버스는 아메리카 대륙을 발견했다. 이후 신대륙에는 금과 은을 손에 넣기 위한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졌고 젊은 성직자 라스 카사스(Las Casas, Bartolome de, 1474~1566)도 포함되었다. 그는 신대륙에서 겪은 경험을 바탕으로 『인디언의 역사』라는 책을 남겼다. 이 책에서 그는 인디언은 몸이 날래고 헤엄을 잘 치며 특히 여자들이 뛰어나다고 묘사하고 있다. 혼인법은 존재하지 않는다. 남자나 여자나 다 같이 마음 내키는 대로, 짝을 택하며 비난.. 2015. 9. 17.
'봉'잡는 『혈자리서당』 출간 이벤트에 응모하세요~ 『혈자리서당』 출간 기념 이벤트!! 사람들은 이를 일러, ‘다(茶)·봉(棒)’이라 하더라! “모두가 좋아하는 따봉입니다~♬”로 시작되던 광고가 있었습니다. 때는 1980년대의 막바지, 1989년이었지요. 아마 저희 블로그에 오시는 분들이라면 대개는 저 말만 보고도 바로 멜로디를 흥얼거리실 수 있으실 겁니다. 입에 착착 붙기는 하지만 ‘따봉’이란 발음이 어쩐지 경박스러워 당시에는 꽤 어린 나이였음에도 불구하고 입으로 내뱉지는 못하였던 기억이 납니다. 좌우간 황영조를 몰랐던 아이유()처럼 당시에는 아직 어렸거나 태어나지 않았던 분들도 계시니 잠깐 말씀드리자면 ‘따봉’이란 말은 포르투갈어로 ‘tá bom’, ‘매우 좋다’라는 뜻이라고 합니다. 저희 북드라망도 『혈자리서당』의 출간을 맞아 어떻게 하면 따봉적(?.. 2015. 9.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