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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암46

읽고 쓰기의 초심자에게, 읽기는 깊게, 쓰기는 넓게! 어떤 읽기와 쓰기― 초심자일수록 읽기는 양보다 질, 쓰기는 질보다 양으로 승부해 보면 어떨까 ▣ 어떤 읽기아침에 달리기를 할 때, 지하철을 타기 위해서 걸어갈 때, 지하철을 타고 출퇴근할 때, 점심 먹고 앉아 있을 때, 잠시 외근 나가는 버스 안에서. 찾아보면 시간은 많았다. 나는 그 시간을 철학이라는 기묘한 물건을 다루는 데 사용하였다.하지만 그렇게 시간을 투여해도 책들을 이해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 한 단락이 채 안 되는 니체의 아포리즘 중 어떤 글은 도저히 이해되지 않아, 몇 페이지를 공책에 몽땅 써서 주어, 동사, 목적어로 분해하고, 난립하고 있는 지시대명사들이 각각 어떤 것들을 지시하고 있는지를 따지고, 또 따지고 했던 기억이 난다. 마치 수학문제를 풀듯이 풀고 또 풀었다. 강민혁, 『자기배려의.. 2014. 8. 18.
신간! 중년 은행원의 삶을 바꾼 공부의 기록, 『자기배려의 인문학』 중년 은행원의 철학, 문학, 글쓰기 창구 『자기배려의 인문학』 북드라망 블로그에서 ‘약선생의 철학관’을 운영(?)하고 계신 약선생님(본명 : 강민혁)의 책이 드디어 나왔습니다~! 제목은 『자기배려의 인문학 : 중년 은행원의 철학, 문학, 글쓰기 창구』입니다. 그럼 표지부터 볼까요? 우선 제목의 ‘자기배려’는 프랑스의 철학자 미셸 푸코가 그리스-로마철학에서 발굴해 낸 개념인데, 푸코는 이를 “단 한번도 되어 본 적이 없는 자기가 되는 실천”이라고 얘기하고요, 저자인 강민혁 선생님은 “자기 자신을 변형하기, 보통 주체의 변형이라고 얘기하는 그런 형태이고, 오히려 그 점에서 보면 자기 자신을 보호하고 편안하게 만들고 훌륭하게 만들고 이런 의미라기보다도 오히려 자기 해체, 자기 현재의 통념을 해체하고 자기 통념.. 2014. 7. 28.
[씨앗문장] 연암을 읽는다, 진실된 글쓰기 위해 필요한 것 "새것을 만들려고 기교를 부리는 것보다는 옛것을 배우려다가 고루하게 되는 편이 낫지 않겠는가?" 글이란 뜻을 드러내면 족하다. 글을 지으려 붓을 들기만 하면 옛말에 어떤 좋은 말이 있는가를 생각한다든가 억지로 경전의 그럴듯한 말을 뒤지면서 그 뜻을 빌려 와 근엄하게 꾸미고 매 글자마다 엄숙하게 보이도록 만드는 사람은, 마치 화공(畵工)을 불러 초상화를 그릴 때 용모를 싹 고치고서 화공 앞에 앉아 있는 자와 같다. 눈을 뜨고 있되 눈동자는 움직이지 않으며 옷의 주름은 쫙 펴져 있어 평상시 모습과 너무도 다르니 아무리 뛰어난 화공인들 그 참모습을 그려 낼 수 있겠는가. 글을 짓는 일이라고 해서 뭐가 다르겠는가. 말이란 꼭 거창해야 하는 건 아니다. 도(道)는 아주 미세한 데서 나뉜다. (……) 글을 짓는 건.. 2014. 7. 15.
18세기 조선지식인(이라 쓰고 백수라 부르는), 그들이 찾아왔다! 조선의 18세기, 백수들이 펼치는 지성의 향연 연암과 다산의 계보를 찾아서 연암 박지원과 다산 정약용은 18세기 지성사의 큰 별이다. 이들의 빛은 아주 밝고 영롱하다. 연암과 다산이 자신들만의 고유하고도 찬연한 궤적을 그릴 수 있었던 것은 당연한 말이겠지만 동시대를 비추던 선배, 동료라는 여러 별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저마다 하나의 빛으로 서로 각축하며 연암과 다산을 앞서 이끌었던 별들이 있었으니, 바로 이들이다. 연암의 선배요 지기였던 농암 김창협(1651~1708)과 담헌 홍대용(1731~1783), 다산의 스승이며 선배였던 성호 이익(1681~1763)과 혜환 이용휴(1708~1782)! 시작은 그랬다. 연암과 다산의 인생궤적, 문체와 세계관, 사상과 윤리 등을 계보학적으로 해명하기 위해서 그들의 .. 2014. 3. 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