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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17

세계 타인들의 집합소, 브루클린에서 탄생한 휴머니티, 하워드 진 인간성 對 인간들 (1) : 하워드 진과 뉴욕 “뉴욕에서 무엇이 가장 재미있나요?” 뉴욕에서 손님을 맞을 때마다 가장 답하기 어려운 질문이 바로 이것이다. ‘재미’라는 것은 극히 주관적인 영역이다. 내가 관광객으로서 누렸던 흥분은 단 몇 개월 만에 끝났다. 이제는 학교, 집, 사무실을 왕복하는 데 하루를 다 쓰는 생활인이 다 되었다. 생활인에게 관광지란 인파가 많이 몰리는 기피대상에 불과하다.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이나 타임스퀘어에서 빵 한 쪽을 얻는 것도 아닌데, 왜 굳이 인파를 뚫고 거기까지 가나? 이 낙 없는 유학생에게도 끊임없이 활력을 주는 것이 있다. 바로 사람 구경이다. 이렇게 말하면 돌아올 반응이란 뻔하다. 사람은 서울에도 차고 넘친다고, 고작 사람을 보려고 여기 지구 반대편까지 날아온 것은 .. 2016. 2. 26.
백이, 폭력으로 폭력을 막는 것에 대한 물음 모두 성인의 길이라 했던무왕의 행군을 막은 백이 사기(史記)에는 정말 다양한 인간군상이 등장한다. 열전의 첫 편은 정의의 이름으로 폭군 주(紂)를 처단하러 가는 무왕의 길을 막은 백이가 등장한다. 무왕의 말고삐를 잡은 사람은 나이 들고 힘없는 노인, 그가 무왕에게 질문한 것은 이것이었다. "아버지가 돌아가셨는데 장례도 치르지 않고 바로 전쟁을 일으키다니, 이것을 효(孝)라고 할 수 있습니까? 신하가 군주를 죽이는 것을 인(仁)이라 할 수 있습니까?" 어쩌면… 아버지 장례도 마치지 않고 정벌 전쟁을 하는 것이, 그리고 아직은 신하의 입장에서 군주를 치러가는 것이 무왕의 마음 한구석을 불편하게 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무왕은 그런 마음을 애써 감추고 역사에 길이 남은, "암탉이 울면 집안이 망한다.[牝鷄之晨.. 2015. 10. 19.
억울함의 병, 간기울결을 해소하는 사역산 우두머리를 잡는 지상 최대의 과제 – 사역산과 기울 오슈코른 영감이 장터에서 땅에 떨어진 조그만 노끈 한 오라기를 줍는다. 모파상의 단편소설 의 첫 장면이다. 그때까지 영감은 이 노끈이 어떤 파장을 일으킬지 짐작조차 못했을 것이다. 영감은 소용이 될까 싶어 노끈 토막을 집어 들었다. 그런데 건너편에서 앙숙인 말랑댕 영감이 이 광경을 지켜보고 있는 것이 아닌가. 쇠똥 속에 있는 하찮은 노끈을 줍다가 원수에게 들킨 것이 수치스러웠던 오슈토른 영감은 노끈을 얼른 셔츠 속에 감추었다. 그런 뒤 영감은 장터에서 볼 일을 보고 있었다. 그때 어떤 이가 장터 사람들에게 큰 소리로 소식을 알리고 다녔다. 내용인즉슨, 오늘 아침 마을의 한 유명인사가 돈이든 지갑을 잃어버렸고 지갑을 주은 사람은 사례를 한다는 것이다. 이.. 2015. 7. 8.
속전속결이 필요한 순간, 졸속이라도 좋다 '마황탕' 졸속(拙速)의 정치학– 마황탕(麻黃湯) – 속전속결의 병법과 치법 전쟁을 하면서 승리에 시간을 끌면 병기가 둔해지고 사기가 꺾여서, 성을 공격할 때 힘이 다한다. 오랫동안 전쟁을 하면 국가의 재정이 부족해진다. 병기가 둔해지고, 사기가 꺾이며 힘이 다하고 재화가 바닥나면 제후들이 피폐를 틈타 일어나니, 비록 지혜가 있는 사람이라도 그 뒤를 수습하기 어렵다. 그러므로 전쟁에서 졸속(拙速)은 들어봤지만, 교묘하게 오래 끄는 것은 보지 못했다. 무릇 전쟁을 오래하여 국가에 이로운 경우는 없었다. - 손무, 『손자병법』, (리링 『유일한 규칙』, 임태홍 옮김, 글항아리)에서 재인용 흔히 사용되고 있는 ‘졸속’이란 말이 여기서 유래되었다. 단어의 뉘앙스에서도 느껴지듯이 별로 좋은 뜻은 아니다. ‘빠르긴 한데 졸렬.. 2015. 5. 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