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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퓨타3

[미야자키하야오-일상의애니미즘] 섬들의 바다, 자율의 하늘 《붉은 돼지》 ① 공간 섬들의 바다, 자율의 하늘 지난 10월 7일,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이 발발했다. 10월 9일 세종시는 한글날을 기념해서 공군의 에어쇼가 있었다. 호수 공원 위 뻥 뚫린 하늘 위로 7대의 블랙 이글스가 날아올 것이라는 예고에 30분 전부터 시민들은 웅성웅성 하늘 기운을 읽었다. 옆에서 아이들이 발 구르기 하는 것도 돌진해 오는 비행기 소리로 착각할 정도로, 모두가 간절히 에어쇼를 기다렸다. 그러나 이런 풍경도 하늘 나름이다. 지구 저편의 다른 하늘 아래에서는 사람들이 비행기가 날아올까봐 두려워 숨는다. 에어쇼는 처음 보았다. 비행기가 하늘을 나는 일이 뭐 그리 대단하겠느냐고 콧방귀를 끼다가, 단단히 뒷통수 맞았다. 열린 하늘 남쪽 끝에서 비행기가 몰려와 꽃잎이 펴지듯 펼쳐지고, 왼쪽.. 2023. 12. 28.
[미야자키하야오-일상의애니미즘] 어떻게 엄마를 구할 것인가? 어떻게 엄마를 구할 것인가? 네 머리의 피를 보라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는 줄거리를 붙잡기가 난해하다고 하지만 중심 사건은 세 가지이다. 윗세계에서 마히토가 자신의 머리를 돌로 찧은 것, 두 번째는 아랫세계에 내려가 키리코와 함께 와라와라를 구한 것, 마지막은 그 밑의 산실에서 나츠코를 깨운 것이다. 이 세 가지 사건은 그 자체로는 개연성이 없다. 하지만 마히토의 모험 전체가 무엇을 위한 여행인지를 염두에 두면 이 사건들은 필연적인 의미를 갖게 된다. 마히토가 하굣길에 돌로 머리를 찧은 것은 이사를 온 그 다음날이다. 오프닝의 화재 씬이 지나고 얼마되지 않아 터지는 소년의 피여서 보는 관객은 누구라도 큰 충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특히 소년의 머리에서 피가 꿀렁꿀렁 철철 흘러내리는 모습은 《원령.. 2023. 11. 16.
『고미숙의 로드클래식』 미니강의 : 걸리버 여행기 - 가장 날카로운 풍자의 칼 『고미숙의 로드클래식』 미니강의 : 걸리버 여행기 아이러니의 달인, 조너선 스위프트 "세상이 이 작품을 받아들일 만한 자격을 갖추고 있기를 바랍니다. 하지만 그 무엇보다도 인쇄업자가 감옥에 갇히는 것을 각오할 용기를 갖게 되면 출판해볼 생각입니다." 『걸리버 여행기』를 쓴 스위프트가 지인에게 보낸 편지 중 일부분입니다. 물론『걸리버 여행기』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스위프트의 성격을 알 수 있는 대목이기도하고, 『걸리버 여행기』가 당대에도 얼마나 파격적이었는지를 짐작할 수도 있지요. 지금 세상이 이 책을 받아들일 만한 자격을 갖추고 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걸리버 여행기』는 여전히 파격적이고 각 나라들의 부조리함에 공감이 가는 걸 보면 역시 아직 아닌 것 같습니다. 더 자세한 이야기는 미니강의를 통해 살펴보.. 2015. 7.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