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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담22

억울함의 병, 간기울결을 해소하는 사역산 우두머리를 잡는 지상 최대의 과제 – 사역산과 기울 오슈코른 영감이 장터에서 땅에 떨어진 조그만 노끈 한 오라기를 줍는다. 모파상의 단편소설 의 첫 장면이다. 그때까지 영감은 이 노끈이 어떤 파장을 일으킬지 짐작조차 못했을 것이다. 영감은 소용이 될까 싶어 노끈 토막을 집어 들었다. 그런데 건너편에서 앙숙인 말랑댕 영감이 이 광경을 지켜보고 있는 것이 아닌가. 쇠똥 속에 있는 하찮은 노끈을 줍다가 원수에게 들킨 것이 수치스러웠던 오슈토른 영감은 노끈을 얼른 셔츠 속에 감추었다. 그런 뒤 영감은 장터에서 볼 일을 보고 있었다. 그때 어떤 이가 장터 사람들에게 큰 소리로 소식을 알리고 다녔다. 내용인즉슨, 오늘 아침 마을의 한 유명인사가 돈이든 지갑을 잃어버렸고 지갑을 주은 사람은 사례를 한다는 것이다. 이.. 2015. 7. 8.
집착의 울열을 저격하라! - 대승기탕 은밀하게 위열 끄기 혹은 사랑의 열병 다루기 - 대승기탕(大承氣湯) 전쟁의 일은 적의 의도를 상세히 파악하여, 은밀히 적을 뒤따르다가, 한 방향으로 몰아가 천 리 바깥의 적장을 살해하는데, 이것이 교묘하게 일을 이룬다는 말이다. 손무, 『손자병법』, 에서 재인용 ‘이미테이션 게임’은 이차대전 당시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다. 주인공인 수학자 앨런 튜닝은 연합군의 기밀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된다. 프로젝트의 목적은 ‘이니그마’라는 독일 암호 체계를 해독하기 위해서다. 내로라하는 천재들이 모여 암호를 해독하지만 번번이 실패로 돌아갔다. 고군분투 끝에 결국 앨런은 이니그마를 해독할 수 있는 기계를 만들게 된다. 기계가 완성되자마자 해독한 첫 암호는 몇 분 후 독일의 유보트가 수 백 명의 민간인을 태운 배를 침.. 2015. 6. 24.
음을 보충해 열을 다스리는 새로운 전략, 육미지황환 적을 온전하게 두고 승리하는 기묘한 비책육미지황환(六味地黃丸) 오후만 되면 얼굴에 열감이 오르는 증상이 있다. 이런 열감은 시도 때도 없이 들이 닥치는 것이 아니라 특정한 시간에 조용히 찾아오며, 얼굴 전체를 붉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대체로 광대뼈 부근에 새악시 같은 홍조로 드러난다. 이런 열을 조열(潮熱)이라고 한다. 밀물과 썰물을 의미하는 조수(潮水)처럼 주기적으로 찾아온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조열의 또 다른 별칭은 ‘허열(虛熱)’이다. 허(虛)는 실(實)과 음양으로 연결된다. 허열이 있다면 실열(實熱)도 있다. 실열은 잉여의 열기다. 감기로 인한 발열이 실열의 예가 된다. 외사(外邪)의 침입으로 인해 생긴 잉여의 열이 실열이라 할 수 있다. 허열은 남아도는 열이 아니다. 음(陰)과 양(陽)의 .. 2015. 6. 10.
속전속결이 필요한 순간, 졸속이라도 좋다 '마황탕' 졸속(拙速)의 정치학– 마황탕(麻黃湯) – 속전속결의 병법과 치법 전쟁을 하면서 승리에 시간을 끌면 병기가 둔해지고 사기가 꺾여서, 성을 공격할 때 힘이 다한다. 오랫동안 전쟁을 하면 국가의 재정이 부족해진다. 병기가 둔해지고, 사기가 꺾이며 힘이 다하고 재화가 바닥나면 제후들이 피폐를 틈타 일어나니, 비록 지혜가 있는 사람이라도 그 뒤를 수습하기 어렵다. 그러므로 전쟁에서 졸속(拙速)은 들어봤지만, 교묘하게 오래 끄는 것은 보지 못했다. 무릇 전쟁을 오래하여 국가에 이로운 경우는 없었다. - 손무, 『손자병법』, (리링 『유일한 규칙』, 임태홍 옮김, 글항아리)에서 재인용 흔히 사용되고 있는 ‘졸속’이란 말이 여기서 유래되었다. 단어의 뉘앙스에서도 느껴지듯이 별로 좋은 뜻은 아니다. ‘빠르긴 한데 졸렬.. 2015. 5. 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