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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철엔 용을 써라! -봄에 만나는 동청룡 7수 봄철엔 용을 써라! -봄에 만나는 동청룡 7수 옛 동양인들은 동방의 별에 청룡(靑龍)의 형상을 부여했다. 쳥룡은 동방의 목(木) 기운을 주관하는 수호신이다. 봄철에 씨앗이 터지고[甲], 몸을 비틀며 싹이 터 오르듯이[乙], 청룡이란 짐승은 몸을 비틀며 하늘로 솟아올라 소생의 계절이 도래했음을 알리는 봄의 전령사이다. 동쪽 지평선을 주시하자. 어둑한 밤 하늘 위에 용솟음치는 긴 별들의 무리가 있다. 용의 뿔 각(角), 용의 목 항(亢), 용의 가슴 저(氐), 용의 배 방(房), 용의 심장 심(心), 용의 꼬리 미(尾)와 기(箕). 이들이 동방청룡 7수다. ─손영달, 『별자리 서당』, 109쪽 해가 떠오르는 곳, 바로 동쪽입니다. 인디언 속담에는 이런 얘기가 있다고 합니다. "난관에 봉착했을 때 동쪽을 보고.. 2014. 3. 7.
보이지 않아도 보인다 #사극-맥-쇼펜하우어 보이지 않아도 보인다 왕께서 급히 어의를 들라고 명한다. 중전이 아침밥을 먹다가 입덧 비슷한 것을 한 모양이다. 장면은 어느새 중전의 처소로 바뀌어 있고, 중전은 이불 속에 누워 있다. 그런데 어찌된 영문인지 중전 곁에서 상태를 살펴야 할 어의가 방문 밖에서 눈을 지그시 감고만 있다. 어의는 중전의 손목에 감은 실을 길게 뽑아, 방문 밖에서 그 실오라기만 잡을 수 있을 뿐이다. 조선시대에는 왕실이나 사대부집 여인네들이 병에 걸리면 의원들이 손을 잡고 직접 진맥하지 못했다. 그래서 이렇게 요쿠르트병을 실로 연결해 전화 놀이하듯 이 늙은 어의도 실오라기 하나 잡고 이 짓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내 어의가 눈을 뜨더니, 머리를 넙죽 엎드리며 외친다. “전하, 경~하~드리옵나이다~! 마마께.. 2014. 3. 5.
근대적 사유와 전통적 사유, 기계와 기(氣)에 관한 신체와 정치 또 다른 근대, 기(氣)와 기계의 만남 새로운 하늘의 시대 앞에서 살펴보았듯이 동아시아에서 근대라는 시기는 후쿠자와가 말한대로 ‘한 몸으로 두 인생을 살아야 했던(一身二生)’ 시기였다. 쉽게 말하자면 천지가 뒤바뀐 것이다. 자기가 믿어왔던 하늘이 한 순간에 무너져버리고 새로운 하늘이 등장한 그야말로 ‘천지개벽’하는 시기! 이처럼 새로운 시대를 살아가는 이들에게 필요했던 것은 새로운 나침반이었다. 이제 더 이상 별을 보며, 방향을 읽어낼 수만은 없었다. 그동안 자신이 믿어오던 하늘이 이미 무너져버린 상황에서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새로운 지침이 필요했다. 물론 많은 이들은 기존의 감각만을 절대적 진리로 붙들고 있었으며, 이 반대에서는 서양의 새로운 문명이라는 나침반만을 맹종하던 이도 있었다. 물론 이 둘.. 2013. 8. 28.
소생하는 대지를 비추는 봄의 별자리 청룡이여 고개를 들라 -각수와 항수 이야기 하늘의 바가지 기울다 사흘짜리 설 연휴를 맞아 쾌재를 부르며 고향에 다녀왔다. 별 홀릭의 삶을 살고 있는 내게 드디어 별 다운 별을 볼 절호의 기회가 찾아온 것이다. 촌놈들의 자부심이란 얼마나 뿌리 깊은 것인지, 초저녁부터 우글거리며 밝아오는 별무리에 나도 모르게 어깨에 힘이 들어간다. 댁들 이렇게 별 밝은 동네 본 적 있수?!^^ 사실 어릴 때 쳐다도 안 보던 하늘이었다. 푸르고 붉은 빛으로 이글이글 타오르는 별빛이 얼마나 무서웠는지. 밤늦게 혼자 화장실에 갈 때나, 친구들이랑 밤고기를 잡으러 갈 때, 행여나 별과 눈이 맞을까 눈 깔고 다니던 나였다. 별자리 공부를 하고 나서 별 하나하나 눈여겨보기 시작하니 고향마을 전체가 새롭게 보인다. 토끼가 유독 잘 잡히.. 2013. 2. 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