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엽1 껍데기는 가라! 배우지 않고 배운다! 배우지 않고 배운다 지난 달 아이들과 부여에 갔다. 나에게도 애들에게도 백제는 낯선 나라다. 신라나 고구려보다 왠지 왜소하다는 통념만 있을 뿐이었다. 하지만 가까이 다가간 정림사지 오층석탑은 예상보다 훨씬 웅장하다. 층마다 하늘로 향한 지붕 끝이 중력을 거스르려는 듯 경쾌하다. 부소산성(옛 사비성)의 숲길은 한 순간에 번잡한 세계를 바지 주머니에 구겨 넣었다. 낙화암에서 올라 탄 금강 뱃길은 한없이 흘러 시간을 거슬러 오른다. 귀 기울이면 금동대향로 첩첩 산길에서 울렸음직한 거문고 소리도 들릴 것 같다. 부여의 모든 것이 그야말로 고대적이다. 신동엽 생가도 여기에 있었다. 시험공부 때문에 제목 정도나 암기했던 그 시인이다. “껍데기는 가라/사월도 알맹이만 남고/껍데기는 가라....한라에서 백두까지 향그러.. 2013. 6. 26.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