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으로 여는 지혜의 인드라망, 북드라망 출판사 :: 이 사람을 보라 : 모든 섭정의 시조, 주공(周公)



똑똑이 사람을 보라

마차의 주인이 되기보다

마부가 되려 했던 사람, 주공(周公)




공자는 자신이 노쇠했음을 탄식하며 이렇게 말한다. "오랫동안 내가 꿈에서 주공을 다시 뵙지 못했도다!" 아마도 공자가 가장 존경한 인물은 주공(凋公)일 것이다. 공자는 찬란한 주나라의 문화를 숭상했으며 사람됨을 평가할 때도 “주공같이 훌륭한 재능을 가지고 있더라도 교만하고 인색하면 그 나머지는 볼 게 없다," 라고도 했다. 공자는 주공처럼 자신의 능력을 다하여 군주를 보좌하고, 그 나라를 세련된 문화를 가진 문명국으로 만들려는 꿈이 있었다. 주공이 대체 누구길래 공자의 롤 모델이 된 것일까?




사마천은 「주본기(周本記)」에서 "성왕의 나이가 어리고 주(周)가 막 천하를 평정하였으므로 주공은 제후들이 주를 배반할까 두려워 마침내 섭정하여 국사를 주관했다." 라고 말한다. 왕 대신 국사를 처리한다는 '섭정(攝政)'이라는 위험한 권력은 역사에서 심심찮게 등장하고 그 결말은 대개 비극적이다. 그러나 군왕의 자리를 넘보지 않고 ‘섭정’의 지위를 지키다 그 권력을 왕에게 되돌려 준 사람이 있었으니, 그는 바로 ‘섭정’ 모티브의 첫 번째 주인공이었던 주공이었다. 후대의 야심가들은 모두 주공을 떠올렸으나, 주공처럼 하지는 못했다.


후에 많은 '야심가'들이 섭정을 하며 명분으로는 '주공의 뜻을 따른다'하였으나, 때가 되었을때 쉽게 권력을 놓는 이들은 많지 않았다.


주공은 주나라의 개국공신이자 주무왕(武王)의 동생이며 주문왕(文王)의 둘째 아들이다. 때는 은나라 말기, 주지육림(酒池肉林)하며 즐거운(?) 생활을 하던 은나라의 마지막 임금 주(紂)는 몹시 교만했다고 한다. 『서경』에 따르면 그는 “충신과 어진 사람들을 불태워 죽이고 아이를 밴 부인의 배를 가르고 살을 베어 죽였다.”고 한다. 이에 하늘이 진노하여 문왕에게 천벌을 내리라고 한 것이 은나라를 정벌한 주나라의 명분이었다. 그러나 오래된 은나라의 전통이 쉽게 무너질 리가 없다. 문왕이 세상의 인심과 제후들의 지지를 얻고 나서도, 그의 아들 무왕 대에 가서야 방자하고 포악한 주(紂)를 정벌 수 있었다. 무왕은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태공망을 사(師)로 삼고 동생인 주공을 보(輔)로 임명하여 목야에서 전투를 벌여 승리한 후 주나라를 건국한다. 그러나 무왕은 걱정이었다. 우리가 세운 이 왕업이 계속 이어질 수 있을까? 우리가 은나라를 멸망시킨 것처럼, 내가 세운 주나라도 그렇게 되지 않을까? 우리 후손 중에 주(紂)같은 아이가 나오지 말란 법이 있을까? 이런 스트레스 속에서 무왕은 덜컥 병에 걸리고 만다. 사람들의 눈은 당연히 주공에게 쏠리기 시작했다. 이때 주공은 자기에게 그런 야망이 없음을 알리기 위해 제사를 지낸다. ‘형님을 낫게 해주시고 차라리 저를 데려가세요!’라며. 형님이 아픈 건 자기에게 기회일 수 있었다. 그러나 그러기엔 아직 주나라가 정치적으로 불안정했다. 정벌전쟁의 묘안을 짜낸 작전 참모 태공망은 특히 두려운 존재였고, 주공의 다른 동생들도 언제 반란을 일으킬지 몰랐다. 집권세력이 분열하면 오히려 다른 집단에게 나라를 빼앗길 수도 있었다. 주공에게 처음부터 군주가 되겠다는 야망이 없었는지 아니면 나라의 정세가 그런 꿈을 접게 했는지는 알 수 없다. 주공은 “장차 어린 왕에게 불리한 짓을 할 것이다.”라는 음해도 받았지만 그럴 마음이 없음을 수차례 밝힌다. ”군이여! 내가 따르지 아니하고 이처럼 많은 말을 한다고 생각하는가? 나는 다만 하늘과 백성을 근심할 뿐이오." 이렇게 하여 주공은 어린 나이에 즉위한 성왕 대신 7년 동안 섭정하며, 동생들의 반란을 진압하고 주나라의 행정과 법률, 조세 등의 제도를 확립한 후 신하의 자리로 돌아간다.


군주의 능력이 있었으나 차마 하지 않은 사람, 주공. 그는 자기의 능력이 어디에 쓰면 가장 빛을 발할지 알고 있었다. 마차의 주인이 되기보다는 마차를 움직일 마부가 되고자 했던 사람. 그는 주나라의 방향타를 쥐고 있는 사람이었다. 공자는 주공을 통해 마부의 역할을 하는 신하를 생각했을 것이다. 변변찮은 사람이 군주의 자리에 있더라도 나라가 보존되는 것은 주공 같은 신하가 있기 때문이다. 군주의 아들이 아닌 상태로, 자신의 정치를 펼칠 수 있는 건 주공처럼 할 때이다. 그러나 마차의 주인은 마부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내쫓고, 마부는 권한이 많아질수록 마차를 넘본다 비극은 바로 여기서 시작된다!


주공, 그는 늘 넘치거나 모자라는 인간 숲에서 가장 먼저 ‘중용의 미학’을 보여준 사람이다. ^^


앞서 '중용의 미학'을 보여준 주공. 그런 이유에서 공자는 꿈에서라도 주공의 가르침을 받고자한 것은 아니었을까^^


글_제리(고전비평공간 규문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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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고로롱 2015.03.20 16:59 신고 답글 | 수정/삭제 | ADDR

    가야할 때가 언제인지 아는 이의 뒷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쥔 손을 놓기 쉽지 않은데 대단하시네요

    • 북드라망 2015.03.23 12:34 신고 수정/삭제

      그러게 말입니다. 가야 할 '때'와 있어야 할 '곳'을 안다는 게...
      참 어렵지요?;;;